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사회는 의대증원 사태 종결을 목표로 8월 1일부터 전국의대학부모연합과 공동으로 용산 대통령 출퇴근길 현수막 투쟁을 시작한 데 이어 8월 5일부터 이태원광장에서 대통령 출근길 1인 피켓 시위를 릴레이로 진행하고 있다. 피켓에는 ▲2천명 의대증원, 교실도 수련병원도 없다. 학습권을 보장하라! ▲의평원 국제기준 검증된 의대교육 국민건강 수호한다는 2개의 구호가 적혀있다. 경기메디뉴스는 1인 피켓 시위 현장을 찾아 단박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 주] |
대통령 출근길 1인 피켓 시위 스물한 번째 주자는 김경태 대한의사협회 감사 겸 성남시의사회 회장이 9월 3일 아침 7시부터 1시간 넘게 진행했다. 아래는 일문일답이다.
- 지난 8월 중순에 이어 두 번째 나오셨습니다. 경기도의사회가 릴레이로 진행하는 1인 피켓 시위는 의대증원 사태 종결이라는 취지에 공감하는 국민이면 누구나 다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약 한 달 전에 제가 여기 나왔을 때는 날씨가 굉장히 더워가지고 땀도 나고 목도 마르고 했는데 벌써 처서가 지나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세월이 또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동욱의 의료정책 이야기 유튜브를 통해서 상황을 지켜봤었는데 공권력에 의한 탄압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되는 마음으로 오늘 두 번째 시위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평화적인 1인 피켓 시위입니다. 관심이 있으신 회원분들, 의사회 임원님들, 전공의 선생님들, 의대생님들, 의대생 학부모님들 언제든지 참석하실 수 있습니다. 대통령 출근길에 우리의 뜻을 보여주는 기회나 계기가 될 수있으니까 많은 의료계 인사분들이 참석해서 힘을 보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지난 8월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브리핑 기자회견에서 의대증원 대국민 담화하는 걸 보면서 많은 느낌이 있었을 텐데요. 감상문이랄까요?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쭉 봤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많은 개혁을 해야 되고, 개혁에는 저항이 따르게 되어 있고, 그런 저항을 무시하고 갈 길을 간다면서 의료 개혁 부분에 대해서 얘기하셨습니다. 많은 부분들에 대해서 말씀을 주셨는데 팩트가 틀린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방에 가보면 응급실에 의사가 없다는데 OECD에서 응급의학과 의사가 미국이 제일 많고 우리나라가 3위입니다. 심지어 응급실에서 일을 안 하고 다른 과 개업을 한다거나 그런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응급실에 의사가 넘쳐나고 응급의학과 의사가 넘쳐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그런 것도 팩트가 틀린 겁니다. 의사들과 37차례 대화를 통해서 의대 정원을 결정했다는 것도 국회 청문회를 통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 않았습니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태와 상황과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많이 틀리고, 잘못 알고 계시는 점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제가 의료붕괴TV 유튜브에 [대통령 기자회견 팩트체크 해 드립니다]라는 영상으로 만들어서 올려놓은 게 있습니다.
본인은 병원에 안 가시고, 한번 지켜보지 않으면서, 응급실을 잘 모르면서 저희 보고 반대만 하지 말고 병원에 한번 가보라 하셨죠. 저희 맨날 병원에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의사들이 반대하고 있고, 종합병원 교수들이 반대하고 있는데 그분들 맨날 병원에 계십니다. 지금도 병원에 계셔서 전공의 빠진 자리 채우고 계신데 누가 누구 보고 병원에 가라고 하는 건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 화요일이죠. 대통령 본인부터 이번 주 토요일 밤에 서울에 있는 어느 종합병원 응급실 한번 가서 보세요. 상황이 어떤지, 환자 제대로 받아주고 있는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응급실이라는 게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있어야 됩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없어요. 그냥 군의관이나 공보의 데려다 놓는다고 응급실이 돌아갑니까?
잘 돌아가고 음식이 잘 나오는 음식점에 고급 전문 요리사가 있었는데 다 빠지고 나서 일반 요리사들 갖다 놓는다고 그 음식점이 옛날 맛이 나옵니까? 안 나오잖아요. 뻔한 건데 응급실에 공보의, 군의관, 일반의 갖다 놓는다고 그게 응급실로 돌아갑니까?
응급실이라는 게 응급의학과 전문의뿐만 아니라 백업 의사들이 있어야 됩니다. 내가 만약에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면 심장내과 선생님들도 계셔야 되고, 흉부외과 선생님도 계셔야지 커버되면서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데 전혀 백업 의사가 없는데도 응급실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말씀은 너무나 현실 인식이 잘못되신 겁니다.
제발 저희 보고 병원에 가보라고 말씀하지 마시고 대통령께서 이번 주말에 서울 시내 사립대학병원 응급실에 한번 가셔서 상황이 어떤지 꼭 봐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
- 의대증원 사태가 2월 6일 2천 명 발표 이후에 8월이 지났고 이제 9월이 됐습니다. 7개월을 넘어서 8개월 째로 접어들었습니다. 국민들도 의대증원 사태를 알게 됐습니다. 오늘 나오면서 이 말씀은 국민들께 꼭 드리고 싶다고 생각하신 게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 기사를 보면서 제가 너무 안타까웠던 게 대한의사협회에서 보도자료로 국민 여러분 추석 때 아프거나 몸이 불편하면 대통령실로 전화 주시고 저희는 모릅니다고 했는데 이러면 안 됩니다. 저희가 윤석열 정부랑 보건복지부랑 싸워야지 국민들 불안에 떨고 있는데 국민들 염장지르면 절대로 안 된다고 대한의사협회에 말씀드렸습니다.
지금 응급실 걱정이 많이 되고 있잖아요. 국민들과 같이 걱정해 주는 모습을 보여야 되고요. 의사협회도 국민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조롱 섞인 보도자료를 내기보다는 국민들을 위하고, 추석에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아이디어를 한번 짜보겠다고 국민들과 공감하면 좋겠습니다.
국민들 너무 걱정하지 않게 저희 의사단체들도 힘을 써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너희 국민들 어디 피해 한번 봐봐라 생각하고 말씀드리면 안 되고, 저희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닙니다. 국민들 건강을 끝까지 지킬 거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테니까 국민 여러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추석 큰 명절을 앞두고 너무 걱정들이 많으실 텐데 사실 저도 저희 부모님 아프면 어떡할까 걱정됩니다.
국민들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의사단체들도 노력하고 있으니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들도 경증 환자 같은 경우는 동네 병원을 이용해 주시고, 중증 환자들은 응급실을 이용하는 성숙된 모습을 같이 보이면서 이 위기를 같이 타개해 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