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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美 의대 50% 폐교 사태, 대한민국에서 재현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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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美 의대 50% 폐교 사태, 대한민국에서 재현될 수도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4.05.3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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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 ‘플렉스너 리포트’ 교훈 통한 현 의대 증원 사태 고찰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1900년대 초반, 160여 개에 달하던 미국 내 의과대학이 의학교육 기준을 적용해 평가한 결과 1930년에는 76개로 줄어들며 50%가 넘게 폐교한 사례가 있다. 의대 증원 정책이 강행되면 우리나라 역시 미국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의대 윤현배 교수와 명선정 교수는 6월 10일 발행 예정인 대한의학회 영문 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JKMS) 39권 22호에 종설(Review Article) ‘The Impact and Implications of the Flexner Report on Medical Education in Korea’를 발표했다.

종설에 따르면, 1910년 미국의사협회의 교육 책임자였던 아브라함 플렉스너(Abraham Flexner)는 실험실과 클리닉에서의 경험을 중요시하며 입학 요건, 교수 수, 재정 지원, 실험실, 임상실습실 총 5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플렉스너 보고서에 따라 해당 기준을 적용해 전국 의과대학을 평가한 결과, 시설과 재정이 열악했던 수준 이하의 의과대학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고, 이는 미국 의학교육에서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을 확립한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플렉스너 보고서의 기본 원칙과 기조의 영향을 받아 기초의학(실험)과 임상의학(실습)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2000년대에는 의학교육 평가인증제도를 도입해 엄격한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한국의학교육평가원(KIMEE)이 이를 전담, 세계의학교육연맹의 국제 기준에 기초한 ASK2026 인증 체계를 사용하고 있다.

ASK2026은 교육과정, 교수진의 질, 교육 자원, 사회 기반 시설 등을 평가한다. 2024년 현재 한국의 의과대학 40개는 세계 기준을 충족하고 있지만, 2025년부터 매년 2,000명씩 의대생 입학을 늘리면, 의대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의학회는 “교육의 질이 떨어지면 필연적으로 상당수의 학교가 ASK2026을 통과하지 못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재학생들은 국가 의사면허 시험 응시 자격이 박탈되며, 학교 자체가 폐교될 수도 있다”라며 “만약 이대로 정책이 강행된다면 1910년경 미국에서 일어난 수준 미달 의대의 대규모 폐교 상황이 우리나라에서 재현되지 말란 법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은 대한민국 의대 교육을 세계 수준에 맞추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며 “정부가 인위적으로 압력을 가해 평가 기준을 낮추는 등의 시도로 무마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의사 양성의 양적 팽창이 가져올 결과를 충분히 예측하고, 이러한 일방적 팽창이 의대 교육의 질적 저하를 가져온다면 모두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 의사단체와 긴밀히 논의하고 협력해 우리 모두가 원하는 학술적인 역량을 갖춘 의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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