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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날 찍어서 기사에 써주세요” 직접 만든 피켓 들고 의대 증원 반대 투쟁 나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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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날 찍어서 기사에 써주세요” 직접 만든 피켓 들고 의대 증원 반대 투쟁 나온 이유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4.07.11 17:44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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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관심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하는 언론 보며 직접 나설 결심”
국민 한 사람으로서 의대 교육·의료시스템 붕괴 심각성 체감
국회 교육위·복지위 소속 의원들에게 직접 발송한 메일 공개
“현 사태는 의정 갈등 아닌, 전공의·의대생이 미래를 걸고 권리 찾으려는 것”
대한민국 의료·교육 시스템 피해 최소화하도록 도움 호소

“교육부는 의평원 압박 중단하라!”
“교육위는 교육부 청문회 실시하라!”
“거짓망발 교육선진화 청문회서 따져보자!”
“의료농단 교육농단 필수의료 사망한다!”
“3천 명 정원에 2천 증원 교육되나?”
“증원학교 대부분 평가기준 미달 예상”

한 의대생 학부모가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경기도의사회 악법저지 비상대책위원회의 의대 증원 반대 제35차 수요 반차 휴진 투쟁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 경기메디뉴스
한 의대생 학부모가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경기도의사회 악법저지 비상대책위원회의 의대 증원 반대 제35차 수요 반차 휴진 투쟁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 경기메디뉴스

지난 10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경기도의사회 악법저지 비상대책위원회의 의대 증원 반대 제35차 수요 반차 휴진 투쟁 현장에 피켓을 든 한 여성이 등장했다. 한 자 한 자 수작업으로 만든 듯한 피켓을 든 여성에게 자연스레 참석자들의 시선이 쏠렸다. 피켓에 담긴 촌철살인 문구들을 보니 범인(凡人)은 아닌 듯싶었지만, 정체는 의외였다.

의대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은 “오늘 투쟁 현장에서 기자들이 피켓을 든 제 모습을 사진 찍어서 기사화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왔다”라며 “의대생 학부모이자 이번 사태를 잘 이해하고 있는 국민으로서, 이번 사태로 인해 의대 교육은 물론이고 의료시스템의 붕괴가 정말 심각하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민인 저도 이렇게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데, 정작 언론에서는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한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들로 국민의 관심을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라며 “의료비상사태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도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 이 자리에 오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 여성은 이번 사태 해결에 앞장서 주길 바라며 지난 7월 1일과 2일,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직접 보낸 메일 내용도 공개했다. 장장 12페이지에 달하는 장문의 글에는 현 사태를 진심으로 우려하는 간곡한 호소와 절규 그러면서도 냉철한 지적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지난 6월 26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의료계 비상 상황 관련 청문회’ 직후 작성한 메일 서두에는 “의대생 학부모라는 입장 때문에 직역 이기주의 프레임을 씌워 공격받게 될까 봐, 이번 사태의 핵심 문제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국민임에도 그동안 의견을 제대로 낼 수 없었다”라며 “그러나 청문회를 통해 투명한 절차 없이 진행된 근거 없는 증원이라는 것에 참석 의원들이 동의한 것으로 판단되어 용기 내서 메일을 보낸다”라고 밝혔다.

여성은 총 일곱 개의 우려 사항을 전달했다. 먼저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 등이 발의한 「의료법」과 「고등교육법」 개정안, 일명 ‘포스텍 의대 신설 지원법’에 대해 “의과학자를 양성할 포스텍 의대 설립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오히려 의대 증원 문제에 악용될 소지가 있지 않겠느냐”라며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의과대학에 예비인증을 주면서 과도한 증원에 따른 의학교육 부실을 무마하는 법안으로 악용될 것을 걱정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평가 일정에 관해서도 짚었다. 여성은 “의평원은 7월에 평가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11월까지 각 대학이 발전계획을 제출하면 내년 2월까지 평가할 것이라고 했는데, ‘포스텍 의대 신설 지원법’이 공포되면 의평원 평가는 무의미한 것이 되지 않느냐”라며 “지금이라도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지 예상 평가가 가능할 것을 굳이 내년 2월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반문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하면서 “언론에서는 재외국인 전형이 7월 8일부터 시작돼 이미 의대 입시 시계가 돌아가고 있다고 기사화 중인데, 정부가 언론을 통해 2,000명 증원이 이미 진행됐다고 강요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라며 “투명하지도 않고 근거도 없는 증원을 이제 어쩔 수 없다면서 갈등의 골을 키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수험생들의 실질적 피해는 9월 수시 접수부터 발생할 것”이라며 “만약 수시 합격한 의과대학이 의평원 평가에서 탈락하면 의사 면허 취득은 어떻게 되는지, 근거 없는 증원으로 교육받을 권리에 피해를 보게 될 의대생들이 수긍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

현재 의대생들은 휴학계를 제출하고 수업을 받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집단 휴학 불가 방침을 고수 중인 가운데, 일부 대학이 2학기 등록금 납부 및 미등록 시 제적이라는 공문을 총장 명의로 학생들에게 발송한 점을 들며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들에게 2학기 등록금을 받고 진급을 시키려는 의도인지도 확인하고자 했다.

보건복지부의 의대 증원 결정 과정의 투명성에도 의문을 표했다. 여성은 “보건복지부는 대학별 실태 조사 자료를 청문회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 학교는 실사조차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라며 “그 외에 보건복지부가 제출하지 않은 의과대학 학생정원 배정위원회 회의록 등은 국민 앞에서 한 약속이므로 반드시 받아서 검토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여성은 이번 사태에 대한 여론 통제도 의심했다. “청문회 이후 국회의원과 의협회장 간 막말 사태가 언론에 도배되고, 정작 청문회 내용보다는 의협이 출입기자를 제한하고 겁박한다는 자극적인 기사만 넘쳐났다”라며 “의대 증원 청문회 내용은 일부러 찾아봐야 알 수 있는 수준이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의대 신설 법안이 쏟아지는 상황을 들면서 “정치적 목적으로 급조된 2,000명 의대 증원에 편승해 지역의료를 위한다는 핑계로 의원들의 정치적 목적을 담은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라고 지적했다.

여성은 “이번 의료비상사태는 의정 간의 갈등이 아니라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걸고,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한 것”이라며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처음부터 7대, 8대 요구안을 내놓았지만 듣지 않고 돌아오라는 말뿐이니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의 대책은 헛될 수밖에 없었다”라고 현 상황을 평했다.

그러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고, 조속한 해결만이 파국을 방지하는 길”이라며 “부모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현 의료비상사태가 대한민국의 의료와 교육 시스템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되도록 도와달라”라고 부탁했다.


다음은 의대생 학부모와의 일문일답.

10일 진행된 의대 증원 반대 제35차 수요 반차 휴진 투쟁 현장 모습 ⓒ 경기메디뉴스
10일 진행된 의대 증원 반대 제35차 수요 반차 휴진 투쟁 현장 모습 ⓒ 경기메디뉴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의과대학 예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Q. 수요 반차 휴진 투쟁은 어떻게 알고 오셨나요?
 -의대생 학부모 카페를 통해 수요일마다 대통령실 앞에서 의대 증원 반대 수요 반차 휴진 투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경기도의사회에 미리 참석 의사를 알리고 온 것은 아닙니다. 제가 만든 피켓을 들고 나가 시위를 하면 현장의 기자들이 제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제 의견을 기사화 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만약 현장에 기자가 없다면 직접 제가 피켓을 들고 있는 사진과 글을 기자들에게 메일로 보낼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경기도의사회 강봉수 총무부회장을 뵙게 됐고, 이런 제 뜻을 대신 전해주시길 부탁드리게 됐습니다.

Q. 평범한 소시민이 투쟁 현장에 나갈 결심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언론도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것을 느꼈고요. 6월 26일 ‘의료계 비상 상황 관련 청문회’ 이후 청문회 내용에 대한 보도는 찾아볼 수 없고, 의협회장과 강선우 의원 간 막말 역사가 헤드라인으로 뜨더니, 다음 날에는 의협이 일부 언론사 기자의 출입을 제한했다면서 의협이 언론을 겁박한다는 기사로 도배되는 것을 보면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의대 증원 문제의 핵심을 꿰뚫고 계시는데, 처음부터 관심이 많고 적극적으로 행동하셨나요?
 -아이가 휴학하겠다고 했을 때, 사실 왜 휴학을 하려는지 잘 몰랐지만, 아이의 뜻이니 동의했습니다. 이후에 왜 의대생들이 휴학하고, 전공의들이 사직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기사, 사설, 유튜브 등 여러 자료를 찾아보게 됐고, 이런 사태가 일어나게 된 원인과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한때는 전공의, 의대생들을 비하하고 욕하는 기사 댓글에 사실은 이렇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설명해 봐야 소용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Q. 투쟁 현장에 나간다고 했을 때, 자녀의 반응은 어땠나요?
 -과묵한 성격의 아이가 피켓 마지막 작업인 코팅지 붙이는 일을 도와주더라고요. 말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저의 행동을 지지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Q. 피켓을 손수 만드셨는데, 문구 하나하나 새길 때의 심정도 궁금합니다.
 -밤 9시에 문구점에서 재료를 사 온 뒤 자정부터 작업을 시작했더니 아침 7시에 끝이 났습니다. 피켓을 만들다 보니 해가 서서히 떠오르더군요. 저렇게 밝게 떠오르는 해처럼 제발 지금의 이 문제도 밝게, 올바른 방향으로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기원했습니다.

Q. 국회의원들에게 메일을 보낸 지 열흘이 지났는데, 회신이 왔나요?
 -국회의원들로부터 회신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세 분은 아직 메일을 열어보지도 않았습니다. 메일 확인 부탁드린다고 전화까지 했는데도요.

Q. 국민들이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당장 제 주변을 보자면, 초기에는 언론의 의사 악마화에 동조된 이들이 많아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는데 요즘은 이해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당장 불편이 없으니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참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대한민국 의료와 교육이 망가지고 있는데 말이죠. 이는 국민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하는 언론의 문제이기도 하고, 일반인들이 뉴스를 접하는 방식이 휴대폰 작은 화면 속 포털사이트 메인 기사 위주인 탓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의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우리 국민들이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균형 잡힌 생각으로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 계획은 어떠한가요?
 -이번 사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국민의 한 사람이며 학부모로서 이렇게 잘못된 방향으로 의대 증원이 강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의대 증원 반대 투쟁에 참석할 의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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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돌 2024-07-11 22:33:37
의대생 학부모님들 더운데 반차내고 이런시위까지 하시느라 수고 많았어요. 의대증원 원점 재논의 기원합니다. 응원합니다.

몽이맘 2024-07-11 22:32:39
의대생만 맘 고생하는 게 아니군요 그 부모님들은 더 힘드시겠어요 잘해결되길 바랍니다.

느타나무 2024-07-11 22:30:35
언론이 기사도 올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인터뷰한 말 그대로 실어만 줘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미 2024-07-11 20:30:50
감사합니다. 기자님. 부모님 . 응원합니다!

석준 2024-07-11 19:57:45
정부는 개악을 멈추고
국민들에게
k의료를 다시돌려주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