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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응급’ 대동맥 박리, 20년 새 수술 성공률 98%까지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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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응급’ 대동맥 박리, 20년 새 수술 성공률 98%까지 높여
  • 경기메디뉴스 김선호 기자
  • 승인 2020.12.2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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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환자 1.7배 증가에도 성공률 향상···해외 유수 병원들과 비교해도 성적 우수
서울아산병원 대동맥질환 전담팀 “풍부한 임상 경험 기반 최적화된 수술 기법 적용한 결과”
대동맥 박리 질환 ©서울아산병원
대동맥 박리 질환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주석중, 김준범 교수팀이 지난 21년간 급성 대동맥 박리 환자 365명의 수술 결과를 분석했더니, 수술 중 혹은 수술 직후 30일 이내 사망한 환자 비율인 수술 사망률을 최근 5배나 낮추며 수술 성공률을 97.8%까지 높였다고 23일 밝혔다.
 
특히 쇼크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와 사망 위험이 더 큰 환자 비율이 최근 1.7배나 늘었음에도 수술 성공률은 향상돼 의미가 더욱 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3대 흉부외과 학회 중 하나인 유럽심장흉부외과 학회 (EACTS, European Association for Cardio-Thoracic Surgery)에서 최근 발표되었다.
 
이번 성과는 세계 유수의 병원들로 이루어진 컨소시엄인 국제 급성대동맥박리학회(IRAD, International Registry of Acute Aortic Dissection)가 발표한 대동맥 박리 수술 성공률이 평균 80~85%인 것과 비교해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동맥은 가장 안쪽의 내막, 근육으로 이뤄진 중막, 가장 바깥쪽의 외막 등 삼중 구조의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대동맥 내막이 찢어져 내막에 흐르던 혈액이 대동맥 중막 쪽에도 흘러들어가게 되는 대동맥 박리는 대동맥이 파열될 위험이 있어 굉장히 치명적인 질환이다.

이때 심장과 가까운 곳의 대동맥 내막이 찢어지면 약물이나 시술로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초응급으로 가슴을 열고 파열된 대동맥을 인조 혈관으로 교체하는 대동맥 치환술을 진행해야 한다.

대동맥 치환술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인공 심폐기를 이용해 심장을 정지시키고 체온을 떨어뜨려 혈액의 순환을 멈춰야 한다. 이때 수술 시간이 길어지면 합병증이나 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숙련된 전문 의료진이 필요하다.

주석중, 김준범 교수팀은 1999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급성 대동맥 박리로 수술받은 환자 365명의 결과를 5년 단위로 나누어 비교했다.

그 결과 1999년~2004년, 2004년~2009년, 2009년~2014년, 2014년~2019년 수술 성공률이 각각 약 89%, 89%, 90.1%, 97.8%로 높아졌다. 즉 수술 중 혹은 수술 직후 30일 이내 사망한 환자 비율인 수술 사망률을 약 11%(1999~2004년)에서 2.2%(2014~2019년)로 5배 가까이 낮춘 것이다. 

쇼크 상태로 병원에 온 고위험 환자 비율이 8.8%에서 15%로 약 1.7배, 대동맥과 심장을 연결하는 대동맥 판막까지 함께 인조혈관으로 치환하는 등 수술 범위가 넓은 복합 수술 비율이 3%에서 23%로 약 7.7배 증가했음에도 수술 성공률을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급성 대동맥 박리 수술 시간을 평균 284분에서 194분으로 약 31.6% 단축했다. 

왼쪽부터 주석중 교수, 김준범 교수
왼쪽부터 주석중 교수, 김준범 교수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과거에는 쇼크 상태의 환자나 대동맥 손상 범위가 넓은 환자는 수술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고위험 환자들을 제외하지 않고 수술했음에도 사망률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었다”며, “이는 서울아산병원 대동맥질환 전담 의료진이 다양한 임상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환자에게 최적화된 수술 기법을 적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준범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대동맥 박리 환자의 약 80%가 고혈압을 앓고 있기 때문에 평소 혈압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지 며칠간 약 복용을 거르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의료진을 찾고 평소 복용하는 약을 잊지 않고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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