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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최강 한파 속 전국의사 총 궐기대회, 동화면세점에서 서울역까지 가두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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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최강 한파 속 전국의사 총 궐기대회, 동화면세점에서 서울역까지 가두행진
  • 경기메디뉴스 김선호 기자
  • 승인 2023.12.17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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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께 드리는 글] "의대 정원 정책 추진 시 의료계의 의견을 귀담아들어 주시고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통해서 진행해 나가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전달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7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제1차 전국의사 총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동화면세점 앞에서 서울역 인근까지 가두행진을 한데 이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을 전달했다.

최강 한파가 찾아온 이날 의협은 "대한의사협회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의협 범대위)가 추산한 오늘 궐기대회의 참여 인원은 8천명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입소문으로 전달된 참여 인원은 1천명으로 추산됐다.

이필수 범대위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의대정원 증원을 논하기에 앞서 필수의료를 근본적으로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이 먼저임을 알아야 한다. 필수의료 종사 의료인에 대한 법적,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 OECD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필수의료 수가 정상화, 필수의료를 전공하는 전공에 대한 지원 등 근본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필수 회장이 대회사를 낭독하고 있다.
이필수 범대위 위원장이 대회사를 낭독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료계와 충분한 소통과 협의 없이 의대정원 확대를 강행할 경우, 의료계는 가장 강력한 최후의 수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라고 언급했다.

구호 제창에 이어 무분별한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대한민국 보건의료, 의료제도 붕괴를 형상화한 이탈 현수막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연대하여 대응하겠다는 취지의 연대사는 정지태 대한의학회장, 이광래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 박명하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 홍순원 한국여자의사회 차기 회장이 등이 했다.

구호 제창에 이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과 길광채 광주광역시 서구의사회장이 삭발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어 김태진 범대위 홍보위원장이 결의문을 낭독하면서 ▲정부는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의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실효적이고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위해 의료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정부는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하지 말고 대한의사협회와 합의해서 정책을 추진하기로 한 2020년 국민과의 합의를 지켜라 ▲정부는 의학교육의 당사자인 의대·의전원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의대정원 정책을 추진하라 등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의료계의 요구를 무시하고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할 경우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걱정하는 전국 14만 의사들은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어떠한 투쟁도 불사할 것이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 동원하여 강력히 저항해 나갈 것임을 천명한다"라고 경고했다.

참석자들은 구호 제창에 이어 동화면세점 앞에서 서울역 인근까지 가두행진했다. 

서울역 인근까지 가두행진을 마친 참여자들은 귀가했고, 의협 집행부 특위 범대위 관계자들은 버스를 타고 태통령실 앞 용산 전쟁기념관 광장에 도착하여 이필수 범위위 위원장이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을 낭독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구호 제창에 이어 참여자들은 귀가했다.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 전문은 아래와 같다.

존경하는 윤석열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

안녕하십니까?

대한의사협회 회장 이필수입니다.

의대정원 증원 정책 추진과 관련하여, 대통령님께 다음과 같이 글을 드리고자 합니다.

대통령님. 의대정원 증원 정책 추진은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근간을 뒤흔드는 정책추진 입니다.

실제로 보건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 없이 추진되고 있는 불합리한 의대정원 증원은 각종 부작용만을 양산하게 될 것입니다.

정부는 의대정원 증원 추진을 통해 늘어난 의사인력이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에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 막연하게 예상하고 있으나 준비안된 의대정원 증원은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기피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증가된 의사 수 만큼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유입이 증가할지는 미지수이며 비급여 진료영역 등 본래 정책설계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의사인력 유입이 늘어날 경우 이는 자칫 기존 필수의료, 지역의료 부족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내과, 외과, 응급의학과, 중환자실 등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의대정원 증원 정책 보다는 ▲의료사고 법적부담 완화, ▲기피분야에 대한 적정한 보상,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의대정원 확대를 통해 의사가 늘어나면 그만큼 국민들의 부담도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의사인력 수급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나 필수·지역의료로 유입될 수 있는 확실한 정책 마련 없이 무작정 의대정원을 늘릴 경우 이는 국민 의료비를 폭증시킬 것이며 이는 결국 건강보험재정 파탄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아울러 변호사와 의사는 다릅니다. 변호사가 늘어난다고 모든 국민의 부담이 늘어나지 않지만, 건보 가입자인 국민들이 내는 건강보험료에 기반으로 하는 보편적 사회보장서비스인 건강보험 의료서비스는 의사가 크게 늘어난 만큼 건보 진료비 규모도 커질 것이고 이로 인한 건강보험료 폭등은 현세대와 미래 세대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또한 지금도 의대쏠림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의대정원을 무분별하게 증원할 경우 규모가 커진 의과대학들은 대한민국의 모든 우수인재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며 이러한 쏠림현상과 불균형은 결국 우리나라의 과학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무엇보다 202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이며, 이는 OECD 평균 합계출산율(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점점 줄어드는 인구에 의사만 늘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대통령님께 의대정원 증원 정책 추진의 재고를 간곡히 요청드리오니 대통령님께서는 의료 전문가인 의사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 주셔서 의대정원 정책 추진시 의료계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 주시고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통해서 진행해 나가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2월 17일

                  대한의사협회장 이 필 수  드림

무분별한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대한민국 보건의료, 의료제도 붕괴를 형상화한 이탈 현수막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무분별한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대한민국 보건의료, 의료제도 붕괴를 형상화한 이탈 현수막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과 길광채 광주광역시 서구의사회장이 삭발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과 길광채 광주광역시 서구의사회장이 삭발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 가운데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악법저지 비상대책위원장, 사진 오른쪽 김병기 안산시의사회장이 의대 증원 반대 피켓을 들었다.
사진 가운데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악법저지 비상대책위원장, 사진 오른쪽 김병기 안산시의사회장이 포퓰리즘 의대 증원 반대 피켓을 들었다.
서울역 인근에서 이필수 범대위 위원장이 가두행진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앞 줄 왼쪽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이필수 위원장이 [대통령님께 그리는 글]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앞 줄 왼쪽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이필수 위원장이 [대통령님께 그리는 글]을 전달하고 있다.
참여자들이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참여자들이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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