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의 시절 대동맥박리를 진단하지 못한 의료과오로 재판받던 응급의학과 의사에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내려졌다. 당시 수련 1년 차였던 전공의는 이대로 형이 확정될 경우 의사면허까지 취소될 상황으로, 의료계는 이번 판결이 필수의료 붕괴를 부추기는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18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흉부 통증 등의 증상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를 응급의학과 1년 차 전공의가 급성위염으로 진단해 진통제 투여 후 환자의 증상이 완화되자 퇴원 조치했다. 그러나 이후 환자가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돼 대동맥박리 진행으로 인한 양측성 다발성 뇌경색 진단을 받고 인지기능 소실과 사지마비의 뇌병변장애를 입게 됐다.
해당 사건의 2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제9형사부는 업무상과실치상과 의료법 위반 공소사실로 기소된 의사에게 지난 17일 징역 6개월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이대로 형이 확정될 경우 해당 의사는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의사면허까지 취소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의협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의료사고의 형사처벌화 경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라며 “의료사고에 대한 민사적 배상과는 별개로 응보형주의에 가까운 형사처벌 남발이 방어 진료와 위험 과목 기피 현상을 초래해 오히려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원이 1년 차 전공의의 진단 잘못을 이유로 징역형까지 선고한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라며 “법원의 이번 판결은 필수의료 몰락이라는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의료 상황에 새로운 기폭제로 작용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의료를 포함한 필수의료 과목 선택 기피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결국 필수의료의 완전한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바라며, 필수의료의 붕괴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필수의료 분야의 의료인들이 마음 놓고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진료 환경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