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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고 막을 ‘정답’ 외면하는 정부·국회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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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고 막을 ‘정답’ 외면하는 정부·국회에 쓴소리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2.08.1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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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협, 실효성 없는 대책 남발 중단하고 근본 대책 마련 촉구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병의협)가 정부와 국회를 향해 실효성 없는 대책 남발을 중지하고, 필수의료를 비롯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바로 세우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병의협은 지난달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 발생 직후부터 낮은 수가와 열악한 의료 현실로 인해 왜곡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바로잡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실제로 여론의 지지 속에 정부와 국회에서도 관련 토론회 등을 개최하는 등 움직임이 일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본 병의협은 실망스럽다는 입장이다.

먼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과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지난 8월 10일 ‘뇌출혈 간호사 사망으로 바라본 응급 뇌혈관 의료체계 해법 모색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에 대해 병의협은 “논란이 되는 이슈가 생기자 급조한 행사에 불과하며,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전혀 하지 않은 구색 갖추기 이벤트에 불과하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병의협은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은 뇌혈관외과 영역의 턱없이 낮은 수가와 매우 높은 강도의 업무량으로 인해 발생한 지원자 감소, 병원에서의 해당 전문의 채용 최소화 조치에서 기인한 것으로 봤다. 이에 국회에서는 응급 뇌혈관 의료체계에 대해서만 토론할 것이 아니라,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필수의료 전 영역을 대상으로 낮은 수가를 어떻게 개선하고, 해당 분야 전문의 육성과 채용을 어떻게 늘릴 것인지를 논의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산병원 현장조사를 나갔던 보건복지부의 행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아산병원의 위법 사항은 없으므로 행정처분은 내리지 않고 중증응급 관련 의료진에 대한 원내 휴가 규정을 마련하라는 행정지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국 상급종합병원에도 중증응급 의료진 휴가 관련 원내 규정을 정비하고, 중증응급 환자에 대한 전원 및 이송체계를 점검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의협은 “결국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대책은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는 정책이 아니라 중증응급 의료 분야에 근무하는 의료진의 정당한 휴가 사용을 제한해서라도 중증응급 환자 진료에 문제가 없도록 하라고 강요한 것”이라며 “앞으로 같은 일이 이슈화되지 않도록 의료기관 자체적으로 환자 이송 및 전원을 잘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의 아산병원 행정지도와 각 상급종합병원에 발송한 공문 내용대로만 후속 조치가 이뤄진다면, 이번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과 같은 비극적인 일은 앞으로도 지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병의협은 “가뜩이나 과도한 업무량과 낮은 수익으로 인해 지원자가 급감하면서 인력이 부족해 필수의료 및 중증응급 분야에 근무하는 의료진들은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황에서 의료진의 업무량을 줄여주기 위한 인력 증원 대책이나 수가 인상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 마음껏 휴가를 갈 수 있는 권리조차 박탈한다면, 해당 분야에 지원하는 인력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증응급 환자에 대한 전원 및 이송체계를 제대로 구축할 것을 강조하고, 이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을 시 규제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행동을 한 상황이라면, 인력 부족이나 병상 부족 등을 핑계로 해당 환자 기피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병의협은 “의사를 비롯한 의료 인력들이 필수의료 분야를 기피하는 주원인인 낮은 수가를 OECD 평균 수준으로 정상화하고, 더 많은 의료 인력이 필수의료 분야에 지원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조해왔다”라며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이 나와 있는데, 그 정답이 어렵고 불편하니 정부와 국회가 오답을 모아서 정답처럼 포장하려고 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에 실효성 없는 대책 남발을 중지하고, 필수의료를 비롯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바로 세우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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