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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분원 설립 경쟁에 지역 병·의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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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분원 설립 경쟁에 지역 병·의원 ‘울상’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2.12.0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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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협, “대학병원 분원 설립은 지역 의료 생태계 파괴 불러올 것”
대학병원 외래·병상 수 제한, 분원 설립 인허가 권한 정부에 이양해야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유명 대학병원들의 분원 설립이 잇따르는 가운데 환자 쏠림 현상으로 인한 지역 중소병원이나 의원의 타격이 우려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대학병원 분원 한 곳이 개원했고 향후 수도권에 개원 예정인 대학병원 분원만 10곳에 달한다. 대략적인 병상만 6,000병상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올해 3월 중앙대는 광명시에 700병상 규모의 분원을 개원했다. 서울대와 연세대는 각각 2026년 완공을 목표로 800병상 규모의 분원을 시흥과 송도에 개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두 곳은 직선거리로 4km도 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한다.

이뿐만 아니라 경희대와 울산대 아산병원, 아주대, 인하대, 한양대 등도 500~800병상 규모의 분원을 수도권에 설립 준비 혹은 진행 중이다. 최근 고려대도 분원 경쟁에 끼어들어 과천시와 남양주시에 2028년 개원을 목표로 분원 설립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는 “이 정도면 가히 땅따먹기, 분원 깃발 꽂기 경쟁이라 할 수 있다”라며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여러 편의점과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가 경쟁하는 모양새처럼 대학병원이 분원 개설 경쟁을 벌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분원이 난립하면 지역의 중소병원이나 의원은 환자 쏠림으로 인한 심각한 타격으로 괴멸될 위기에 처한다”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한 뒤 지역 의료 생태계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정비를 요구했다.
 
대개협은 유명 대학병원의 분원 개설이 지역 의료 생태계를 황폐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시설과 인력, 브랜드와 자본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대학병원 분원과 지역 의료기관은 경쟁 상대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대개협은 “일차적으로 지역 의료 수요를 깔때기처럼 빨아들여 코로나19 이후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의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그뿐만 아니라, 현재도 지역의 의료인력난이 심한 상황에서 의료인력이 분원으로 편중돼 기존의 지역을 담당하는 병·의원의 몰락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중증 환자 진료와 연구 및 의학 교육을 담당해야 하는 대학병원이 지역 의료기관과 경쟁하는 것을 넘어 3차 의료기관으로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돼 의료전달체계가 무력화되고 이는 결국 국민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대학병원의 분원 설치는 의료의 수도권 편중을 더욱 가속화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환자들의 수도권 쏠림은 더욱 심화되고, 지방 의료의 공동화는 더욱 가중돼 필수 의료의 몰락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 불균형을 넘어 지방 소멸을 걱정하는 시대에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를 수도권에 더욱 강화하는 것은 지역 균형 발전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개협은 정부 당국을 향해 무분별한 대학병원 분원 설치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개협은 “대학병원의 분원 설치를 자본 경쟁과 규모의 논리에 맡겨 두어서는 안 된다”라며 “한 번 망가진 의료 인프라는 단시간 내에 회복이 어렵다. 지금이 지역 의료를 보존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학병원이 중증 진료와 교육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외래를 제한하고, 의료비용의 급상승을 불러일으키는 대형병원의 병상 수를 지역별로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대학병원의 분원 설립 인허가 권한을 지자체장이 아닌 중앙정부로 해 국가 균형 발전을 고려한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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