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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시작됐지만, 의료계에서는 우려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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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시작됐지만, 의료계에서는 우려 가득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3.06.0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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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협 “국민건강과 기존 의료 인프라 고려하지 않은 정책” 비판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코로나19 유행 시기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비대면 진료가 6월 1일부터 시범사업 형태로 전격 시행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개원의협의회(이하 대개협)는 1일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우려와 반대의 뜻을 전하면서 국민건강에 대한 다양한 우려와 기존 의료 인프라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대개협은 “의료 현장에서 환자와의 소통은 중요한 치유 과정”이라며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고 최선의 치료 결과로 이어진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공간에서 인간적인 접촉을 통해 상호 신뢰와 안정감을 얻는 것이 치료 관계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비대면 진료는 이러한 중요한 상호작용을 손상시킨다”라며 “화상 진료나 원격 모니터링은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환자의 실제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진료의 질적 하락을 유발하고 궁극적으로 환자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것을 우려했다.

무엇보다 비대면 진료에 따른 위험이 가장 크게 발생할 수 있는 환자군에 초진을 허용한 부분을 심각하게 봤다. 대개협은 “소아와 65세 노인은 대표적으로 질병의 증상 표현이 어렵고 그 발현이 비정형적”이라며 “또한, 디지털 매체의 활용이 미숙한 환자군으로, 대면 진료조차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환자들에게 비대면 초진을 허용함으로써 대면 진료로는 피할 수 있는 오진의 위험성이 증가해 그 피해가 환자에게 돌아가게 되며, 이에 따른 법적 책임은 의료진이 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진료는 비대면으로 시행하면서, 약의 전달은 대면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현재의 시범사업에 대해 ‘일종의 허무한 블랙 코미디’라고 일갈했다. 대개협은 “대면 진료가 절실한 질병의 진단과 치료는 비대면으로 하고 누가 가져다주던 동일한 약물의 전달은 대면으로 진행하는 이상한 상황”이라며 “게다가 비대면 진료에서 발생하는 시범사업 수가가 약국에도 가산되는 부분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약국에도 30%의 시범사업 관리료가 책정됐다.

대개협은 “이번 시범사업은 어디서든 편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탁상행정가들의 망상과는 전혀 다른 의료 생태계의 붕괴와 문제를 유발해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몰아갈 것”이라며 “국민 건강권을 위협하는 졸속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폐기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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