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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은퇴 교수 50% “지방 가서 근무하겠다”, 못 하는 이유는 ‘정보’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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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은퇴 교수 50% “지방 가서 근무하겠다”, 못 하는 이유는 ‘정보’가 없어서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2.11.0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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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소외지역을 위한 시니어 의사인력 활용방안’ 정책토론회 개최
지역 공공의료기관 의사 부족, 공급-수요 매칭 불균형 탓
국립중앙의료원-의협-지역 공공의료기관-시니어 의사 4자 간 협력 기반 매칭 사업 제안
ⓒ 대한의사협회
ⓒ 대한의사협회

실력은 있지만 정년으로 현직에서 은퇴한 시니어 의사들이 지역 공공의료기관에서 인생 2막을 펼칠 수 있도록 국립중앙의료원과 대한의사협회, 지역 공공의료기관, 시니어 의사 4자 간 유기적 협력을 기반으로 한 매칭 사업 제안이 눈길을 끈다.

3일 오전 10시 30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지방 의료에 명의가 간다! 의료 소외지역을 위한 시니어 의사인력 활용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임준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본부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장은 ‘공공 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의료 상생 모델 제안’을 통해 이 같은 구상안을 밝혔다.

임준 센터장은 “대학병원 은퇴 교수들을 대상으로 지역 공공의료기관 근무 의향을 조사한 결과 10중 5명이 근무하겠다고 답했다”라며 “의향은 있는데 왜 실제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을까를 살펴보면 결국은 공급과 수요의 매칭 불균형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임준 센터장이 제시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51%는 필수진료 과목 전공자였으며, 49%는 재취업 시 거주지를 옮길 의향도 있다고 답했다.

임준 센터장은 “비활동 의사 수는 전체 의사 수의 7.8%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라며 “특히 비활동 의사 중 53.1%가 50세 이상”이라고 설명하면서 건강 문제 등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한 근무 기관에서 퇴직한 의사들이 다음 일자리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했다.

시니어 의사 매칭 사업 관련 공공의료기관의 수요조사 결과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시니어 의사 매칭 사업에 대해 공공의료기관 56개소 중 47개소가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또, 지역거점 공공의료기관 34개소에서 총 165명의 의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보훈병원 4개소 31명, 산재병원 9개소 30명 등 공공의료기관의 의사인력 부족 문제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임준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본부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장 ⓒ 대한의사협회
임준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본부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장 ⓒ 대한의사협회

임준 센터장은 “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 가능한 평균나이 상한선은 만 70세로, 대학병원에서 은퇴한 교수도 5~8년간 더 일할 수 있다”라며 “수도권 이외 지역은 대부분 관사를 제공하고 있으며, 평균 급여 수준도 지역거점 공공의료기관 2억 원 등 진료과목, 근무 일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협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 공공의료기관과 시니어 의사의 원활한 매칭을 위해 인력정보 제공 범위 확대와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부적으로는 국립중앙의료원과 대한의사협회, 공공의료기관, 시니어 의사 4자 간 유기적 협력을 통한 ‘시니어 의사 지역 공공의료기관 매칭 사업 모델’을 제안했다. 특히, 단순 매칭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운영으로 시니어 의사들이 지역 공공의료기관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사후 관리 및 지원까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준 센터장은 “이러한 매칭 사업 모델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에서 수립 중인 ‘필수의료 종합계획’에 이 같은 내용이 의사 인력확보 방안으로 포함돼야 한다”라며 “의사 인건비 지원 및 중앙 관리·운영비 등 국고 사업예산 확보도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65세 이상 참여 의사 연금 수령 삭감 관련, 매칭 우선순위, 채용 절차 등을 담은 표준 운영지침 마련과 국립중앙의료원에 파견인력 정원을 배정해 지역 책임의료기관에 파견하고 권역 책임의료기관에는 인력 관리, 경영진단 등 각종 기술지원을 수행하는 순환 근무체계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 대한의사협회
ⓒ 대한의사협회

이어서 대한의사협회 백현욱 부회장을 좌장으로 지정패널 토의가 이뤄졌다.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회장은 “공공병원의 의사 인력 부족은 국민 건강권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하면서도 “시니어 의사 매칭 시 직무역량, 과목별 편차, 신기술활용 능력, 전산 등 기록작업 어려움, 전공의 등 보조인력 부족, 건강과 체력 등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또 지역 공공의료기관 시니어 의사 매칭 사업의 성공을 위해 정부는 조직과 예산 지원 및 정부 부처 간 협력을 조정하고, 공공의료기관에서는 시니어 의사가 근무할 수 있는 근무 문화 및 여건을 조성해야 하며, 중앙관리체계는 교육훈련 표준 운영지침 수립 및 직능단체와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 등 역할 분담을 제시했다.

정재원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는 “시니어 의사들의 다양한 상황에 맞는 접근법으로 탄력 적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라며 “시니어 의사들은 전문성은 높지만, 체력적인 부분 등을 고려해 주3일 근무제 등 다양한 정책적 배려도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김광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이번 토론회에 나오기 전 은퇴하신 분, 은퇴를 앞두신 분들과 대화를 나눠본 결과 시니어 의사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업무 범위에 대한 의견 차이, 전문성이나 경력에 맞는 적절한 처우, 사명감과 봉사 의식이 드러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등이었다”라며 “이러한 시니어 의사들의 생각이 사업 수립에 반영돼 좋은 정책이 만들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지역 공공의료기관의 의사 인력난 해소를 위한 의료인들의 자발적인 의지가 돋보인다”라며 “다만, 지역사회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하다. 지역에 의료기관과 의료인만 있고 이용자가 없으면 문제인 만큼 이 사안을 다각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폭넓은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신욱수 보건복지부 공공의료과장은 “민간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의사 구직플랫폼이 존재하지만, 차별성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라며 “오늘 토론회에서 논의된 다양한 문제점을 고려해 정책을 설계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정책토론회는 지역 거점 공공의료기관의 필수의료 전문의사 인력난 해소에 기여하고, 국민은 어디에서든 명의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은퇴한 시니어 의사인력이 공공의료기관에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시니어 의사 지역 공공의료기관 매칭 사업’이 실효성 있게 설계·운영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는 강훈식·김민석·신현영·조명희 국회의원, 대한의사협회가 공동주최하고 대한의사협회, 국립중앙의료원이 주관했으며, 유튜브 ‘신현영TV’를 통해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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