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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난임치료 임신율, 난임여성 자연임신율 절반 수준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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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난임치료 임신율, 난임여성 자연임신율 절반 수준 그쳐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2.06.0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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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술·약침 난임치료 효과 입증 못 해, 목단피 함유 한약 복용 시 유산율 급증
의협 한특위, 한방난임사업 전면 중단 촉구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한특위)가 최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지자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 연구보고서를 근거로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한방난임사업 전면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특위는 “10여 년 전부터 난임 여성을 대상으로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이하 한방난임사업)을 시행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지만, 무작위 대조 이중맹검 임상시험과 같은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한방난임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적은 없다”라며 “이에 한특위가 연구용역을 의뢰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개 연도의 지자체 한방난임사업 결과를 분석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방난임사업은 한약과 침술을 기본으로, 약침, 전침, 적외선조사요법, 봉침 등을 일부 병행하며 7~8개월 동안 시행됐다. 3년 동안 103개 지자체에서 한방난임사업에 참여한 대상자 수는 4,473명이며, 이 중 한방난임치료로 498명이 임신해 부부 1쌍을 1명으로 환산한 치료단위(3,969명) 기준 12.5%의 임상적 임신(임신 6~7주경 질초음파 검사상 태낭과 태아의 심박동이 확인된 경우) 성공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특위는 “아무런 치료 없이 단순 관찰만 한 원인불명 난임여성에서의 임상적 자연임신율(24.6~28.7%)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이는 곧 한방난임치료의 유효성이 없음을 강하게 시사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한의계는 한방난임치료의 임신 성공률이 20~30%에 달한다며 마치 유효성이 입증된 것처럼 주장해왔으나, 실제로는 임신 성공률을 2배나 부풀린 것”이라며 “한의계가 사실과 다른 내용에 근거해 한방난임사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책 마련과 건강보험 급여화를 주장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자체 자체 분석 연구에서도 침술과 약침의 난임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약 역시 종류나 처방방식에 따른 임신 성공률에 차이가 없어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심지어 목단피를 함유한 한약을 많이 복용할수록 한방난임치료로 임신한 여성에서 유산율이 급증하는 경향성을 나타냈다.

한특위는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수행된 연구에서 목단피가 수정란의 착상 과정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초기 임신을 저해시키는 것이 밝혀졌다”라며 “결국, 지자체들은 유산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초기 임신까지 저해할 위험성이 있는 한약으로 난임치료를 시행한다고 볼 수 있다”라면서 한방난임치료의 안전성에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한방난임치료에 지난 3년간 무려 57억 원에 달하는 국민 혈세가 낭비됐다”라고 지적한 뒤 “한방치료로 시간을 허비하며 효과적인 난임치료를 받을 기회를 박탈하지 말고 한방난임사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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