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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지소 공무원에게 의료행위 허용? …국민건강 포기하는 무책임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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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지소 공무원에게 의료행위 허용? …국민건강 포기하는 무책임한 행동
  • 경기메디뉴스 김선호 기자
  • 승인 2023.06.05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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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의료연구소 "병의원급으로 쉽게 이동하도록 교통 인프라를 확충해야"
소아청소년과의사회 "윤준병 의원은 자신이 잘 아는 교통 인프라를 개선해야"
대한민국 국회 전경 ©경기메디뉴스
대한민국 국회 전경 ©경기메디뉴스

윤준병 의원이 보건지소의 보건진료 전담공무원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데 대해 의료계는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반대하면서 의료기관 교통 인프라를 확충 개선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5일 국회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윤준병 의원은 △지역의료기관의 범위에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설치·운영되는 보건진료소를 추가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주민의 원활한 보건의료를 위하여 여러 개의 보건지소를 통합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하며, △혹여 의사가 배치되어 있지 아니하고 계속하여 배치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보건지소의 경우에는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으로 하여금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에 정해진 범위의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지역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윤준병 의원실은 제안 이유에 대해 "의료 인프라가 낙후된 농어촌 지역에서 지역민들의 건강을 돌보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의 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어 공중보건의사 미배치 보건지소가 증가하는 등 농어촌 지역의 보건의료체계가 악화되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설치된 보건진료소가 지역의료기관에서 제외되어 현행법에 따라 설치된 보건지소와 업무 조정을 하거나 통폐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지역 보건의료기관들의 새로운 보건의료전달체계 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개정법률안은 지난 6월 2일 보건복지위원회로 회부됐다.

보건진료소에는 의사가 배치될 수 없으므로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에서는 간호사 또는 조산사 면허를 가진 사람에게 24주 이상의 직무교육을 실시한 이후에 보건진료 전담공무원 자격을 부여하여 의료행위를 가능하도록 해놓고 있다.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시행령]에서는 보건진료소에서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의 범위를 정하고 있는데 사실상 의사가 하는 거의 모든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윤준병 의원의 법안에 대해 의료계는 국민건강을 포기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제정신이냐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반대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5일 성명에서 "현재 보건지소가 위치해 있는 대부분의 읍·면 지역에는 의원급 의료기관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병원급 의료기관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지소에 공중보건의가 배치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읍·면에 거주하는 주민들까지 무면허 의료행위에 노출되도록 하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국민들의 건강을 포기하는 무책임한 행동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주민들이 읍·면에 위치한 보건지소에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받도록 할 것이 아니라, 읍·면에 위치한 병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고, 응급 이송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또한 "윤준병 의원은 즉각 해당 법안을 철회하고, 자신의 무지와 부주의함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더불어민주당 정읍·고창 국회의원 윤준병은 제정신인가?]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성명에서 "한마디로 말하면 농어촌 지역민들은 의사가 아니라 간호사가 치료해도 된다는 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읍·고창이 전쟁 중인 아프리카 국가인가? 아니면 반군이 출몰하는 동남아시아 국가인가? 공중보건의가 줄어들어서 지역민이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게 된 상태이면 지역 교통 체계를 개선해서 제대로 된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의사에게 진료받을 수 있게 하는 게 국회의원이 할 일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윤준병 의원은 농촌인 자신의 지역구민들에게 물어보라 지역구민들이 간호사한테 치료받고 싶은지 아니면 의사에게 치료받고 싶어 하는지. 윤준병 의원은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보건의료분야에 감히 현장 상황에도 맞지 않게 나설 게 아니라 자신이 잘 아는 교통 인프라를 개선해서 농어촌 주민들이 의사로부터 양질의 의료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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