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인터뷰] 단 1번 착오에 3개월 행정처분 받은 000 원장, "상당히 고통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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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인터뷰] 단 1번 착오에 3개월 행정처분 받은 000 원장, "상당히 고통스럽다"
  • 경기메디뉴스 김선호 기자
  • 승인 2021.06.16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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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분들 사람의 상황 전혀 배려 않고 사무적으로 너무 한다는 생각 들어"
"행정심판 청구할 생각인데 어느 정도 정상참작이라도 됐으면 좋겠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경기메디뉴스

단 1번의 단순 착오로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3개월 행정처분을 받은 000 원장의 사례가 관심을 모은다. (관련 기사 : 기계적 행정처분, 유명무실 행심위…행정소송 불러) 경기메디뉴스는 개업 의사인 000 원장과의 익명 인터뷰를 최근 진행했다. 000 원장은 3개월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받은 후에도 단순 착오임을 수차례 소명했고, 관련 법(보건의료인 행정처분심의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예규)을 근거로 행정처분심의위원회에서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근 3개월 행정처분을 통보받은 것이다. 결국 000 원장은 12월부터 3개월간 병원 문을 닫아야 한다. 000 원장은 병원 문을 닫기에 앞서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행정심판'을 준비 중이다. 아래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문일답으로 익명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 3개월 의사 면허 자격정지 처분이면 1인 개업 의사로서는, 환자도 다 떨어져 나가고, 폐업하는 거나 마찬가지일 텐데?

상당히 고통스럽다. 이런 일을 당해서 심적으로 고통스럽고 죽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언론(보도)에서 자살하는 경우가 남의 일인 것만 같았다. 사실 제가 봉직의 의사 생활을 하다가 개업  한지가 4년도 안 됐다. 3년 반이다. 너무 고통스럽다. 그래서 경기도의사회에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물어봐서 많이 도와주시기도 했다. 그런데 공무원분들께서는 인간의, 사람의 상황을 전혀 배려 않고 그냥 사무적으로만 해서 너무 한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 5월 초에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받은 후 한 달 가까이 소명 과정이 있었는데 어떠셨나요.

그러니까 관할 보건소에서 어떤 분이 나와서 '이런 일이 이었다는 것을 받아야 하니 소명서를 써달라'라고 해서 보건서에 제출했는데 보건소에서 소명서와 함께 보건복지부로 돌린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복지부에서 등기로 행정처분 사전통지서가 왔다. 그리고 몇 주 날짜 지정해서, 5월 24일까지 무슨 소명서 비슷한 것(확인서로 풀이됨. 편집자 주)을 제출하라고 해서 저의 상황들을 적어서 제출했는데 안 받아들이고 그대로 3개월 면허정지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 복지부에 물어보니 "소명서 중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사용했다. 선처를 구한다'라는 확인서를 받아 행정처분심의위에서 재검토할 사항이 아니라서 최종 행정처분을 통보했다"라고 하더라.

제가 주사제를 유통기한 지난 거를 계속해서 여러 사람 수십 명에게 주구장창 썼다면 양심 있는 의사로서 문제지만, 그간 코로나 때문에 고가인 혈관주사 수요가 없었다. 한 케이스 주사를 놓아 드린 건데 이후 주사 맞고 확인돼 나머지는 반품했다. 
딱 한 건이 나중에 확인이 된 거다. 반품은 그냥 제약사에서 무료로 된다. 제가 경제적 이득을 얻으려고 유통기한 지난 거를 계속 쓴 것도 아니고, 한차례 쓴 거를 확인하고 그 이후로 안 쓰고 반품하고 새것이 들어온 상태다.
이득을 얻기 위해 계속 썼다면 비난을 받아야겠지만 이 한 건을 가지고 3개월 동안 면허정지를 해서 너 죽어 봐라는 너무 과도하면서 뭐라고 할까 악의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그런 강압적이면서 정부의 횡포라고도 느껴지고 그렇다.

- 2016년 다나의원 사건 때문에 의료인 면허 취소나 자격정지 사유에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 사용'이 들어가는 당시 과정에서 '단순 착오로 인한 단 1회 사용'도 행정처분하는 것은 과잉이라는 논란이 있었다. 그래서 단순 착오의 경우 행정처분심의위원회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는데.

계속해서 담당자와 통화했다. 하지만 이미 결론은 내려놓고, 제가 이야기하고 부탁드린 거는 전혀 안 듣는 그런 무슨 벽창호를 대고 말하는 것 같았다. 안 해주셔 가지고 고통스러운 가운데 있다.

- 개업 의사들에게 듣기로는 사실상 3개월 문 닫으면 환자도 다 없어지고 폐업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하더라. 그래서 일단은 행정처분을 불복하고 행정소송으로 대응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 이상 통로가 없으니까. 그렇다. 행정심판이 있고, 행정소송이 있는데 행정심판을 먼저 하고자 한다. 거기서 어느 정도 정상참작이 되면 좋겠다. 그것마저 안 하면 무조건 3개월 면허정지이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 

- 행정처분서에는 언제부터 문을 닫으라고 했나?

12월부터 문 닫는다. 결정이 난 이후부터 3개월, 6개월 이내에 면허정지를 시킨다. 그래서 12월에 하자고 일단 그렇게 해 놓은 상태다. 

- 혹시 하고 싶은 말씀이나 여쭙지 못한 얘기는?

의사들도 국민이다. 그 범죄자라고 당연시하면서 행정처분하기보다는 국민이 소명하는 내용을 충분히 받아들으려고 하면 좋겠다. 행심위에서 재검토해 줄 수 있는데 왜 안 해 주셨는지 참 안타까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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