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6-23 07:17 (일)
흉부외과 전문의 60%, 주 65~90시간 근무로 번 아웃 상태지만 전공의 선택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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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전문의 60%, 주 65~90시간 근무로 번 아웃 상태지만 전공의 선택 ‘지지’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4.06.0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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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학회, 전문의·전공의 대상 설문조사 결과 발표
전문의 60% “사태 종결돼도 흉부외과에 남는 전공의는 반도 안 될 것”
전공의 55% “가장 중요한 복귀 전제 조건은 필수의료 패키지 재검토”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필수의료 과목인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주 65~90시간 근무에 혹사당하면서도 전공의들의 선택을 지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타까운 점은 의대 증원 사태가 종결되더라도 흉부외과에 남는 전공의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이하 흉부외과학회)가 2024년 제38차 춘계통합학술대회에서 실시한
전문의·전공의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술대회 참여 전문의 131명 중 주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전문의의 비율은 61.1%로 나타났다. 응답 전문의 중 65%는 주말에도 5~20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답해 실질적으로 60%를 넘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주 65~90시간 이상 근무라는 극한의 조건에서 환자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조사 대상의 80%는 주중 당직을 시행하고 있으며, 20% 이상은 이틀에 한 번 이상 당직을 서고 있다고 답했다. 야간 근무와 주간 근무 사이의 휴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번 아웃 정도가 심해졌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58%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흉부외과학회의 자체 조사 결과인 2017년 51%보다 상향된 수치다.

흉부외과의 만성적인 위기 원인으로는 57.3%가 낮은 수가, 27.5%는 의료 집중 현상을 들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65.5%가 수가 현실화라고 주장했다. 의대 증원이 필수의료로서의 흉부외과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향후 전공의 복귀 전망은 매우 어두웠다. 응답자의 99.2%는 전공의의 복귀가 어렵다고 보거나 판단을 유보했다. 그러면서도 전공의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한다는 의견이 51.1%를 차지했다.

모든 사태가 종결된 후 전공의가 다시 흉부외과를 선택해 전문의로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전망도 충격적이었다. 61.1%가 흉부외과를 계속 선택하는 전공의는 50% 미만일 것이라고 봤다. 전공의 90% 이상이 돌아올 것이라고 보는 이는 5.3%에 불과했다.

전공의 복귀의 전제 조건으로 응답자의 58.8%가 의대 정원 재논의를 들었으며, 수가 정상화와 필수의료 패키지의 재논의가 뒤를 이었다. 특히 필수의료 패키지에 대해 69.4%가 문제가 있거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같은 기간 흉부외과 전공의 107명을 대상으로도 설문조사가 시행됐다. 응답률은 48.6%(52명)로, 현재 연락 두절 상태인 전공의들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응답률이 높아질수록 더욱 치명적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설문조사 결과, 전공의들 스스로도 복귀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빠른 복귀를 전망하는 전공의는 52명 중 단 한 명에 불과했으며, 사태 종결 후 복귀율에 대해 응답자의 70%가 70%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목할 점은 흉부외과 전공의들은 복귀의 전제 조건 1순위로 필수의료 패키지 재검토(55.8%)를 꼽았다는 사실이다. 필수의료 패키지의 내용을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이 88.5%를 차지한 가운데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필수의료 패키지가 오히려 필수의료를 위협한다는 방증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흉부외과학회는 “사명감을 바탕으로 희생을 각오하고 온 전공의의 자긍심을 필수의료 패키지로 대표되는 정책이 훼손시켰으며, 이로 인해 더 이상 필수의료를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 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향후 필수의료 패키지 등을 논의하고 자긍심을 되살릴 정책과 사과 등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흉부외과학회 임청 이사장은 “흉부외과를 지원하는 재원들은 한 학년 3,000명 중 20여 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이미 모든 희생을 각오하고, 환자를 위해 평생을 걸고 흉부외과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인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면 이런 이들이 더 늘어날 것 같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필수의료를 살린다며 시작한 정책이 결국 필수의료 현장에 위해를 가하고 미래의 필수의료를 붕괴시키고 있다. 시간이 지난 후 정말 전공의가 50~60%만 복귀한다면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상황이면 우리나라 흉부외과는 명맥이 끊길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임청 이사장은 또, “전문의 중심병원을 이야기하지만, 전공의가 떠나면 미래의 전문의는 없다. 전문의 중심병원도 없다. 전공의가 없으면 전문의가 없고, 전문의 중심병원 자체가 불가능하다. 전공의가 없으면 미래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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