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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즐기려는 엄마들 때문에 소아과 오픈런”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이 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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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즐기려는 엄마들 때문에 소아과 오픈런”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이 할 말?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3.12.0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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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과의사회 “우봉식 원장, 망언으로 의사에 대한 국민 신뢰 잃게 해”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소아과 오픈런 사태의 원인을 엄마들이 일찍 진료받고 브런치 타임을 즐기기 위해서라고 주장한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에 대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가 사퇴를 촉구하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우봉식 원장은 지난 4일 발간한 의협 의료정책연구원 계간지 ‘의료정책포럼’에 ‘필수의료 위기와 의대 정원’이라는 제목의 시론을 썼다. 우 원장은 시론을 통해 소아과 오픈런 사태의 원인을 “최근 젊은 엄마들이 소아과 진료가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맘카페 등에 악의적 소문을 퍼뜨리면서 동네 소아과가 문을 닫는 경우도 늘어났고,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들이 늘어나면서 아침 시간에 환자가 집중되는 것도 또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더러 젊은 엄마들이 일찍 소아과 진료를 마치고 아이들을 영유아원에 보낸 후 친구들과 브런치 타임을 즐기기 위해 소아과 오픈 시간에 몰려드는 경우도 있어서 ‘소아과 오픈 때만 런’이지 ‘낮 시간에는 스톱’”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소청과의사회는 “동네 소아청소년과 의원부터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까지 모든 소아의료 인프라가 붕괴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라며 첫 번째로 타 국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진찰료에만 의존해야 하는 소아청소년과의 현실을 들었다.

여기에 저출산과 코로나19가 겹치면서 동네 소아청소년과 의원들이 대거 폐업했고, 이에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일자리가 줄면서 소아청소년과 전공을 희망하는 의사들이 줄어들어 결국 대학병원, 상급종합병원의 소아의료 마비 사태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소청과의사회는 “또 다른 원인은 몇 년 전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사고 이후 소아청소년과를 전공하면 심지어 교수까지도 치료 결과가 안 좋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고, 교수, 전공의 할 것 없이 5년 넘게 형사 재판에 시달리는 것을 보며 자연스레 소아청소년과를 기피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나마 남은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으로 밤새 아팠던 아이를 들쳐업고 부모들은 뜀박질할 수밖에 없고, 어렵게 치료받고 나서는 아이를 돌봐 줄 조부모나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뒤로하고 직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현실을 설명했다.

소청과의사회는 또 “아이의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치료의 연속성이 보장되는 동네 소아과 선생님이 낮 시간에 아이를 진찰 후 적절한 처방을 하고 부모가 아이를 직접 돌볼 수 있도록 국가가 보장하는 것이 가장 합당한 방안”이라며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밤늦게까지 진료하는 달빛병원을 대거 만드는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지적했다.

아이가 아프면 회사 눈치 보지 않고 부모가 결근하거나 퇴근할 수 있는 제도 등을 도입한 스웨덴은 1995년 1.73명을 기록한 후 1998년과 1999년에 1.5명까지 하락했던 출산율이 2000년부터 상승 추세를 보이며 2016년 기준 1.85명까지 올라왔다. 소청과의사회는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이라면 달빛병원이 아니라 이런 제도를 도입하라고 정부에 요구했어야 마땅하다”라고 일침을 놨다.

이와 함께 “우 원장은 14만 의사들의 대표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 싱크탱크인 의료정책연구원 원장직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 ‘소아과 오픈런’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정부와 정치권에 그에 합당한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해야 할 지위에 있다”라며 “그런데 제대로 된 분석 없이 ‘젊은 엄마들이 일찍 소아과 진료를 마치고 아이들을 영유아원에 보낸 후 친구들과 브런치 타임을 즐기기 위해 소아과 오픈 시간에 몰려드는 경우가 있다’라고 망언을 하다니 기가 차다”라고 토로했다.

소청과의사회는 “국민 공감을 하나라도 더 얻어도 시원치 않을 중요한 시점에 의료 현장의 제대로 된 상황 파악이나 분석조차 못 하고, 중책을 맡은 상태에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며 의사들에 대한 국민 신뢰를 잃게 한 우봉식 소장은 당장 사퇴해야 마땅하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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