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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의료 연구 현장 / 대장암] 디스트레스와 사망률, AMG(알부민-근지방 지수)와 생존율, ‘프리보텔라’와 대장암 예후 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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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의료 연구 현장 / 대장암] 디스트레스와 사망률, AMG(알부민-근지방 지수)와 생존율, ‘프리보텔라’와 대장암 예후 등 주목
  • 경기메디뉴스 김선호 기자
  • 승인 2023.02.2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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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의 대장암 증가율은 경제가 발전하고 생활 양식이 서구화됨에 따라 꾸준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1년 ‘대장암’ 환자의 연령대별 진료인원 구성비를 살펴보면, 전체 진료인원 148,410명 중 60대가 45,484명(30.6%)로 가장 많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외과 정성우 교수는  “(60대가 많은 이유는) 대장암 자체의 특성과 인구 구조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 대장암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호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건강보험에서 분변잠혈검사 및 대장내시경을 통한 대장암검진을 시행하는 시점이 50세 이상부터라는 점도 60대의 대장암 진단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장암에 관한 연구중심병원의 논문 발표도 활발한데 △디스트레스’와 재발 및 사망률 상관관계 규명 △AMG(알부민-근지방 지수)와 생존율 △‘프리보텔라’ 많을수록 대장암 예후 긍정적 등 최신 연구 진전이 주목된다. 

■ 암 환자, 시름 따라 병세도 깊어진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 김희철∙신정경 대장항문외과 교수, 암교육센터 조주희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미국외과학회지(Annals of Surgery, IF = 13.787)’ 최근호에 대장암 진단 때 환자의 ‘디스트레스(Distress)’가 높으면 재발 및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고 최근 발표했다.

디스트레스란 암과 그 치료로 인해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고통을 통칭하는 말이다. 암 진단시 우울, 불안과 함께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 암환자의 약 40%가 심각한 디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전체 환자의 61%가 디스트레스 수준이 ‘높음’에 해당됐고, 15%는 ‘매우 높음’으로 기록됐다. 환자 10명 중 7명(4점 이상 76%)은 암을 진단 받을 때부터 디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암 진단이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가장 당혹스럽고 힘든 경험’中 하나라는 사실을 재확인한 대목이다.

김희철 교수는 “암 치료 성적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처음 암을 진단 받은 환자들은 암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하고 이것이 주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크다”고 언급했다.

조주희 교수는 “앞으로는 디지털기술을 활용하여 암진단시 디스트레스를 중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에 애쓰겠다”고 말했다.

■ 대장암 예후 알 수 있는 새 지표 발견됐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강정현 교수팀은 대장암의 새로운 예후인자로 AMG(Albumin-Myosteatosis Guage, 알부민-근지방 지수)를 제시하는 논문을 노인병학 저널인 ‘J Cachexia Sarcopenia Muscle(IF=12.063)’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근지방 지수와 알부민 수치를 동시에 반영하는 새로운 지표인 AMG=혈청 알부민(g/dL) x 골격근 방사선 밀도(SMD)라는 새로운 지표를 고안해냈다. 지표의 실효성을 증명하기 위해 2006년 7월부터 2014년 2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대장암 1기에서 3기로 수술을 시행받은 환자 중 수술 전 CT검사에서 근지방증 및 알부민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환자 90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했다.

AMG 값이 가장 낮은 그룹인 G1의 5년 생존율은 73.4%로, 다른 그룹에 비해서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게 생존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G2와 G3의 생존율은 각각 86.2%, 91.1%였으며 AMG 값이 가장 높은 그룹인 G4의 5년 생존율은 95.5%로 가장 높았다.

강정현 교수는 “대장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로서 AMG의 유용성을 확인한 연구”라며 “AMG는 대장암 환자의 악액질 위험과 영양 상태를 반영하는 새로운 예후 바이오마커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대변에 존재하는 ‘프리보텔라’ 많을수록 대장암 예후 긍정적

대변에 존재하는 장내 미생물을 이용해 대장암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밝혀졌다. 이는 향후 대장암 맞춤 치료 및 재발 방지의 가능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미생물학 연구 분야의 국제 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2021년 JCR IF = 16.837)’ 에 지난해 11월 28일 온라인 게재됐다. 

서울대병원 박지원·연세대 김지현 교수(허지원 박사) 공동연구팀은 대장암으로 원발성 종양절제술을 받은 33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차세대 시퀀싱과 생물정보학 기술 기반 광범위 스크리닝을 활용해 장내 미생물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대표적 장내 미생물인 프리보텔라의 양이 많을수록 대장암의 예후가 좋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프리보텔라의 양이 많은 그룹은 양이 적은 그룹에 비해 무진행 생존율(PFS)이 유의하게 높았다(p=0.026).

반면 대표적인 병원성 미생물인 푸조박테리움(Fusobacterium nucleatum)과 3개의 새로운 미생물(△Alistipes sp. △Dialister invisus △Pyramidobacter piscolens)이 존재하는 경우 대장암 예후가 나빠짐을 확인했다.

대장항문외과 박지원 교수는 “여러 질환에서 장내 미생물의 중요성이 밝혀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이 대장암의 예후 예측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연구 결과는 향후 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대장암 맞춤 치료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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