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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반응도 냉랭한 미국식 대체지불제 섣불리 도입하면 부작용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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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반응도 냉랭한 미국식 대체지불제 섣불리 도입하면 부작용 ‘폭탄’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2.08.2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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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협, 감사원 ‘묶음 수가제’ 확대 제안에 위험성 지적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지난 7월 28일 감사원이 건강보험 재정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건보재정 지출의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으로 묶음 수가제 확대를 제안한 가운데 지불제도 개편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감사원은 묶음 수가제 확대 명분으로 해외의 경우 묶음 방식의 지불제도를 도입해 재정 총량을 관리하고, 보건경제학회 전문가 다수가 지불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고 내세웠다.

그러나 의료계 내부에서는 저수가의 정상화, 잘못된 의료보험 제도의 개혁 등 대한민국 의료 왜곡의 근본 원인에 대한 해결 없이 추진되는 지불제도 개편은 매우 위험하다고 맞서고 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병의협)는 “미국식 대체지불제는 현재 미국에서도 여러 시범사업 등의 형태로 이뤄지는 등 체계화되어 있지 않고 그 효과가 검증되지도 않았다”라며 “오히려 미국 내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제도를 의료 시스템이 다른 대한민국에 섣불리 도입하게 되면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의료정책연구소가 지난 2020년 1월 발표한 ‘미국 대체지불제도(Alternative Payment Model)의 현황과 시사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지불제도 모형들의 전반적인 문제점으로 지불제도의 개혁을 표방하지만, 기본적인 지불 체계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단순히 절감분에 대한 공유, 재정적 패널티만 부과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또, 각 대체지불 모델들의 지불 수준이 적정한지와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의료비 지출에 대한 책임이 의료제공자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진료비 지불 방식에서도 비용만 절감하면 더 많은 진료비(비용)를 보상받을 수 있는 구조라는 문제와 개별 환자에 대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담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문제, 중환자와 고비용이 예측되는 환자에 대한 기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병의협은 “미국식 대체지불제 모델을 따라가는 지불제도 개편안은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에 적합하지 않다”라며 그 이유로 먼저 GDP 대비 경상의료비 지출의 차이를 들었다.

미국이 행위별 수가제를 대체지불제로 개혁하려는 근본적인 이유는 GDP 대비 경상의료비 지출이 세계에서 가장 높기 때문이다. 2022년 OECD 보건의료통계를 보면 OECD의 평균 GDP 대비 경상의료비는 9.7%, 미국의 GDP 대비 경상의료비는 18.8%로 최고 수준이다. 이에 반해 대한민국의 GDP 대비 경상의료비 지출은 8.4%로 OECD 평균 이하, 미국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한, 대한민국의 심각한 저수가도 이유로 제시했다. 병의협은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이 매우 낮은 수가 수준으로도 유지되는 이유는 의료 이용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의 평균 외래 진료 일수는 OECD 국가 중 1위, 입원 치료 기간은 일본 다음으로 길다. 높은 의료 이용량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유지돼야 하는 높은 의료 행위량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높은 의료 이용량과 행위량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은 초저수가 체계에서 유지될 수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저수가의 정상화 과정 없이 지불제도 개편을 통해 의료 이용량과 행위량을 통제하고 의료비를 강제로 줄이면 경영난으로 폐업하는 의료기관들이 속출하게 된다”면서 “민간 의료기관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현재의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에서 의료기관들의 경영난과 줄폐업은 곧 의료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한 노력 소홀도 언급했다. 2021년 OECD 보건의료통계를 보면, 경상의료비 중 정부 및 의무가입제도 비중에서 대한민국은 2019년 기준 61.0%로 OECD 평균인 74.1%보다 현저히 낮다. 경상의료비 전체 규모는 OECD 평균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는데 경상의료비에서 차지하는 정부나 건강보험의 비중이 낮다면, 이는 단일 공보험 제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의료 재정에 대한 정부의 공적지출이 미비하다는 뜻과 함께 현재의 건강보험 제도로는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없다는 뜻이 된다.

병의협은 “이러한 상황인데도 정부는 법률에 규정된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 금액을 30조 가까이 지급하지 않고 있고, 이러한 국고지원 법률 규정도 올해가 지나면 사라지게 된다”면서 “단일 공보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부가 건강보험 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명분으로 지출을 줄이기 위해 지불제도를 개편하는 것은 문제 해결의 순서에 맞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감사원이 진정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해 감사 결과를 내놓았다면, 지불제도 개편을 먼저 주문할 것이 아니라 30조 가까운 국고지원 미지급액부터 건강보험에 지원하도록 정부에 요구해야 맞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병의협은 “대한민국 의료 왜곡의 근본 원인에 대한 해결 없이 추진되는 지불제도 개편은 매우 위험하며, 정부가 감사원의 잘못된 요구를 받아들여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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