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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질 낮아 치료 효과 결론 내기 어렵다”라면서 진료 지침에는 매선 치료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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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질 낮아 치료 효과 결론 내기 어렵다”라면서 진료 지침에는 매선 치료 ‘권고’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3.05.0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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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발행 ‘요추추간판탈출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문제점 및 검토-매선 부분」 보고서 발간
동일 저자 해외 발표 논문과 상반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신뢰성 지적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한국한의약진흥원 개발사업단이 발표한 ‘요추추간판탈출증-매선 부분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서 여러 오류가 발견되는 등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최근 「2020년 발행 ‘요추추간판탈출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문제점 및 검토-매선 부분」 보고서를 발간했다.

임상 진료 지침은 대상 질환과 환자를 정의하고, 치료의 과학적 근거 평가를 위해 해당 연구논문의 질을 평가하고 치료의 증거 수준과 권고 강도를 검토해 합리적·과학적 치료 방법의 효과를 입증하는 과정을 통해 개발된다.

이번 연구의 연구진은 해당 지침 개발과정의 적절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료 지침 질 평가에 활용되는 AGREE Ⅱ 방법과 매선 치료의 안전성·유효성 검증을 위해 연구진이 만든 검색식 Rob와 GRADE 도구를 이용해 해당 진료 지침 관련 연구 자료를 분석했다. 매선 치료에 사용하는 의료재료 및 시술 방법 안전성에 대해서는 전문 학회 및 전문가 의견을 청취해 지침의 문제점을 검토했다.

먼저 AGREE Ⅱ를 이용해 해당 임상진료지침 개발과정의 적절성을 평가한 결과, 한의학 지침임에도 영상의학적 진단 방법을 통해 환자를 선택하는 등 ‘정의, 임상 현황, 진단 및 평가’에서 현대의학적 관점으로 기술하고 있어 진단과 치료과정에서의 동일성, 일체감이 부재했다.

또, 요추추간판탈출증에 대한 매선 단독 및 병행 치료에 관한 참고문헌을 분석한 결과, 연구 결과를 분석하는 통계적 방식에서 다수 오류가 발견됐으며 방법론도 심각한 결함이 있어 이를 기반으로 한 지침의 증거 수준을 신뢰하기 어려워 보였다.

매선 치료의 안전성 및 효과와 관련된 연구 자료 분석에서는 지침의 근거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매선 치료에 사용하는 의료재료 및 시술 방법에 대한 안전성을 고찰한 결과, 한의학에서 주장하는 매선 치료의 원리나 효과는 의과학적인 방법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의료재료 및 시술 방법은 현대 의료행위와 거의 동일해 외과적 치료가 필요한 부작용 예측과 그에 대한 치료가 적절히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어 국민건강 위협도 우려됐다.

또한 지침 개발에 참여한 집필진 다수가 해외 저널에 발표한 매선 치료에 대한 체계적 문헌 고찰 및 메타분석 논문에서는 “지침에서 최종 선택된 논문들의 질이 낮아 매선 치료 효과에 대해 결론을 내기 어려운 것”으로 기술한 것이 확인됐다. 이는 지침의 내용과 상반된 결과이다.

지침에 활용된 매선 치료 효과 관련 연구는 주로 중국 연구자들이 중국 학회지에 발표한 자료들로 Journal Citation Reports(JCR)에 등재되지 않은 논문 등이며, 이와 같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요추추간판탈출증 환자에게 매선 치료 권고는 적절하지 않은 치료법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은 “이번 연구 과정에서 지침 개발에 참여한 집필진 다수가 연구자로 게재한 해외 논문에서는 지침에서 최종 선택된 논문의 질이 낮아 매선 치료 효과의 결론을 내기 어렵다는 상반된 내용의 논문을 게재한 사실이 확인됐다”라며, “그런데도 본 지침에는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권고하고 있어 지침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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