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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다쳐도 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는 것을 온 국민이 다 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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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다쳐도 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는 것을 온 국민이 다 보았는데…
  • 경기메디뉴스 김선호 기자
  • 승인 2024.01.04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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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료포럼 "의료전달체계도 매뉴얼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문제가 심각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닥터쇼핑, 병원쇼핑이 일상인 나라에서 의대만 증원하고 지역의사제를 실시해 의사를 지방에 묶어 놓는다고 환자들이 지역의료기관에만 가겠는가? 부산에서 다쳐도 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는 것을 온 국민이 다 보았는데 지역의료를 살리자는 구호는 공염불에 불과한 것이다"

4일 미래의료포럼은 [의료전달체계도 매뉴얼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문제가 심각하다]라는 입장문에서 지난 2일 발생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안에 대해 이렇게 우려했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이다.

"의료전달체계도 매뉴얼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문제가 심각하다."

야당의 대표가 백주 대낮에 인파 속에서 흉기에 의해 목을 찔리는 참사가 벌어졌다. 테러 행위는 그 어떤 경우라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말할 필요 조차 없는 사실이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한다. 

그런데 불의의 사건후 이재명 당대표의 이송과 치료 과정에 대해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이 난무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현재 한국의 응급의료에는 체계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다. 환자는 누구나 자신이 제일 중환자라고 생각하고 있고 스스로 병원을 지정해 가는 것이 너무도 당연시되고 있으며, 심지어 119를 통한 응급환자의 이송시에도 환자 혹은 보호자의 선택이 가장 중요한 의료기관 결정 요인이다. 또한 응급실에서의 의사의 판단과 치료권고를 환자가 거부할 때엔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응급환자를 일차적으로 적절히 스크리닝해서 중증의 환자는 의료자원이 집중된 곳으로 배분하는 이송시스템은 의사나 의료기관이 아닌 사회체계내에서 지원해주어야 하는 사항이다. 개인 의사나 개별 의료기관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그렇게 이송된 응급환자를 진료할 때 의사에게 법적인 환자 통제권과 치료결과에 대한 면책권을 주지 않으면 병원의 응급실은 중질환자를 치료하는 곳이 아니라 의료인, 의료기관을 쇼핑하는 쇼핑몰이 되는 것이다. 

모두가 자신이 스스로 제일 먼저 치료 받아야 할 중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무한정의 의료자원을 쏟아붓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부산에서 다쳐 중상을 입은 사람이 서울에서 응급수술을 받는 것은 누가 봐도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시스템의 부재에서 발생한 일이다. 

우리는 야당의 대표 뿐만이 아니라 정부 주요 요인들에 대한 응급대응에 대한 매뉴얼도 존재하지 않는 나라이다. 설사 존재한다고 해도 현장을 지키는 의료인들이 모르는 매뉴얼은 쓸모없는 공염불에 불과할 뿐이다. 

비단 응급의료체계뿐만이 아니라 환자가 스스로 의사와 의료기관을 제약없이 맘대로 선택하는 시스템은 이제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의료는 무한 자원이 아니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환자의 경중을 의료진이 개입해서 선별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의료전달체계가 중요하다고 누차 강조하는 것이다. 의사들의 이익이 아니라 환자의 이익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의료전달체계다. 

닥터쇼핑, 병원쇼핑이 일상인 나라에서 의대만 증원하고 지역의사제를 실시해 의사를 지방에 묶어 놓는다고 환자들이 지역의료기관에만 가겠는가? 

부산에서 다쳐도 서울대병원에서 수술 받는 것을 온국민이 다 보았는데 지역의료를 살리자는 구호는 공염불에 불과한 것이다.  

2024년 1월 04일
미래의료포럼(대표 주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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