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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노력, 괄목할 치료 성과로 꽃 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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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노력, 괄목할 치료 성과로 꽃 피우다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3.04.2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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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서울아산·분당서울대·가톨릭혈액병원 치료 성적 “자랑할 만”

■ 연세암병원, 5,000례 기록 8개월 만에 비뇨기암 로봇수술 6,000례

조혈모세포이식 1만례 기념식에서 의료원 및 병원 주요 보직자와 내외빈, 혈액병원장, 센터장, 교직원들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가톨릭혈액병원
최영득 교수(가운데)와 연세암병원 비뇨기암센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비뇨의학교실 일동이 세브란스병원 수술실 회의실에서 최 교수를 축하해주고 있다. ⓒ 연세암병원

연세암병원 비뇨기암센터 최영득 교수가 최근 비뇨기암 로봇수술 6,000례를 돌파했다. 최 교수는 2005년 첫 로봇수술을 시작하면서 2012년 1,000례, 2017년 3,000례를 달성했고, 2021년에는 5,000례를 돌파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전립선암 환자 수는 2017년 7만 5,987명에서 2021년 10만 9,921명으로 44%나 증가했다. 암이 상당히 진행돼도 잔뇨감 등 배뇨 문제 외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전립선이 골반 안쪽에 있어 수술이 힘든 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로봇수술을 많이 이용한다. 로봇수술은 절개 부위가 약 8mm 정도로 작아 통증과 출혈을 줄일 수 있어 환자 회복을 앞당기고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또한, 특수 카메라로 암 부위를 확대해 볼 수 있어 골반 뒤에 있는 전립선 부위 수술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수술 후 2~3일이면 퇴원할 수 있고, 흉터도 적어 미용 만족도가 높다.

최 교수는 암 병기와 형태 등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술기를 개발했다. 대부분의 전립선암 로봇수술은 복강으로 로봇팔을 삽입해 수술한다. 그러나 이 경우 다른 장기가 다칠 위험이 있다. 이에 최 교수는 배꼽 아래에서 방광 위 공간에 로봇팔을 넣어 수술하는 ‘복막 외 접근법’이라는 안전한 수술법을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립선암 로봇수술이 1~2시간 정도 걸리지만, 최 교수는 많은 경험과 다양한 술기, 복막 외 접근법으로 수술 시간을 20여 분으로 단축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지금까지 개발한 20여 종류의 환자 맞춤형 로봇 전립선 적출술로 수술 환자의 생존 기간도 늘렸다. 최근에는 암 조직을 제거하면서 요도조직과 성 신경은 최대한 남기는 ‘요도-신경-혈관 보존 로봇 적출술’을 개발했다.

■ 서울아산병원, ‘천골질고정술’ 로봇수술 아시아 첫 400례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이사라 교수(왼쪽)가 천골질고정술 로봇수술을 하고 있다. ⓒ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이사라 교수(왼쪽)가 천골질고정술 로봇수술을 하고 있다. ⓒ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이사라 교수가 지난 3월 말, 골반장기탈출증 3기를 진단받은 60대 여성을 로봇수술로 치료하면서 천골질고정술 로봇수술 400례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달성했다.

국내 골반장기탈출증의 1기 이상 유병률은 31.7%로, 우리나라 성인 여성 10명 중 3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환자의 절반 이상이 60~70대일 정도로 노년기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며, 고령화 추세에 따라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3명 중 1명은 재수술을 받을 정도로 재발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골반장기탈출증 치료에 있어 가장 재발이 적고 효과적인 방법은 질과 천골(골반을 구성하는 뼈) 사이에 그물망을 넣어 연결하는 천골질고정술이다. 과거에는 주로 개복이나 복강경으로 천골질고정술이 진행됐다. 개복수술은 흉터가 커 수술 후 통증이 심하며 회복이 느렸고, 복강경수술은 많은 봉합이 필요해 수술 및 마취 시간이 4~5시간으로 길어 합병증 위험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 로봇의 발달로 배꼽 부근에 2.5cm 내외의 구멍 1개만 절개하면 빠르고 세밀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고해상도 카메라로 시야가 10배까지 확대되며, 좁은 공간에서도 움직임이 자유로워 깊은 곳에 위치한 조직 박리와 꼼꼼한 봉합이 용이해졌다.

이사라 교수가 천골질고정술 로봇수술을 시행한 환자 400명(평균 연령 57.8세)을 분석한 결과, 수술 집도 시간은 평균 1시간 20분, 마취 시간은 2시간 30분이었다. 기존 해외에서 보고된 개복수술 3시간 30분, 복강경수술 3~5시간에 비해 현저히 짧았으며 입원 기간은 평균 2.05일이었다. 전체 재발률은 1% 미만이었고, 특히 재발 위험이 더 높은 연령군인 60세 미만 환자 213명에서도 수술 후 재발이 없었다.

■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로봇수술 1,000례 달성 2년 만에 2,000례

분당서울대병원이 지난 4월 12일 산부인과 로봇수술 2,000례 달성 기념식을 개최했다. ⓒ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이 지난 4월 12일 산부인과 로봇수술 2,000례 달성 기념식을 개최했다. ⓒ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가 2007년 12월 다빈치 로봇수술 첫 케이스를 시작한 이후 2021년 1,000례를 돌파한 데 이어 가파른 수술 실적 성장세로 불과 2년 만인 올 2월 2,000례를 넘어섰다.

로봇수술은 손 떨림 보정과 넓은 관절 가동 범위, 섬세한 관절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몸속 깊은 곳까지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 수술 시 출혈과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이전에는 개복수술을 해야만 했던 거대 자궁 근종이나 심한 유착이 있는 어려운 사례도 개복 없이 수술이 가능해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20~40대 젊은 연령층에서 부인과 질환의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로봇수술은 자궁 및 난소 보존을 통해 수술 후 환자들의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으며, 피부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는 만큼 수술 후 흉터가 적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는 자궁근종절제술, 자궁절제술, 자궁질탈출증 환자 치료를 위한 자궁/질 고정술을 비롯해 거의 모든 양성 부인과 질환 수술에 로봇수술을 도입해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1만례 이상의 복강경수술 경험을 가진 부인종양분과 전문의들의 숙련도와 기반 인프라를 바탕으로 자궁내막암 및 초기 자궁경부암 수술에도 로봇수술을 활발하게 시행하며 개복수술에 의존했던 암 수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앞장서고 있다.

■ 가톨릭혈액병원, 국내 최초 조혈모세포이식 1만례

조혈모세포이식 1만례 기념식에서 의료원 및 병원 주요 보직자와 내외빈, 혈액병원장, 센터장, 교직원들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가톨릭혈액병원
조혈모세포이식 1만례 기념식에서 의료원 및 병원 주요 보직자와 내외빈, 혈액병원장, 센터장, 교직원들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가톨릭혈액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톨릭혈액병원이 지난 4월 14일 성의교정 옴니버스파크 컨벤션홀에서 조혈모세포이식 1만례 달성 기념식과 심포지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1983년 국내 첫 동종조혈모세포이식 성공 이후 40주년을 맞이한 가톨릭혈액병원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조혈모세포 1만례를 달성했으며, 이외 다양한 조혈모세포이식술의 국내 최초 기록을 만들어 ‘혈액암의 4차병원’으로 인식돼왔다.

‘1만 번의 손길, 새 생명 창조의 40년’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초대 조혈모세포이식센터장 김동집 교수와 제2대 센터장 김춘추 교수가 참석해 회고사를 통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대한민국 최초 조혈모세포이식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다 함께 노력했던 때를 회상하며, 혈액질환 치료라는 어려운 분야에서 함께 힘써준 의료진들의 노고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는 조혈모세포이식 40주년을 기념한 영상이 공개됐다. 혈액병원 의료진들이 출연해 혈액병원의 쉼 없이 달려온 40년의 역사를 돌아보았다. 비혈연 조혈모세포이식,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이전, 국내 최초 신장-조혈모세포 동시 이식, 아부다비 지중해성 빈혈환자 동종조혈모세포이식 성공, 2022년 12월 조혈모세포이식 1만례 달성까지 혈액질환 치료의 독보적인 이식 역사를 만들고 국내외적 단일기관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지난 역사를 반추했다.

한편, 오후에 진행된 심포지엄에서는 학회원들의 전문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마련한 주요 발제를 초청 전문가 패널들이 심도 있게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동종 및 자가조혈모세포이식 분야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망하는 집중 토의의 장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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