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의 의료기관 처벌·구상권 언급에 의료계 “고생하고 뺨 맞는 격”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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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의 의료기관 처벌·구상권 언급에 의료계 “고생하고 뺨 맞는 격” 분통
  • 경기메디뉴스 김선호 기자
  • 승인 2020.03.2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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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오늘 이 상황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책임은 얼마나 큰 것인지?” 반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유튜브 방송 캡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유튜브 방송 캡처

정부와 지자체가 "요양병원 등에서 코로나19의 확산 책임이 해당 시설에 있을 경우 책임자를 법적 처벌하거나 요양병원 등에 환자 치료비의 구상권을 행사하겠다."라고 하자 의료계가 "고생하고 뺨 맞는 격"이라며 격앙된 분위기이다.

지난 19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브리핑에서 “시설 및 병원의 관리 소홀로 대규모 감염병 확산이 확인되는 경우 책임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20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윤태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총괄반장도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대한 행정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행정명령을 위반하여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해당 기관에 대한 손실보상 및 재정적 지원을 제한하고, 추가방역 조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까지 검토할 예정이다. 귀책 사유에 따라서는 환자 치료비에 대한 구상권 청구까지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의료계는 서로 보듬어야 할 상황에서 의료기관에 책임을 전가하는 정부와 지자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A의사는 “이젠 병원 내 감염이 생기면 처벌하겠다고 한다.”라며 “고생하고 뺨 맞는다고 제대로 된 보상은커녕 마스크 한 장도 못 받으면서도 알아서 일선을 지킨 대가가 이렇게 돌아오나 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의료계의 분통은 20일 오후에 진행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코로나19 기자회견에서도 불거졌다.
 
의협 기자회견은 코로나19 임상정보 공유 및 중환자진료 전략 수립에 관한 것이었으나 이에 앞서 정부와 지자체의 행태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 모두 발언이 앞서 나왔다.
 
박홍준 의협 부회장(서울시의사회 회장)은 작심 발언했다.
 
박 부회장은 “오늘 기자회견에 앞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발표에 대해 의료계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라고 운을 뗀 후 “만약 그렇다면 오늘 이 상황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책임은 얼마나 큰 것인지 반문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가 안정을 유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바로 우리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과 의료계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다. 의료진들이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의료기관들이 피해를 감수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환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여전히 정부는 의료계의 거듭된 합리적인 권고를 무시하면서도 오히려 모든 책임을 의료계로 돌리려는 것에 대하여 깊은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그것도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어떤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을 가진 바이러스이다. 병원 내에서 불가항력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해 의료계에 책임을 묻겠다며 심지어는 법적 조치와 소송까지 운운하는 정부에게 매우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최재욱 의협 과학검증위원회 위원장도 책임은 다하진 않고 탁상행정만 한 정부가 그 책임을 의료계에 돌리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최재욱 위원장은 “(의료계는) 이미 2월 초부터 정부에 요양병원 요양기관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전수 조사를 수차례 권고했다. 이는 방송 등에서도 거론됐다.”라며 “심지어 권영진 대구시장도 필요성을 인정해 요양병원 전수 조사에 관해 본인이 얘기했다. 그런데 30%밖에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앙정부가 요양병원 전수 조사와 관련해서는 현장에 나가지도 않으면서 공문 하나 보내 탁상행정을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의료계는) 요양기관 거주 환자 노인에 대한 코로나 전수 조사를 하자는 의미였다. 아직 그런 부분에 대한 대응조차 하지 않으면서, 중앙정부가 의료기관에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이는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법적 쇼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대본과 질본이 전수 조사를 2번 했다고 한다. (그런데) 2월 전수 조사는 공문을 보내 중국 간병인 등에 대해 묻고 전수조사했다는 거다.”라며 “(의협의 제안은) 고령자 기저질환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시) 치사율이 중요해서 그래서 전수 조사를 강력히 요청한 것이었다. 직접 방문은 하지 않고 공문 만 보내고 전수 조사한 것이다. (지금은 정부나지자체가 의료기관의) 책임소재를 운운할 때라, 생각 않고 있다. 유감스럽다.”라고 말했다.
 
지난 2월 17일 정부는 요양병원 요양시설 등 취약시설과 관련해서 종사자에 대해서는 중국 등을 다녀온 뒤 14일간 업무 배제하고, 해외여행 이력이 없더라도 기침 발열 등 관련증상이 있을 경우 관련 업무 배제하고 검사를 실시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공단 지사를 통해 이를 지키는지 전수조사하며, 요양병원에서는 매주 월요일마다 현황을 보고하도록 한다고 했다.
 
당시 공문을 접한 요양병원 종사자들과 의료계 인사들은 정부가 공문 하나로 의료기관을 괴롭힌다는 불만이 많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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