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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의료인인데… 간호법 OK, 면허취소법엔 침묵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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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의료인인데… 간호법 OK, 면허취소법엔 침묵 이유 있었네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2.11.28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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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 패스트트랙 조짐에 의료계 반발
바의연, “면허취소법·간호법 동시 패스트트랙 처리 시도는 정치적 야합 결과물”
법률적, 의료적, 사회적, 정치적 문제투성이 법안 폐기해야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류 중인 의사 면허취소 관련 의료법 개정안, 이른바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이 간호법과 함께 패스트트랙으로 국회 본회의 상정 조짐이 보이자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바른의료연구소(이하 바의연)는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의 법률적 문제를 비롯해 의료 및 사회적 문제점과 정치적 문제점 등을 분석한 자료를 통해 해당 법안의 법률적 결함을 지적하면서 해당 법안의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바의연은 먼저 의료법 제8조 제4호 개정 내용을 문제 삼았다. 기존 의료법의 제8조 제4호는 의료와 관계된 범죄로 인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를 의료인 면허 결격 사유로 두고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개정안에서는 의료와 관계된 범죄뿐만 아니라 모든 범죄에 대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로 변경했으며, 제8조 제4호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면허가 취소된 사람이 다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면허가 취소된 날부터 10년 이내에는 면허를 재교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바의연은 “결국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의료인은 의료와 관계된 범죄뿐만이 아닌 모든 범죄, 즉 교통사고 등의 문제로 금고형을 선고받더라도 의료인 면허가 취소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라며 “기존에는 의료법 제65조 제2항에 의거해 금고 이상의 형을 받게 되면 면허가 취소되고 3년 후 면허 재교부가 가능했으나, 개정안이 통과되면 면허취소 후 5년이 아니라 형이 종료된 후 5년이 지나야 면허 재교부가 가능해지고, 만약 이후 또다시 어떤 사유에 의해서든 금고형을 선고받으면 10년간 면허 재교부가 불가해 실질적으로 면허가 박탈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신설 의료법 제8조 제5호 및 제6호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제5호와 6호는 의료인 결격 사유를 명시하고 있다.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는 경우, 면허취소와 집행유예 확정을 거의 같은 시기에 받는다는 전제 아래 현행법에 따르면 면허 재교부까지 최소 3년이 걸린다. 그러나 개정안 제5호(어떤 범죄에 의해서든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지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에 따르면 최소 4년이 걸리게 된다. 현재는 의료와 관련된 죄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면 면허가 취소되지 않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의료와 관련되지 않은 죄에 대한 처벌에도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받으면 면허가 취소된다.

바의연은 “더 황당한 것은 제6호(‘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라며 “현행법에 따르면 선고유예 시에는 면허가 취소되지 않고, 오히려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에서는 선고유예의 경우 3분의 1 범위에서 자격정지처분을 감경해 주기까지 한다. 제6호는 현행법령에 의한 처분인 ‘감경된 자격정지처분’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으로 바뀐다는 점에서 부당하고, 구체적인 범행의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면허를 취소한다는 점에서도 부당하다”라고 강조했다.

‘변호사·세무사 등 다른 전문 직종의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면허의 결격 사유로 인정되어 면허 취소처분을 받고 있어 직종별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라는 개정안의 논리적 근거에는 “변호사·세무사 제도를 통해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재산권을 포함한 의뢰인의 권리이고, 의료인이 보호하는 것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이라며 “변호사·세무사와 그 의뢰인의 관계는 변호사·세무사가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라도 이해가 상반되는 관계가 될 수 있으나, 의료인과 환자의 관계는 오히려 환자의 이익이 의료인의 이익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라고 맞섰다.

또한, “생명과 건강을 취급하는 의료인의 직업적 특성상 민사상 손해배상 이외에도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로 인한 형사책임 등이 발생할 위험에 놓여있다”라며 “개정안은 과실로 인해 금고형을 받을 수도 있는 의료인의 직업적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인이 성범죄, 아동학대 관련 범죄, 노인학대 관련 범죄를 저지른 경우 의료인으로서 직업을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변호사·세무사 등은 취업제한이 없다”라며 “단순히 전문직 직종 간 처벌의 형평성을 개정안의 논리적 근거로 내세운다면, 타 법령에 있는 이러한 상이한 처벌 규정도 함께 개정해야 마땅하다”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은 전문직이라는 점에서만 유사한 변호사법의 규정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큰 변호사와 의료인을 동일한 규정으로 일치시키면서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이 시행될 경우, 과실로 인한 처벌을 피하기 위해 방어 진료, 필수의료 분야 기피 등 의료의 질 하락 현상도 우려했다. 바의연은 “해당 법안이 발의 취지로 내세운 ‘엄정한 대처를 통해 국민들이 보다 안심하고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는 목적 달성은커녕 오히려 필수의료의 붕괴로 인해 국민 건강에 위해가 미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바의연은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과 간호법 간 정치적 연관성에도 의구심을 표했다.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은 모든 의료인을 대상으로 하는데 정작 의료인에 해당하는 간호사 직역에서 이 법안에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에 주목했다.

바의연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간호사 직역 행보의 답은 더불어민주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과 간호법을 함께 처리하려는 것에 있다”라며 “간호법의 부칙 제9조에는 의료법의 일부 개정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의료인 결격 사유를 규정한 의료법 제8조에 대해 ‘각 호 외의 부분에 단서를 다음과 같이 신설한다. 다만, 간호사에 대하여는 「간호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고 명시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곧,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과 간호법이 동시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의 대상에서 간호사 직역은 제외된다는 뜻이다. 바의연은 “이 때문에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에 간호 직역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패스트트랙 강행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과 간호법의 동시 패스트트랙 처리 시도는 더불어민주당과 간호 직역 간의 정치적 야합의 결과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바의연은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은 많은 법률적 결함과 의료 및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요소를 가지고 있다”라며 “오로지 정치적인 목적으로 입법된 법안이 또 다른 악법인 간호법과 함께 국회의 문턱을 넘게 되면,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과 사회 전반에는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해당 법안의 폐기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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