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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구 대비 스트레스 인지율 2배, 우울감 경험률 3.5배 ‘만신창이 전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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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구 대비 스트레스 인지율 2배, 우울감 경험률 3.5배 ‘만신창이 전공의’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3.01.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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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2022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 발표… “전공의법 시행 후에도 여전한 현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전공의 스트레스 인지율이 일반인구 집단 대비 2배 이상 높고, 우울감 경험률은 3배 이상에 달하는 등 전공의 정신건강 상태에 적신호가 들어왔지만 정작 몸이 아파도 동료에게 피해를 줄 수 없어 병가조차 내지 못하는 것이 전공의 수련환경의 현실로 드러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최근 ‘2022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16일부터 12월 14일까지 약 한 달간 전공의 1만 3,35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1,984명이 최종 설문 조사를 완료했다.

특히, 이번 실태조사는 다수의 예방의학과 전공의가 포함된 대전협 전공의실태조사개편위원회를 구성해 실태조사의 정확성 및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문항을 수정하고, 정신건강 및 직무스트레스 관련 문항, 임산부 야간근로나 배우자 출산 휴가와 같은 임신 및 출산 관련 문항을 보완하는 등 기존보다 전문성을 살려 개편했다.

실태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공의 평균 근로 시간은 77.7시간으로 예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52.0%에 달해 전공의특별법에 따른 전공의 근로 시간 제한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수련병원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EMR 시행 병원이 상당수인 점을 감안하면 개별 수련병원이 수련환경평가 등에서 전공의 총 근로 시간을 눈속임 중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인턴 응답자의 약 75.4%가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있다고 응답해 인턴 수련환경의 획기적 개선을 목표로 하는 정부 당국의 신속한 개입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1년차 전공의의 4주 평균 주당 근무 시간의 중위값은 약 90시간으로, 이는 주로 액팅(acting) 업무를 담당하는 1년차의 업무 부담이 과도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공별로는 흉부외과(100%), 외과(82.0%), 신경외과(77.4%), 정형외과(76.9%), 인턴(75.4%), 안과(69.4%), 산부인과(65.8%), 내과(61.7%) 등에서 4주 평균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전공의 비율이 높았다. 의료기관 별로는 대형병원(60.3%)-중대형병원(57.7%)-중소형병원(50.7%)-소형병원(36.0%)-기타(33.0%) 순으로 4주 평균 80시간 초과 근무 비율이 높았다.

이번 실태조사 응답자의 약 66.8%가 주 1회 이상 24시간 초과 연속근무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24시간 초과 연속근무 횟수는 2회(31.5%)-1회(18.1%)-3회(10.3%)-4회(5.9%) 순이었다. 인턴의 약 84.4%, 레지던트 1년차 약 70.2%가 주당 1회 이상의 24시간 초과 연속근무를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24시간 초과 연속근무 경험은 연차가 올라갈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24시간 초과 연속 당직근무 시 전공의 평균 수면시간은 약 4.0시간이었다.

특히,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전공의들의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관리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전공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54.3%로, 일반인구 집단 26.2%(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기준)와 비교했을 때 2배 이상에 달했다. 전공의 우울감 경험률(2주 이상의 우울감 지속)은 23.6%로, 일반인구 집단 6.7%(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기준)보다 3.5배나 높았다. 또, 전공의 자살 생각 비율은 17.4%로, 이 역시 일반인구 집단 12.7%(2022년 6월 정신건강실태조사 기준)보다 높은 수준이다.

업무 수행 중 폭언 또는 욕설을 경험한 전공의는 약 34.0%에 해당했다. 가해자는 교수(56.3%)-환자 및 보호자(51.3%)-동료 전공의(33.8%)-전임의(11.4%)-간호사(8.0%)-기타 직원(4.0%) 순이었으며, 연차별로는 인턴(43.5%)-레지던트 2년차(34.5%)-레지던트 1년차(31.1%)-레지던트 3년차(30.0%)-레지던트 4년차(26.1%)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련환경 속에서 몸이 아플 때 병가를 사용한 전공의는 24.4%였으며, 병가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동료의 업무 부담 가중(57.9%)-수련기관의 분위기(26.9%)-필요성을 못 느껴서(12.7%)-기타(2.3%) 순으로 답했다.

대전협 강민구 회장은 “전공의법 시행 이후 지속적으로 전공의 근무환경 변화를 추적해 나가는 데 있어 이번 실태조사는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가장 적절한 자료”라며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전공의 수련환경의 현재를 파악하고 연속근무 제도 개선, 전담 전문의 추가 채용 등 수련환경 개선 요구의 기반이 되는 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대전협은 이번 실태조사 자료를 연구 목적으로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수련기관명을 비롯한 개인정보를 삭제한 뒤 사용자가 직접 연차별, 전공별, 규모별 조사 결과 및 종합순위 등을 산출해볼 수 있는 형태로 대전협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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