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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할 시간도 부족한데…” 코로나19 진료 현장으로 내몰린 전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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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할 시간도 부족한데…” 코로나19 진료 현장으로 내몰린 전공의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2.02.0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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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코로나19 진료 관련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 발표
코로나19 진료 전담 인력 추가 확보 없이 전공의에 강제로 맡기는 경우 다수
응답자 78%, 코로나19 진료하느라 전공과목 수련 질적 저하 경험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수련의를 두고 있는 병원 대부분이 코로나19 환자 진료를 병행 중인 가운데 코로나19 환자 진료를 위한 인력 보충은커녕 사전 고지 없이 수련의를 코로나19 진료에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수련의들은 전공과목 수련에서 양적·질적 피해는 물론, 코로나19 진료에 따른 마땅한 보상조차 받지 못하는 이중고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지난 1월 18일부터 25일까지 ‘코로나19 진료 관련 전공의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총 332명이 응답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병원 내 코로나19 관련 진료 주 담당을 묻는 항목에 응답자의 65.7%가 ‘전공의’라고 답했다. 코로나19 진료를 위한 추가 의료인력 확보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0.1%가 ‘추가 확보하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병원 내에 코로나19 전담의사를 두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6.3%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진료 인력이 부족해지자 일부 병원에서는 코로나19와 무관한 마취통증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전공의까지 코로나19 진료에 강제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응답자 중 63.9%는 코로나19 관련 진료에 전공의가 투입될 수 있다는 사전 고지를 받았으나 사실상 통보일 뿐 결정권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 관련 진료에 투입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사람은 5.7%에 불과했다.

코로나19 관련 진료에 따른 추가 수당 지급도 미흡했다. 응답자의 97.2%가 추가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추가 수당을 받고 있는 응답자는 40.8%에 그쳤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로 인해 전공의들이 전공과목 수련에서 양적·질적 저하를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77.7%는 코로나19 관련 진료에 투입되면서 전공과목 수련에서 질적 저하를 경험했으며, 60.6%는 전공과목과 관련된 수련이 줄었다고 답했다.

대전협은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는 행정명령을 통해 전국 500~700병상 수련병원에 대해 전체 병상의 1.5%를 추가로 코로나19 진료를 하도록 강제했다”라면서 “이에 전공의들은 정규 시간 교육 업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선별진료소에 투입되며, 기존에 있던 수련 과정을 폐지하면서까지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도록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의료인력 양성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은커녕 일방적으로 코로나19 진료를 담당할 전공의를 추가 모집해 빈축을 산 바 있다”라면서 “전문인력 확보 없이 수련의 인력 충원만으로 현재 위기를 넘기려는 정부의 안일한 방침이 미래에 어떤 희생을 불러올지 우려된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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