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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필수의료 정책 패키지+간호법 재발의까지, 대한민국 의료 붕괴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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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필수의료 정책 패키지+간호법 재발의까지, 대한민국 의료 붕괴 ‘부채질’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4.05.0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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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의연, 폐기 간호법·재발의 간호법 문제점 분석 발표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하는 의료계의 저항이 이어지는 가운데 폐기됐던 간호법까지 재발의되면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 붕괴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른의료연구소(이하 바의연)는 “정부가 잘못된 신념과 정보를 바탕으로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상황이라면, 국회에서라도 제대로 된 정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오히려 정부에 동조할 뿐만 아니라 지난해 보건의료계의 극한 대립과 혼란을 야기했던 간호법을 재발의했다”라며 폐기된 간호법과 새롭게 발의된 간호법의 문제점을 분석해 발표했다.

먼저, 지난해 폐기된 간호법은 보건의료 업무의 특성상 여러 관련 직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개별 법안을 만드는 것은 보건의료 현장의 혼란을 발생시킬 우려가 크다는 점을 들었다.

한 직역에만 적용되는 법안을 생기면, 보건의료인 면허 및 자격제도에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동시에 개별 법안이 있는 직역과 없는 직역 사이의 형평성 문제도 발생해 협업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간호법이라는 한 직역만을 위한 단독법 제정은 명분도 없고 부작용만 양산하는 법안으로, 지금까지 여러 차례 입법 시도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 외에도 폐기된 간호법은 법안명을 ‘간호법안’이라고 명명함에 따라 간호사라는 한 직역에만 국한된 법안이 아니라 ‘간호’라는 업무와 관련된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등과 같은 직역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법으로 만들어, 이들에 대한 간호사의 지도 권한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점도 지적했다.

바의연은 “간호라는 업무 자체가 태생적으로 가지는 진료의 보조라는 속성을 거부하면서 의사의 지도는 받지 않고, 단독법 제정을 통해 간호와 연관된 타 직역에 대한 지도 권한은 가지고 싶었던 것”이라며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행태는 국회에서 간호법 제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라고 꼬집었다.

간호법 제정 초기, 간호협회 등은 간호법 제정의 목적이 열악한 간호사 처우와 권익을 개선하고, 업무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법안의 본회의 통과가 임박해 오자 법 제정의 본래 목적이었던 간호사 처우개선은 빠지고 ‘돌봄’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바의연은 “간호사들이 의료기관을 벗어나서 지역사회 돌봄을 주도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지도에서 벗어나고, 간호조무사나 요양보호사 등에 대한 지도 권한이 법적으로 보장돼야 했기 때문에 간호법이 필요했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법안 제1조(목적)에 포함된 ‘지역사회’라는 문구를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고, 간호법 최초 발의 시에는 간호사 업무 범위 관련 문구를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라는 의료법에 명시된 본래 내용에서 ‘지도 또는 처방 하에 의해 시행하는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변경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원래대로 수정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최초 발의된 간호법에는 간호조무사협회의 법인 단체화 내용도 포함되지 않았다가 마지막에 포함시켰고, 국회 법사위에서도 문제로 지적된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 관련 문제 등은 마지막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이에 간호조무사들은 간호법의 직접 대상자이면서도 간호법 제정을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직역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바의연은 “간호법을 강행하던 야당의 법안 재발의는 예상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라며 “실제로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은 폐기된 간호법과 거의 동일한 간호법안을 발의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지난해 국회에서 간호법을 반대하고 대통령 재의 요구에도 응해 법안 폐기를 주도했던 여당에서도 새로운 간호법을 발의했고, 그 주체가 간호사이자 기존 간호법 발의자였던 최연숙 의원 외에도 더 있다는 사실은 의료계로서는 충격이라고 전했다.

바의연은 “여당의 이러한 황당한 움직임은 누가 봐도 현재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정부에 강하게 맞서는 의료계에 대한 보복성 입법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풀이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은 전공의 사직 및 의대생 휴학 사태가 심화하던 지난 3월 28일 간호법을 새롭게 발의했다. 이번에는 법안명을 ‘간호사법안’으로 명명하여 이 법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에 국한된 법이라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려고 했다. 또한 법안 제1조(목적)에서 문제가 됐던 ‘지역사회’라는 문구를 ‘보건의료기관, 학교, 산업현장, 재가 및 각종 사회복지시설 등 간호사 등이 종사하는 다양한 영역’으로 구체화해 간호사들의 무제한 영역 확장을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그러나 바의연은 재가 및 각종 사회복지시설에서의 간호 영역 확대가 간호협회 등에서 본래 간호법을 만들고자 했던 핵심 목적이고, 이 부분이 결국 간호법 제정으로 인해 가장 크게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인데도 오히려 이를 명문화한 점을 지적했다.

바의연은 “결국 여당은 간호법이 내포하고 있는 진짜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찰도 없이 기존에 지적된 문제 중 일부만 수정해 법을 급조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여당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기존에 폐기된 법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간호법을 만들어 의료계를 압박하면서도 간호계에 유화적인 입장을 내면, 정치적으로 이득이 될 것으로 판단한 듯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폐기된 간호법의 대표 발의자이자,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에서 재발의한 간호법의 공동 발의자로도 이름을 올린 최연숙 의원 역시 4월 19일 다시 간호법을 발의했다. 바의연은 최연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 대해 “폐기된 간호법의 내용보다 훨씬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조항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라며 “수년 전에 발의됐던 초창기 간호법의 문제를 그대로 다시 집어넣은 수준으로, 만약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부작용은 걷잡을 수 없이 클 것으로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최연숙 의원이 발의한 간호법의 법안명은 ‘간호법안’으로 간호법이 간호사에 국한된 법안이 아니라 간호라는 업무와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법이라는 여지를 다시 만들었다. 또한 법안의 제1조(목적)에서는 ‘간호사 등이 종사하는 보건의료기관, 시설 및 재가 등 다양한 영역’으로 간호사의 활동 영역을 규정함으로써 기존 간호법에서 ‘지역사회’라는 문구를 통해 원했던 것이 시설 및 재가 영역에서의 간호사 권한 확대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또, 법안 제2조(정의) 5항에서 ‘간호사 등’이란 ‘간호사, 전문간호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간병 인력을 말한다’라고 명시해 이 법이 간호사, 간호조무사에 국한된 법이 아니라 요양보호사와 간병 인력까지 포함하는 법이며, 이들 직역에 대한 간호사의 업무 지도 권한을 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법안인 것도 밝혔다. 

간호사의 업무 범위에서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 또는 처방 하에 시행하는 주사, 처치 등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라고 규정함으로써, 간호사의 업무 범위에서 진료의 보조라는 문구를 삭제해 의사의 지도 없이도 간호사가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만들려는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처방 하에 시행하는 주사, 처치’라는 문구를 통해 시설 및 재가요양 상황에서 처방전만 있으면 간호사가 주사 및 다양한 처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법으로 보장하려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 법안 제27조(간호간병통합서비스 등의 제공 등) 2항에는 ‘간호 서비스 등이 필요한 환자와 대상자 등을 대상으로 보건의료기관, 시설 및 재가 등에서 제공되는 간호 서비스 등의 업무는 간호사 책임하에 제공되어야 한다’라는 문구를 포함시켜 사실상 시설 및 재가요양 분야에서 간호사가 없으면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게 만들어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의도도 엿볼 수 있다고 바의연은 부연했다.

바의연은 “현재 대한민국 의료는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라는 무리한 포퓰리즘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여야 할 것 없이 추진되는 간호법 제정은 의료 시스템 붕괴라는 파국을 완성하는 마지막 결정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대한민국 의료의 파국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까지 내몰렸음에도, 아무런 변화도 없는 현실 앞에 좌절감마저 느낀다”라며 “이미 비가역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의료의 완전한 파국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무리한 정책 추진을 멈추고, 국회는 간호법과 같은 포퓰리즘 입법 시도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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