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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올 때까지 턴다” 공단에 초법적 의료기관 사찰권 주는 ‘의료법 시행령’ 개정 반대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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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올 때까지 턴다” 공단에 초법적 의료기관 사찰권 주는 ‘의료법 시행령’ 개정 반대 한목소리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4.05.2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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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업무 건보공단에 위탁 근거 신설 ‘반대’
특사경법 도입 위한 초석, 과도한 공권력 남용·기본권 침해 우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최근 보건복지부가 불법 개설 의료기관 단속을 위한 실태조사, 검사 업무 등 일부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에 위탁할 수 있는 근거가 담긴 의료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의료계가 일제히 과도한 공권력 남용과 기본권 침해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건보공단에 특사경을 우회 도입하려는 획책으로, 특사경 도입에 반대하는 기존 입장과 맥을 같이 하여, 과도한 공권력 남용과 기본권 침해 등의 심각한 우려가 있는 이번 입법예고에 대해서도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라고 전했다.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법 제86조제2항에 따라 법 제61조제1항에 따른 검사 및 확인에 관한 업무의 일부를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위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의협은 의료법 제61조(보고와 업무 검사 등) 제2항에 따르면, 행정조사 내지 검사 업무 등의 경우 관계 공무원이 권한을 증명하는 증표 및 조사기간, 조사범위, 조사담당자, 관계 법령 등이 기재된 조사명령서를 지니고 이를 관계인에게 내보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을 살펴볼 때 개정안과 같이 공무원이 아닌 건보공단 직원이 불법 개설 의료기관 단속 권한을 위탁받을 경우 공무원의 권한을 증명하는 증표 등을 제시할 수가 없으므로, 이는 법률의 근거 없이 행정권을 발동할 수 없는 ‘법률유보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의료법 제61조(보고와 업무 검사 등) 제2항을 형해화하는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법령이라고 풀이했다.

또한 “건보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자격관리, 보험료의 부과 및 징수, 보험급여의 관리와 지급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건보공단은 공급자인 보건의료기관과 대등한 관계임을 의미한다”라며 “그런데 수가계약의 당사자인 건보공단에 일방적으로 보건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조사 내지 검사 업무 등을 부여하는 것은 대등한 지위에 있는 보험자와 공급자의 관계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고, 국민건강보험법의 취지에도 반한다”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그렇지 않아도 보건의료기관이 건보공단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건보공단의 강압적인 조사에 시달리다 의료인이 목숨을 끊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건보공단 직원에게 단속 권한까지 부여한다면 보건의료기관 및 의료인에게 심각한 폐해가 발생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라고 우려했다.

특히, 불법의료기관에 대한 단속에는 압수수색 절차가 필연적으로 동반되는데, 공무원에 대한 형사절차상 인권 보호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단속 과정 중 보건의료인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의 직업 수행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 헌법상 영장주의가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고, 이는 결국 보건의료인의 정당한 진료권과 기본권을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 역시 “수년간 건보공단이 불법의료기관 단속을 빌미로 민간 의료기관들을 사찰하겠다는 특사경 제도 입법이 번번이 좌절되자, 이런 식으로라도 의료기관을 압박하겠다는 잔꾀가 아닐 수 없다”라며 “이미 건보공단은 ‘요양기관 현지확인’이라는 방식을 통해서 의료기관들을 압박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의 ‘현지조사’에 비해 무려 10배나 많은 건수를 기록함으로써 의료기관에 엄청난 부담과 고통을 주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불법의료기관의 단속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것은 사법권을 지닌 공무원에 의해 피조사인의 인권을 보호하면서 이뤄져야 하며, 보다 근원적으로는 의료기관 개설 시 지역의사회 신고 등을 반드시 경유하게 함으로써 미리 걸러내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도 해당 의료법 시행령 개정안 반대 의견서를 통해 여러 법적 문제를 지적했다. 먼저, 건보공단의 법적 지위 및 역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현행 제도로도 충분히 입법목적 달성이 가능한 점을 지적했다.

병협은 “‘사법경찰직무법’은 행정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해 수사 활동을 할 수 있는 근거를 제도화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 내에 ‘불법 개설 의료기관 단속팀’이 구성되어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각 지방경찰청과 지자체에 각각 ‘의료범죄전담수사팀’과 ‘민생특별사법경찰단’이 운영되며 불법의료기관에 대한 충분한 경찰권 행사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2020년 3월 개정된 의료법에서 ‘시도별 의료기관개설위원회’를 통해 의료기관 개설 시 불법성 여부를 사전에 검토하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된 점을 들며 전문가 공조로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병협은 “건보공단은 채권자에 불과한데도 사법경찰권까지 행사하게 하는 것은 입법 연혁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또, “조사 업무나 사실확인서 징구 업무 등은 의료기관 개설자의 권리·의무에 직접 관계되는 사항으로 건보공단에 해당 업무를 위탁하는 것은 ‘공무위탁에 관한 일반법’을 위반한 대통령령으로 문제 소지가 있다”라고 했다. 병협은 “공무원이 보유한 권한을 공무원법이 적용되지 않는 민간주체인 건보공단에 한정하여 부여하는 것은 법치행정의 원리를 봐도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개정안에서 건보공단을 수탁기관으로 특정한 것도 법 체계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사무장병원 여부를 가장 먼저 인지할 수 있는 것은 같은 지역의 의사들”이라며 “정부는 의료계를 계속되는 악법으로 몰아붙이기 전에 의료계와 타협해 스스로 규제하고 평가하며 불법의료기관을 적발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정부에 이어 사법부까지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을 부정하며 의료인의 기본권 제한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마당에, 이제는 헌법을 무시하고 건보공단에 사찰권까지 부여하는 것은 고삐 풀린 말에 불침을 놓은 것과 다를 바 없다”라고 규정했다.

이어 “규제 완화를 외치고 발전적 관계를 지향해야 할 정부가 법적 한계를 넘어서 건보공단에 월권적 사찰권을 부여함은 결국 의료인의 정당한 기본권 침해를 노골화함은 물론 의료기관의 위축, 나아가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치는 침탈 행위로 당장 중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불법의료기관의 폐해는 상당 부분이 급여 부분에서 환자인 소비자가 공급자에게 직접 지불하는 방식이 아니고 제3자인 건보공단이 중재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라며 “의료기관에서 청구 대행하는 방식을 소비자인 환자가 공급자인 의료기관에 지불하고 보험관리자인 건보공단에 신청하면 깨끗하게 해결될 문제”라고 전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산하 의료기관과 건보공단이 동등한 입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현재의 일방적인 ‘요양기관 현지확인’은 부당하기 짝이 없다”라며 “의료기관에도 건보공단이 제대로 일을 하는지 감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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