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3일 오전 경북대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던 내과 의사 A(60) 씨가 숨을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의료진이 코로나19로 사망한 첫 사례입니다. 경북 경산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한 A씨는 지난 3월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앞서 지난 2월 25일 외래 진료 중 확진 환자와 접촉한 뒤 폐렴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내과 의사로서 개원 중인 임상수 림스내과의원 원장이 의료진 보호의 중요성에 관한 글을 보내왔습니다. [편집자 주]

여러분. 고생이 많으십니다.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의료진 보호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스웨덴은 집단면역으로 대응한다고 합니다. 인구 천만인 국민소득 5만 불인 북유럽의 잘 사는 나라지만 의료자원이 부족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합니다. 그동안은 주변 나라에 가서 치료받았으나 지금은 자국민 치료도 안 되는 유럽 상황에서 스웨덴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집단면역뿐일 것입니다.
인구의 50~60%가 전염병에 걸려 면역력이 생겨 전염병이 끝나는 것을 기대하는 방법입니다.
집단면역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의료진 보호입니다.
의료진 보호가 안 되어 의료시설이 폐쇄되거나 의료진의 이탈이 심해지면 전염된 사람은 집에서 살면 살고 죽으면 어쩔 수 없고 하는 상황이 됩니다.
의료진 보호가 없으면 치사율은 더 올라갈 겁니다. 지금 2%에서 이탈리아처럼 10%도 될 수 있습니다. 2%와 10%는 큰 차이입니다. 전염병은 막을 수 없지만, 치사율을 낮추기 위해 미리 대비하여야 합니다.
동네의원이 끝까지 진료할 수 있게 의료진을 보호해야 합니다.
마스크 써서 전염 안 된 것이 아니라 코로나 환자가 안 와서 안 걸린 상황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코로나 환자가 늘어나 동네의원에 오는 코로나 환자가 많아지면 동네의사들은 전염될 것입니다.
동네의원이 문을 닫기 시작하면 더 많은 코로나 환자가 문 연 동네의원으로 올 것이고 전염 위험성도 높아져 자진 휴업하는 의원도 많아질 것입니다. 대학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리면 대학병원은 외래를 폐쇄하고 중증 환자에 집중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의료 공백입니다.
동네의원 의료진이 보호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