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3-01-31 21:46 (화)
박리다매식 3분 진료, 의사도 싫다! 
상태바
박리다매식 3분 진료, 의사도 싫다!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2.11.30 2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사의 진찰 시간 현황 분석’ 보고서 나와
진찰 시간 길면 진료 만족도↑, 번아웃↓… 진찰 시간 고려한 보상제도 필요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초·재진에 쓸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하고 의사가 ‘상담 및 교육’에 시간을 더 할애할수록 진료 만족도는 높아지고 의사의 번아웃(burnout)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리다매식 3분 진료문화는 환자만큼이나 의사도 싫지만, 문제는 할애한 시간만큼 적정한 보상이 이뤄지느냐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최근 ‘의사의 진찰 시간 현황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OECD 통계와 선행 연구자료 등을 이용해 진찰 시간과 다양한 의료현상들과의 상관성을 비교·분석했다. 또, 2020 전국의사조사(KPS) 자료를 이용해 우리나라 의사의 진찰 시간 현황과 이와 관련된 요인들을 실증적으로 비교·분석했다.

OECD 통계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연간 의사 방문 횟수는 17.2회(OECD 평균 6.8회)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의사가 연간 진료하는 환자 수 역시 6,989명(OECD 평균 2,122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다.

이번 연구에서는 OECD 국가의 진찰 시간과 국민 1인당 연간 의사 방문 횟수, 의사 1인당 연간 진료환자 수, 의료수가 등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진찰 시간이 짧은 국가일수록 국민 1인당 연간 의사 방문 횟수가 높고(상관계수 –0.49), 의사 1인당 연간 진료환자 수가 높으며(-0.41), 의료수가는 상대적으로 낮았다(0.59). 또, 의료수가가 낮은 국가일수록 국민 1인당 연간 의사 방문 횟수가 높으며(-0.36), 의사 1인당 연간 진료환자 수 역시 높게 나타났다(-0.38).

2020 전국의사조사 자료를 통해 살펴본 우리나라 의사의 평균 외래 진찰 시간은 초진 11.81분, 재진 6.43분이었다. 진찰 시간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초진은 문진 39.42%, 신체검진 23.20%, 상담 및 교육 23.67%, 진료기록 및 처방전 작성 13.72%의 비율로 할애했다. 재진은 문진 35.05%, 신체검진 22.49%, 상담 및 교육 27.24%, 진료기록 및 처방전 작성에 15.22%를 썼다.

의사 1인당 일주일 동안의 진료환자 수는 초진 평균 39.70명, 재진 평균 125.25명으로 나타났다. 의사 1인당 진료환자 수가 증가할수록 초·재진 진찰 시간은 모두 감소했으며, 의사가 ‘상담 및 교육’에 시간을 더 할애할수록 초·재진 모두 진찰 시간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특히, 초진에서는 ‘문진’에, 재진에서는 ‘신체검진’에 시간을 더 할애할수록 진찰 시간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한편, 초·재진 진찰 시간이 증가하고 의사가 ‘상담 및 교육’에 시간을 더 할애할수록 진료 만족도는 증가하고 의사의 번아웃(burnout)도 감소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이에 연구진은 우리나라 진찰 시간 관련 정책대안으로, 단기적으로는 현재 시범사업 중인 심층진찰 시범사업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을 현실화하고, 현행 만성질환관리제 대상 질환을 외과계까지 확대하며,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소요되는 환자(소아, 임산부, 노인, 장애인 등)들에 대한 가산 확대를 제안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투입 시간에 따라 진찰료를 차등하는 제도를 고려하되, 환자의 지불 의사 및 의사도 만족할 수 있는 적정 수가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은 “건강보험 수가는 검사료와 영상진단 및 치료료 외에는 전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낮은 진찰료를 많은 양의 진료로 커버하는 박리다매식의 3분 진료문화가 고착돼 의료체계의 왜곡이 가속화되고 있다”라며 “의사가 환자와 충분한 진찰 시간을 가지고 진료함으로써 환자의 마음까지 살필 수 있도록 그에 상응하는 적정 보상이 이뤄져 바람직한 진료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