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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렘데시비어 임상 결과 나와… 회복기간 31%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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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렘데시비어 임상 결과 나와… 회복기간 31% 단축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0.05.25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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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1일부터 중증환자 렘데시비어 긴급사용허가 승인
서울대 오명돈 교수, 국내 유일 연구책임자로 美 NIH 임상시험 참여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렘데시비어가 코로나19 폐렴 환자의 회복 시간을 단축시킨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은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주도한 렘데시비어(remdesivir) 임상시험 결과가 23일(미국 시각 22일 오후) 발표됐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오명돈 교수가 연구책임자로 서울대병원이 유일하게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은 코로나19 폐렴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어 또는 위약을 10일간 투여한 임상시험 결과, 렘데시비어 치료군의 회복 시간이 15일에서 11일로 31% 단축된 것을 확인했다. 이 결과를 근거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5월 1일, 산소포화도 94% 이하로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 대상 렘데시비어 긴급사용허가를 승인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이 코로나19 폐렴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어 또는 위약을 10일간 투여한 임상시험 결과, 렘데시비어 치료군의 회복 시간이 15일에서 11일로 31% 단축됐다. ⓒ 서울대병원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이 코로나19 폐렴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어 또는 위약을 10일간 투여한 임상시험 결과, 렘데시비어 치료군의 회복 시간이 15일에서 11일로 31% 단축됐다. ⓒ 서울대병원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의 주도로 약 2개월간, 전 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국가·다기관 임상시험이다. 미국 45개 의료기관, 유럽과 아시아 28개 의료기관이 참여했으며 특히, 아시아에서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가 참여했다. 다국가·다기관 공동 연구 덕분에 2월 21일 환자등록을 시작한 지 두 달여 만에 1000명이 넘는 환자를 모집했으며, 임상시험의 ‘gold standard’라고 하는 이중맹검, 위약 대조 연구 디자인으로 렘데시비어의 효능을 평가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임상시험은 이미 중국에서 시도된 바 있다. 중국의 렘데시비어 임상시험에는 후베이성의 10개 의료기관이 참여했으나, 중국의 환자 수가 급감하면서 목표 환자 수의 절반 수준인 237명 모집에 그쳐 렘데시비어의 효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

렘데시비어의 제조회사인 길리어드사가 지원하는 임상시험도 비슷한 시기에 진행됐다. 이 임상시험의 디자인은 위약군을 두지 않고, 5일 치료군을 10일 치료군과 비교하는 방식이었다. 그 결과, 렘데시비어 5일 치료군과 10일 치료군의 치료 효과나 부작용은 서로 비슷한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위약 대조군이 없어 그 효과가 위약보다 더 좋은지 알 수 없는 한계를 가진 연구였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의 연구는 앞서 시행된 두 연구의 한계를 모두 극복하고 렘데시비어의 치료 효과를 확실히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국가 연구기관의 주도로 이뤄져 치료 효과에 상관없이 정확한 결론을 얻을 수 있는 이중맹검, 위약 대조 디자인으로 임상시험이 가능했다. 이는 공공기관이 임상 연구를 수행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환자 상태를 ①입원하지 않음, 활동 지장 없음 ②입원하지 않음, 활동 지장 있음 +/- 집에서 산소 필요 ③입원함, 산소 필요 없음+진료 필요 없음(격리가 필요해서 입원 중인 사례) ④입원함, 산소치료 필요 없음+진료 필요함(코로나19 관련 또는 다른 의학적 상황으로) ⑤입원함, 산소 치료 필요함 ⑥입원함, 비침습 호흡, high flow O2 devices ⑦입원함, 기계호흡, ECMO ⑧사망으로 구분했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기준은 ⑤, ⑥, ⑦ 상태의 환지이며, 렘데시비어 치료 개시 후 ①, ②, ③에 도달하면 회복으로 정의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오명돈 교수. ⓒ 서울대병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오명돈 교수. ⓒ 서울대병원

따라서 회복된 환자는 퇴원이 가능하거나 입원해 있더라도 산소치료가 필요 없는 상태이다. 이러한 회복이 15일에서 11일로 4일 단축됐다는 것은 인공호흡기나 중환자실, 산소와 같은 의료 자원의 투입이 줄어들어 의료 자원이 부족한 팬데믹 상황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효과라고 오명돈 교수는 해석했다.

오명돈 교수는 “이번 임상 연구를 통해 렘데시비어는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게 됐다”며 “앞으로 진행될 치료제 임상시험에서는 위약 사용이 윤리적으로 허용되지 않아 추후 개발될 코로나19 치료제는 렘데시비어보다 월등하거나, 최소한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제 렘데시비어가 코로나19의 표준 치료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또 “렘데시비어의 치료 효과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다”면서 “이번 렘데시비어 임상시험은 proof of concept를 제공했고, 앞으로 RNA-dependent RNA polymerase를 더 잘 억제하는 제2세대, 제3세대 약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바이러스 증식 과정의 다른 부위를 타깃으로 하는 항바이러스제와 인체의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약제들도 앞으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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