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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신생아 ‘12억 배상’ 판결… 법원에서 간과한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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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신생아 ‘12억 배상’ 판결… 법원에서 간과한 쟁점은?
  • 경기메디뉴스 김선호 기자
  • 승인 2023.07.2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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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의사에게 너무 가혹한 판결, 상급심에서 현명한 판단해 주실 것 "호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뇌성마비로 태어난 신생아에 대한 12억 원 배상 판결과 관련,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법원에서 간과한 쟁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산부인과 의사에게 너무 가혹한 판결이기 때문에 상급심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 주기를 바란다는 성명서를 28일 발표했다.

최근 수원지법 평택지원 1민사부는 “뇌성마비로 태어난 신생아에 대해 분만을 담당한 산부인과 의사가 12억 5,000여만 원을 배상하라”라고 판결했다. 임신부가 태동이 약하다고 증상을 말했지만, 의사가 바로 진료하지 않고 상태 관찰을 소홀히 한 점이 태아 장애 발생에 있어 직접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뇌성마비 신생아 사건의 당사자인 신생아와 부모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낸다"라며 "법원은 뇌성마비로 태어난 신생아의 분만을 담당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12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해 최선을 다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너무 가혹한 판결이다"라고 지적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법원에서 간과한 쟁점에 대해 아래와 같이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상급심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 주실 것을 호소한다"라고 당부했다.  

첫째, 법원은 산모가 보험사를 상대로 잔여 보험금의 지급을 구하는 사건의 진료기록 감정 자료를 증거로 인용했다.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의무 여부가 쟁점인 관련 사건과 피고인 병원 측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가 쟁점인 당해 사건의 차이를 고려하여 향후 항소심에서 감정의견서를 추가하여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둘째, 법원은 태아곤란증을 의심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를 간과하여 판단했다. 산모가 병원에 내원한 2016년 11월 20일 23시 30분 경은 이미 태아 곤란 증에 빠진 상태로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며, 태아 심음의 변동성(beat-to-beat variability)의 소실이 있었다는 기록만으로도 태아 곤란 증을 의심할 수 있었지만 법원은 이를 간과하였다는 점이다.

셋째, 의사가 대면진료를 하지 않았다고 이를 주의 의무 위반으로 판단할 수 없다. 비록 환자를 대면 진료로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간호사의 스테이션과 의사의 당직실에서 태아 심박동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는 중앙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고 실시간 연동이 문제없었다면 분만실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태아의 심박동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산모를 관찰하면서 간호사는 의사의 지시에 의해서 NST와 관장을 시행했다. 

넷째, 전원조치상의 과실 여부이다. 24분 동안 원고의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고 볼 만한 저산소증 상태가 없었으므로, 24분 동안 전원이 지연되어 원고의 상태가 악화되었다고 볼 수 없는 것이며, 나아가 피고 병원의 전원 지연 여부가 문제 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다. 

대한산부인의사회는 위와 같이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출생 당시 생채 활력 증후가 전혀 없이 출생한 신생아를 최선의 노력을 다해 살려내서 상급 병원에 전원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12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배상 책임을 지게 했다"라고 거듭 부당함을 지적했다. 

이번 판결로 인해 분만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얼마나 많은 상처를 안고 분만 현장을 떠나게 될지 상상할 수조차 없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분만의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일생을 바쳐온 산부인과 의사들이 더 이상 견뎌야 할 이유는 이번 판결로 인해 사라지고 있다. 상급심에서는 법원이 공정하고 현명하게 판단해 줄 것을 거듭 요청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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