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보건소가 일반진료를 재개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보건소의 일반진료를 즉각 중단하고 코로나19 환자 급증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의협은 28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5월 27일 오전 현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9명으로 53일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면서 “특히 이태원 클럽발 7차 감염까지 확인되고 택배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이어지면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2차 대유행에 대한 경고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각 지역의 감염 예방과 방역의 중심적 기능을 수행해야 할 보건소들이 오히려 코로나19 위기가 진정됐다며 일반진료 업무를 재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시 중구와 서대문구, 전라북도 익산시, 강원도 영월군, 충청북도 진천군, 경상북도 청도군 등 다수의 보건소가 일반진료를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협은 “코로나19 위기에서 우리 사회는 대한민국 보건의료 시스템의 허와 실을 돌아보고 있다”면서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지적되는 것이 보건소의 올바른 기능과 역할 정립”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건소는 관련 법령 개정과 지역보건법, 국민건강증진법, 정신보건법의 제정으로 지역보건계획의 수립, 건강증진, 정신보건, 구강보건, 만성질환관리, 재활사업까지 그 역할이 지속적으로 확대됐다”고 전한 뒤, “지방자치제도의 실시와 함께 각 지역 보건소들이 지자체장의 영향력 아래 각종 건강사업을 경쟁적으로 늘이면서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인해 오히려 본연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코로나19에 의한 국가적 감염병 유행 위기에서 전국 250여 시군구에 설치된 보건소는 선별진료와 감염 확산 저지 및 예방을 위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함에도 일반진료 및 각종 보건사업 등으로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차원의 일반진료 지양과 코로나19 총력대응에 대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일사불란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의협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확진자 수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보건소가 다시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망각하고 선심성 일반진료를 재개하는 것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행태”라며 “보건소는 일반진료를 즉시 중단하고 지역 내 감염확산에 대한 대비상황 점검과 대책 수립, 선별진료소 운영 점검, 관내 의료기관과 의료인에 대한 보호, 지원방안 마련 등 코로나19 재유행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를 향해서도 각 지자체가 현 상황에 경각심을 갖고 보건소의 올바른 기능 수행을 통해 총력대응 하도록 강력히 권고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국회에는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시대에서 보건소가 지역의 감염병 대응의 중심적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