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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초음파 검사법’… 패싱 당한 흉부외과醫 “절차·내용 문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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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초음파 검사법’… 패싱 당한 흉부외과醫 “절차·내용 문제 많다”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3.04.0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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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초음파 검사법’… 패싱 당한 흉부외과醫 “절차·내용 문제 많다”
학회 제시 가이드라인, 병원-보험사 간 갈등 심화 우려

지난 3일 대한정맥학회가 ‘하지정맥류 진단을 위한 근거중심 초음파 검사법’을 발표한 가운데 정작 하지정맥류 치료의 최전선에 있는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의 의견은 배제됐다는 지적이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이하 흉부외과의사회)는 “이번에 발표된 검사법은 대한정맥학회를 중심으로 대한혈관외과학회,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대한외과학회, 대한외과초음파학회, 대한인터벤션영상의학회 등 6개 학회만이 참여한 것”이라며 “하지정맥류 치료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의 의견 수렴 절차조차 없이 하지정맥류 진단을 위한 근거중심 초음파 검사법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흉부외과의사회는 “더 큰 문제는 안내서에서 제시한 ‘POSITIVE LIST’로 가이드라인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경우, 문제의 쟁점이 돼 의료공급자, 수급자, 기타 관계인들 사이에 불필요한 갈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흉부외과의사회는 안내서 항목 3-2와 5-4를 대표적인 문제 사례로 들었다. 안내서 항목 3-2에는 “환자가 서 있는 자세에서 측정하고, 발살비법(Valsalva Maneuver)을 쓰거나 원위부 정맥 역류를 유발하기 위해 손이나 압박 띠로 압박하는 방법(Distal Augmentation)을 사용한다. 단, 환자가 서 있는 자세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앉거나 ‘Reverse Trendelenburg’ 자세에서 측정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흉부외과의사회는 “현장에서 검사를 진행 중에는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립성 저혈압 환자의 경우 검사 도중 쓰러져 크게 다칠 우려도 있다. 그래서 일부 병원에서는 환자가 누운 상태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안전띠를 하고 침대를 60도 이상 세워 검사한다”라며 “안내서에는 명시돼 있지 않지만, 환자에게 더 안전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에 대해 누군가 악의를 가지고 방법이 잘못됐다며 문제 삼으면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대한정맥학회 가이드라인 초음파사진
대한정맥학회 가이드라인 초음파사진
정맥질환의 진단과 치료(89p)
정맥질환의 진단과 치료(89p)

안내서 항목 5-4에서는 ‘가급적 증강파형이 가로축의 아래로, 역행성 혈류파형이 가로축의 위에 위치하도록 측정하고 기록한다’라고 제시하고 있다. 흉부외과의사회는 “안내서와 달리 교과서 ‘정맥질환의 진단과 치료(p89)’에서는 증강파형이 가로축의 위로, 역행성 혈류파형이 가로축의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라며 “안내서에서는 이를 역으로 제시해 교과서대로 시행하고 있는 병원의 경우 오히려 피해를 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흉부외괴의사회는 “많은 문제의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정맥학회가 앞장서서 발표한 초음파 검사법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라며 “정맥질환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비용이 문제가 돼 마련한 가이드라고 하지만, 내포한 의미는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과 관련된 비용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하지정맥류 질환에 대한 당사자는 하지정맥류를 치료하는 주치의와 환자로, 의사는 환자를 정확하게 진단·치료하고, 환자는 정확한 진단과 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치료받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며 “그런데 보험금 지급 등 사회적 비용과는 무관한 대한정맥학회가 병원과 보험사 간 갈등을 부추기거나 심화시킬 수도 있는 가이드라인을 주 당사자인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와 어떠한 논의도 없이 발표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회는 학문 연구의 중립적인 위치에 있어야 하며 진료와 비용관리의 문제까지 넘어서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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