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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역행 병상수급 관리제도, 병상 기능 구분에 따라 이용 체계 구축·손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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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역행 병상수급 관리제도, 병상 기능 구분에 따라 이용 체계 구축·손질해야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4.04.0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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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료정책연구원 ‘병상수급 관리제도에 관한 연구’ 보고서 발간
자발적인 의료기관의 기능 변경 및 병상 기능 변경에 필요비용 지원도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현 병상 관리 정책의 현황을 짚어보고 효율적인 병상수급 관리제도 구축을 위한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최근 ‘병상수급 관리제도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의 일반병상수 및 요양병상수는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재활병상수는 하위 수준에 머무르는 등 다소 기형적인 현상을 보인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고령층의 의료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병상 자원의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인해 건강보험재정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학병원 등에 의한 분원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수도권 병상수 급증이 예고돼 수도권 환자 쏠림, 지역 병원의 인력난 및 경영난, 지역의료 격차 등의 부작용도 우려했다.

해외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은 35개 주에서 병상 신·증설 또는 의료장비 확대 시 수요증명(CON)을 제출하도록 해 보건의료자원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 일본은 335개의 2차 의료권별 기준병상수를 설정하고, 병상기능보고에 입각한 장래 필요병상수 추계를 시행하고 있으며, 기준병상수-현재병상수-필요병상수를 고려해 후생노동대신과 도도부현지사의 협력을 통해 병상기능별 병상수 조정을 꾀하고 있다. 또한 ‘지역 의료·개호 종합 확보 기금’을 마련해 병상의 기능 조정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의료기관의 자발적인 병상 기능 변경을 지원한다.

이번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실효적인 병상수급 관리제도의 정착을 위한 네 가지 개선 방안을 제언했다. 먼저, 병상수급 관리제도 도입 단계에서는 지역 병상수급계획 작성에 필요한 인력, 행정력, 위원회 운영 능력 등을 고려해 지역 병상수급계획 작성의 권한 및 책임을 17개 시·도(대진료권)에 우선 부여하는 것이 제도를 연착륙시키는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또,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에서 설정한 70개 중진료권 구분은 합리성, 현실성 등에 대해 학계, 지자체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으므로, 제도 시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의료현장 및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실효적인 병상수급계획을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기능 구분뿐만 아니라 병상의 기능 또한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병상의 기능을 ‘고도급성기-급성기-회복기-만성기’로 구분한 병상이용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향후 지역병상수급계획에 따라 지역별 의료기관 개설 또는 병상 신·증설을 허가 또는 불허하고자 할 경우, 그 기준과 절차가 명확히 법령에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기관 개설 및 병상 신·증설을 억제하는 방안은 수도권 내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에 우선 적용함으로써 병상, 의료인력, 환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신속히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정책연구원 우봉식 원장은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정부의 기존 병상수급 정책과는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병상수급 정책을 검토한 연구로서, 향후 우리나라 병상 수급정책의 초석이 될 중요한 의미가 있는 연구 보고서”라고 소개하면서 “만일 인구 고령화가 진행된다고 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병상수를 무한정 늘리면 결국 건보재정 파탄을 넘어서 국가 파탄에 이르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수십 년간 OECD 국가들은 지속적으로 병상 공급을 줄여왔는데 그 배경은 고령화에 따른 입원 환자 증가로 인한 의료보험 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우 원장은 또 “우리나라 정부는 수도권 병상 과밀화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 2023년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을 발표했으나, 현재까지 지역별 병상수급계획이 제대로 작성되지 못하고 있고, 병상의 신·증설을 실효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기준, 절차 등에 관한 법령의 정비 또한 미진한 상태”라며 “오히려 최근 수도권에 대학병원 분원 6,600병상 설립이 추진되고 있고, 여기에 필요한 전공의 수급을 위해 의대 증원을 추진할 경우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서 심각한 미래 위협이 될 수 있다”라고 내다보았다.

아울러 “기존의 제1·2기 병상수급 기본시책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미 병상을 보유한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개설 또는 병상의 신·증설 계획 단계부터 지역별, 기능별 필요 병상수를 과학적으로 추산해야 하며, 지역별 또는 기능별로 과잉인 병상수를 억제하거나 부족한 병상수를 증설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등 현실적인 방안들도 제시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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