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7-17 11:09 (수)
2000년대 의대 정원감축이 의료계 요구 수용? “정부가 언제부터 의료계 말 들었다고”
상태바
2000년대 의대 정원감축이 의료계 요구 수용? “정부가 언제부터 의료계 말 들었다고”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4.07.01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무리한 의대 신증설로 공급 과잉 우려한 복지부 뜻, 의료계 요구 수용으로 호도 말라”

보건복지부가 의약분업 이후 의대 정원감축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의 감축 주장에 따른 합의 후속 조치였다고 밝히자, 의협이 “2000년대 의대 정원감축이 의료계 요구를 수용한 것처럼 호도하지 말라”라며 맞섰다.

의협은 “예나 지금이나 아무리 합리적 주장이라도 정부가 의료계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은 쉽사리 일어나지 않는다”라며 “당시 의대 정원감축은 의약분업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의약분업 후속 조치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IMF 사태와 의약분업 요인이 정원감축 논의에 속도를 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의대 정원감축의 진짜 이유는 1990년대 당시 정부의 무리한 의대 신증설 정책 때문이었다”라고 주장했다.

부분별한 의대 신증설 관련 보도 ⓒ 대한의사협회
부분별한 의대 신증설 관련 보도 ⓒ 대한의사협회

의협은 “1990년대 들어 우후죽순으로 의대가 신설되어 의사인력 과잉 공급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고, 김영삼 정부 재임 중 무려 9개 의대가 신설되면서 장기적으로 의사인력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졌던 사실을 보건복지부는 상기하라”라며 당시 주요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먼저 199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책보고서 98-11호 ‘의약인력의 수급전망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2012년 약 2,700명의 공급 과잉이 예측되고, 우리나라의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는 2002년에 150명(한의사 포함 시 175명), 2012년에 191명(한의사 포함 시 226명)으로 급격히 증가하게 되며, 외국에서의 의사 공급 과잉 상태인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 범위인 150~200명은 2002년에 도달하게 된다고 예측했다.

또, 미국 COGME의 보고서에 따르면, 21세기 초의 적정한 환자 진료를 위한 인구 10만 명당 필요 의사 수는 대략 145명에서 185명으로 보고된 것을 들며, 우리나라의 인구 10만 명당 진료 의사 수는 2002년 136명(한의사 포함 시 159명), 2005년 157명(한의사 포함 시 184명)에 달해 2002년에 목표를 달성하고 2007년 이후에는 적절한 의사 수를 초과 공급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해당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두 가지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의사 공급의 과잉이 예상되므로, 의대의 입학정원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됐으며, 특히 2012년 의사 인력의 수요와 공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2002년 입학정원을 일시 감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의협은 “2002년 당시 보건복지부도 자체분석을 통해 10년 뒤인 2012년 이후에는 의사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의사인력 과잉 공급을 예상했다”라며 “이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와 합의해 2004년부터 의대 입학정원의 10%를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약분업 당시 의·정 협상 최종결과를 보더라도 의대 정원 10% 감축 추진은 의약분업 때문이 아니라, 의과대학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이미 그전에 발표된 계획에 의하여’ 추진되는 것임을 분명히 적시했다”라며 “2002년 4월부터 운영되었던 대통령 직속 의료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서도 의사인력 수급 정책에 대한 토론회 등을 통해 향후 의사 공급의 과잉이 예측되므로 의대 입학정원의 조정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져 의대 정원감축의 근거가 되었으며, 30% 감축하는 방안까지 검토된 바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에서 발간 예정인 ‘의대 입학정원 변동에 대한 역사적 고찰’ 보고서에서도, 의대 정원감축은 1997년부터 3년간 더 이상의 부실한 의대 신설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으며, 의사단체의 요구로 인한 것이 아닌 정부의 결정이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이 같은 사실에도 정부는 의료계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잘못된 사실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핵심은 과거나 지금이나 의대 정원을 과학적이고 객관적 추계에 의한 도출이 아닌, 주먹구구식이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정부의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더 이상 이런 지엽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을 지양해달라”라며 “의료 공백 속에 고통받는 국민과 환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의료계의 신뢰를 짓밟는 여론 호도와 일방적 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이제부터라도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양측이 충분한 소통과 협의를 통해 적정 의사인력에 대한 합리적인 정책을 도출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