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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 간호사·10대 외상 청소년 사망 사고… ‘응급의료·필수의료 시스템 붕괴’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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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 간호사·10대 외상 청소년 사망 사고… ‘응급의료·필수의료 시스템 붕괴’가 원인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3.03.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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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협, “근본적 제도 개선 없이는 비극 반복될 것”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지난 19일 외상을 당한 10대 청소년이 대구 시내 종합병원들을 2시간여 동안 전전하다 사망한 사건과 관련, 필수의료 및 응급의료 시스템 붕괴가 낳은 비극이라며 근본적인 원인부터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당시 환자는 건물 4층 높이에서 추락해 발목과 머리를 다친 후 119구급차에 실려 치료받을 병원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대구 소재 종합병원과 대학병원 모두 응급환자 과밀, 치료 의료진 부재 또는 수술 중 등의 이유로 환자 수용이 어려웠고, 2시간여 만에 다른 종합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구급차 내에서 심정지로 사망했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환자 수용을 거부한 병원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수사기관에서는 해당 병원의 업무상 과실 여부를 수사 중이다.

그러나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병의협)는 이번 사건에 대해 “지난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던 뇌출혈 간호사 사망 사건과 근본적으로 같은 원인에 의해 발생한 사건”이라며 “병원에 수술 인력과 병상 여유가 있었다면 환자를 받지 않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 수용을 거부한 병원에 대한 비난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병의협은 “해당 지역의 더 많은 병원에 응급 외상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었다면 이러한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결국 비극적인 이번 사건은 무너져가는 필수의료와 응급의료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1월 3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지원대책 관련, 대부분이 대학병원이나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한 정책으로, 기존에 답습해오던 대학병원·대형병원 중심의 지원금 정책과 별반 다르지 않은 점도 꼬집었다.

병의협은 “아무리 대형병원이라고 하더라도 한두 병원이 권역 전체의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효과적인 필수의료 지원대책은 중소병원에서도 필수의료를 담당할 인력을 채용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필수의료 저변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수가 인상이 필수적인 점도 언급했다. 아울러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면책 규정 마련도 강조했다.

병의협은 “필수의료 및 응급의료 시스템이 무너진 상황에서 수많은 희생과 비극을 겪었지만, 여전히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라며 “지금과 같은 땜질 처방이 지속되고, 의료를 망가뜨릴 간호법 및 면허박탈법과 같은 악법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의료 시스템을 기대하는 것은 과욕”이라고 일갈한 뒤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 해답을 의료계와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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