"양산된 비대면 진료 플랫폼, 국민 건강권 훼손·상업적 목적으로 변질"
"비대면 진료 앱 이용자 90% 이상이 병원 방문 어려움 없는 20~40대"
"지난 2년간 비대면 진료가 전면 허용되면서 아홉 건의 약사법 위반 사례는 300만 건의 진료 중에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양산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권 수호라는 의료 본연의 가치를 훼손한 채, 상업적 목적으로 변질되는 문제를 야기하게 되었다. / 비대면 진료 앱 이용자 현황을 보면 앱 이용자의 90% 이상이 병원을 방문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20대에서 40대로 나타났다"
국회 신현영 의원,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가 7월 18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매우 심각한 상황인 위법적 비대면 진료의 상황을 지적하고 정부에 해결을 촉구했다.
신현영 의원은 "지난 2년간 비대면 진료가 전면 허용되면서 총 360만 건, 총 685억 원의 의료비용이 발생했고 그 와중에 심각한 상업적 위법적 행위들이 도를 넘었다"며 "저는 비대면 진료 과정에서 아홉 건의 약사법 위반 사례들이 지자체에서 행정처분과 고발이 진행되는 사실을 최근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그 사례를 보면 △비대면 처방전을 가지고 무허가 수입의약품으로 무자격자가 조제하여 기소된 사건, △중개플랫폼사업자가 약국외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 알선하여 수사 의뢰된 사건, △배달전문 약국 자체에서 카톡이나 플랫폼을 통해 전문의약품 또는 일반의약품을 약국 외 장소에서 배달 판매하여 업무정지 벌금 고발된 사건 들, △임의조제나 대체조제 후 담당 의사에게 알리지 않았던 약국들이 자격정지나 고발된 사례 등 아홉건이 확인되었다.
신 의원은 "이 중 여덟 건은 서울시에서 그리고 한 건은 경남에서 발생한 일인데 지자체 의지에 따라서 이런 위법 사례가 발굴될 수도 또는 은폐될 수도 있다. 이런 위법적 사례는 300만 건의 진료 중에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신 의원은 "감염병예방법에는 심각 단계 이상의 위기 경보의 경우 필요한 경우에는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즉 심각 단계라 하더라도 무조건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금이라도 어떤 경우가 필요한 것인지. 기존 비대면 진료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그리고 부작용 사례 확인과 대안 마련, 코로나 확진자와 자가 격리자 등 꼭 필요한 경우에 허용되는 범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당국에 촉구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도입된 비대면 진료는 이를 홍보하고 활용하기 위한 많은 플랫폼을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러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권 수호라는 의료 본연의 가치를 훼손한 채, 상업적 목적으로 변질되는 문제를 야기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문제점을 보면 △약사법상 광고가 금지된 전문의약품에 대한 광고가 범람하고, △의사의 진찰과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환자가 직접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불법 의료광고 및 환자유인행위를 유도하고, △의료서비스 및 의약품 오남용 사례가 발생하는 등 수많은 부작용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 회장은 "플랫폼 분야에서 의료의 기본 원칙이 정립되어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비대면 진료는 대면진료를 대신할 수 없으며, 단지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플랫폼을 이용한 의료시스템의 경우 종종 편리성을 이유로 의료의 전제조건인 안전성, 유효성, 임상적 타당성이라는 기본요건을 등한시하거나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플랫폼에 대한 관리방안 및 가이드라인 마련을 포함해 비대면 진료의 안정적 제도 마련을 위해서는 국회와 정부 주도의 일방향적 정책추진을 지양하고 국회와 정부가 전문가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의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쳐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제도화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강원 대한약사회 회장은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한시적 기간동안 이미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에 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약사단체가 리서치 전문업체에 의뢰하여 조사한 비대면 진료 어플 이용자 현황을 보면 어플 이용자의 90% 이상이 병원을 방문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20대에서 40대로 나타났으며, 어플 이용자의 84%가 수도권 및 광역시에 집중되어 있고, 의료 접근성이 낮은 군 단위 이하 지역은 오히려 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비대면 진료 플랫폼 중개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등장하여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과도한 진료 조장, 부당청구 처방 및 의약품의 오남용 발생, 병·의원과 약국 담합 행위 조장, 폐쇄형 창고형 약국 등장 등 탈법 운영 등의 많은 부작용이 발생되고 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확진자의 대면 진료 허용과 일상 회복이 시작됨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지금이라도 한시적 비대면 진료 고시를 중단하고 공공적 성격이 강한 보건의료가 영리 목적의 플랫폼에 종속되어 불필요한 의료 이용행위가 조장되지 않도록 해당 앱 운영을 중단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약사회는 앱에 의한 약 배달 문제에 있어서도 현재 상황을 분명히 반대한다. 고시에 의하면 약을 전달받는 사람은 약사와 협의하여 받게 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 시행되고 있는 앱은 그렇게 되고 있지 않고 있어서 국민의 건강권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