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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사제가 오히려 지역의료 ‘붕괴’ 가져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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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사제가 오히려 지역의료 ‘붕괴’ 가져올 수도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4.07.0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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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의연, ‘지역의사제법’ 실효성·형평성 등 문제점 지적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지난 6월 21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과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같은 날 발의한 ‘지역의사제법’에 대해 바른의료연구소(이하 바의연)가 “지난 21대 국회에서 계류하다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던 지역의사제법과 큰 차이 없는 법안이 다시 발의됐다”라며 또 한 번 지역의사제법의 문제점을 짚었다.

바의연은 지역의사제법의 문제점으로 크게 지역의사전형의 실효성과 학년 내 역차별, 의무복무 규정에 대한 위헌성과 형평성, 지역의료 활성화에 실효성 없는 의무복무 규정 등을 꼽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역의사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일반전형 입학생들과 일부 다른 과정을 겪는다. 김원이 의원이 발의한 지역의사제법 제4조 3항에는 ‘지역의사 선발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에 대하여는 공공의료 관련 과정, 지역 내 실습 과정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과정을 추가로 이수하게 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고, 김원이 의원과 박덕흠 의원이 발의한 지역의사제 모두에서 지역의사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에게 국가가 장학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바의연은 “입학 당시부터 결정되는 이질적인 교육과정과 향후 진로 및 장학금 수혜 등의 차이 때문에 학년 내에서 분열과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보건복지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지정하는 기관·시설에서 10년간 복무해야 하는 의무복무 규정에 대해서도 “외국과 비교하면 복무기간이 긴 까닭에 중간 탈락자가 속출할 가능성이 크고, 장기 의무복무는 과잉금지의 원칙 위배,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 거주지 이전의 자유 침해와 같은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요소가 있다”라고 우려했다. 만약 제도 시행 이후 헌법소원 등을 통해 해당 법안이 위헌 결정을 받게 되면, 지역의사전형이 의대 입학의 편법적인 통로로만 악용될 가능성도 지적했다.

바의연은 “실제로 지역의사제와 유사한 제도를 시행했던 해외 사례를 보면, 면허 취소까지 시키는 것은 위헌이라는 이유로, 장학금만 반환하면 의무복무를 하지 않아도 돼 실효성 논란을 빚었다”라며 “국내에서도 경찰대를 로스쿨 진출을 위한 통로로만 이용하고 이탈해 원래 취지인 경찰 간부 육성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 사관학교에서 장기 군의관 양성을 위해 우수 자원을 의과대학에 위탁교육 보냈으나, 이들이 의사 면허 및 전문의 자격 취득 후 편법으로 이탈해 제도 시행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 경우 등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미 법안 자체에도 편법을 통한 의무복무 회피가 가능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 또는 심신의 장애가 있는 경우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해당 사유가 없어질 때까지 의무복무 회피가 가능하다. 문제는 질병 또는 심신의 장애라는 상황이 의학적인 판단에 의해 매우 주관적일 수 있다는 점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득이한 사유는 언제든 새로 만들어지거나 없어질 수 있는 가변적인 규정이라는 점이다.

또한 법안에는 전문의가 되려는 의무복무 의사가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전문과목을 전공으로 수련하는 경우 그 수련 기간을 의무복무 기간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어떤 전문과목을 수련 전문과목으로 지정하는가에 따라서 개인별로 수련 기간이 의무복무 기간에 최소 3~4년씩 포함돼 특혜 및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에 더해 의무복무 기간이 종료된 이후 왕성한 활동력과 숙련도를 갖춘 의사의 상당수는 해당 지역을 떠나 대도시로 이동할 것을 예상했다. 바의연은 “결국 지역의사제는 10년 동안 숙련된 필수의료 분야 종사 의사들을 대도시에 대량 공급하는 제도로 전락하게 된다”라며 “지역의료를 살려보겠다고 만든 제도가 의사들의 대도시 집중 현상만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의사도 인간이고 한 명의 생활인으로서 더 나은 의료 환경과 생활 인프라에서 의사 생활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라며 “이러한 대도시 집중화 현상은 막을 수 없고, 비난할 수도 없다”라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지역의사제로 인해 벌어질 지역의료 시장의 교란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의사제법이 실시되면 기존에 지역에서 일하던 의사들의 경우, 의무적으로 해당 지역에서 일해야 하는 지역의사제 의사들과 경쟁해야 한다. 한정된 일자리와 감소하는 인구 상황에 이러한 경쟁 구조는 결국 기존 의사들의 이탈을 불러오고, 지역의사제 의사들만 지역의료를 책임지다 의무복무를 마친 의사들이 떠나고 제도마저 종료되면 지역사회 필수의료는 대규모 공백 사태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바의연은 “결국 잘못된 제도로 인해 오히려 지역의료가 완전히 붕괴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는 저수가 시스템 때문에 많은 환자를 보아야 의료기관의 운영 및 유지가 가능하기에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는 의료기관이 생존하기 어렵다”라며 의료 취약지 문제의 핵심은 저수가와 열악한 인프라인 점을 들었다.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는 지역 의료기관의 경영난 해소를 위한 수가 인상과 세제 혜택 등을 제시했다. 바의연은 “그럼에도 필연적으로 의료 공백 지역이 일부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며 “민간의료기관이 진입하기 어려운 지역에 한해 국가가 내실 있게 의료 서비스 제공을 책임져주면 훨씬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바의연은 “정부가 지방을 중심으로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을 발표하자 수도권 학생들이 지방으로 유학 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이렇게 일정 기간만 지방으로 이동한 학생들이 의사가 된다면, 이들이 지역의료에 종사할 가능성은 극히 낮을 수밖에 없다. 이는 지역의사전형을 통해 입학하는 학생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의료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식견 없이 국회에서 양산되는 포퓰리즘 법안은 제도적으로 제한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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