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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서답→맹공→반박→화합, 보건의료 정책 자유토론 ‘흥미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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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서답→맹공→반박→화합, 보건의료 정책 자유토론 ‘흥미진진’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2.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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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협의체 제안에 안산시장 후보 3인 ‘환영’… 민관협력 성큼
불법의료기관 근절, 자살률 1위 오명 탈출 위해 노력 약속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안산시민의 보건의료 증진을 위한 안산시장 후보 초청 정책 토론회’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안산시의사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안산시민의 보건의료 증진을 위한 안산시장 후보 초청 정책 토론회’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안산시의사회

안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 3인이 안산시 의·약단체협의회의 보건의료협의체 구성 제안에 환영 의사를 밝혀 안산시 보건의료 증진을 위한 민관협력이 성큼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9일 경기테크노파크에서 열린 안산시의사회 주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안산시민의 보건의료 증진을 위한 안산시장 후보 초청 정책 토론회’에서 안산시의사회 김병기 회장은 안산시 의·약단체협의회를 대표해 보건의료협의체 구성을 통한 민관협력을 정책적으로 제안했다.

김병기 회장은 “시민의 건강을 지키는 일에는 민관이 따로 있지 않고 상호협력해야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같이 배웠다”라며 “차기 안산시장과 의·약단체 대표들이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보건의료협의체를 구성하고 민관협력을 제도화하는 것을 제안한다”라고 밝힌 뒤 향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제종길 후보, 국민의힘 이민근 후보, 무소속 윤화섭 후보 모두 민관협력 및 전문가단체와의 소통이 절실하다는 데 뜻을 같이하며 적극 수용 의사를 밝혔다.

제종길 후보는 “시장이 된다면 시장 직속 청년소통위원회, 여성창의위원회, 노동 약자를 위한 위원회 등을 설치할 계획인데 제안해주신 것처럼 안산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협의체도 함께 추진하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민근 후보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안산시민이 요구하는 의료수요는 안산에서 제공돼야 한다. 그런 기본가치 아래 민관이 함께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보건의료 분야는 사회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인수위원회 한 꼭지로 참여를 부탁드리고 함께 정책을 만들어 가자”라고 말했다.

윤화섭 후보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공공의료서비스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들이 많이 도출됐다. 이를 잘 정리하면 안산의 보건의료뿐만 아니라 바이오산업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라며 “한양대학교 내에 강소연구개발특구가 있고 그 안에는 바이오를 연구하는 분야도 있다. 이런 분야와도 연계하면 더 좋은 정책들이 나오지 않겠나. 협조를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 감염병 전담 관리 조직? 방법은 달라도 필요성 ‘공감’

안산시의사회 김병기 회장. ⓒ 안산시의사회
안산시의사회 김병기 회장. ⓒ 안산시의사회

한편, 이날 후보자 간 자유토론 시간에는 감염병 예방관리 및 관련 공공의료 확충 방안, 불법의료기관 근절 및 시정 방안에 대한 후보자들의 정책 소신도 확인할 수 있었다.

김병기 회장은 감염병의 지속적인 예방과 관리를 위해 보건복지부 및 경기도와 연계해 감염병 전담 관리 조직을 만들 구상이 있는지, 구체적인 조직 형태와 운영 계획을 물었다. 더 나아가 “안산시에 시립 또는 도립 감염병 전담병원을 설립하거나 민간병원과 협력해 전담의료기관을 확보할 구상이 있는지, 있다면 구체적 설립방안과 재원 조달, 평소 및 위기 시 운영 계획도 알려달라”라고 파고들었다.

이에 이민근 후보는 “안산시 공공의료지원본부 일명 ‘보건예방의료협의체’를 구성해 안산시민이 염원하는 대학병원 또는 대형병원을 유치해야 한다”라며 “전문인력 양성 및 교육훈련 역할 등을 수행해 안산 맞춤형 공공의료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민근 후보의 이어진 답변은 의문을 갖게 했다. 김병기 회장의 구체적인 답변 요구에 당황했거나 적절한 답변 내용을 곧바로 찾지 못한 듯 질문하지도 않은 의료종사자 일상 회복 지원과 의료환경 개선방안, 부정불법 의료기관 근절대책을 내놔 참석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다음 답변자인 제종길 후보는 “안산시 차원의 감염병 관리체계를 면밀히 진단하고 지역사회 의·약단체와 현장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안산시 여건에 맞는 감염병 관리체계를 갖추도록 하겠다”라며 “최근 열린 ‘경기도 감염병 대응 현황 토론회’에서 보건소 내 과 단위 조직으로 ‘감염병대응센터’를 설치·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라고 답했다.

또, “경기도가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경기 북부 거점 공공병원 확충 등의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이와 연계해 경기 서남부 스마트허브국가산업단지와 외국인 근로자들이 밀집한 안산시에 경기도립 공공병원 또는 시립병원 설립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할 수 있도록 김동현 경기도지사 후보에게 적극 요청하겠다”라고 말했다.

■ 한양대병원, 과연 안산에 들어오나?

윤화섭 후보는 “시립의료원을 당장 설립해야 한다”라며 “저는 6월 2일이면 업무에 복귀할 수 있고 인수위원회도 따로 필요 없어서 바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 두 분은 인수위원회를 열고 계획 세우다 보면 4년이 금방 지나간다”라고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했다.

이어 “또, 한 분은 계속 경기도와 협의하겠다는데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른다. 안산에는 고대병원과 여러 병원이 있어서 오면 좋겠지만, 경기도립의료원이 들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 캠퍼스 혁신파크를 조성하기로 하면서 약속한 조건이 한양대 의과대학이 안산으로 오는 것이었다. 호수공원 쪽에 한양대병원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산에서 고려대병원과 한양대병원이 서로 견제하면서도 시민들에게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시립의료원까지 더해지면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누리게 될 것”이라며 “외국인들에게도 보건소와 시립의료원 등을 통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화섭 후보의 공격에 제종길 후보도 지지 않았다. 제종길 후보는 “경기도와 연계해 감염병 전담 관리 조직을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 내용에 충실하게 답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또, “한양대병원 유치에 대해서는 한양대 측과 논의한 결과 조만간 설치 계획은 없다고 하더라. 안산에 이미 종합병원이 있는 데다 한양대 내에 부지가 있긴 하나 내부 사정으로 종합병원은 어렵고, 안산시와 협력해 전문병원을 설립하는 것까지는 협의할 수 있다는 답을 들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다시 윤화섭 후보가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양대 의견만 듣는 것이냐. 한양대 내에 캠퍼스 혁신파크를 지정할 때 지자체장의 승인이 들어가는데 한양대병원을 설립하는 조건으로 사인을 했다. 그런데 한양대는 승인과 동시에 안산시가 병원 지어줄 거냐, 아니면 땅을 살 거냐고 돌변하더라. 결국 짓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그런 한양대의 태도에 (제종길 후보가) 동조하는 것”이라며 “제가 공격적으로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한양대병원이 들어올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캠페인 및 전문가 조언 통한 자살 예방 대책 마련

안산시의사회 피상순 명예회장이 안산시장 선거 후보들에게 질문하고 있다. ⓒ 안산시의사회
안산시의사회 피상순 명예회장이 안산시장 후보들에게 질문하고 있다. ⓒ 안산시의사회

맹렬한 논쟁이 펼쳐지다가도 방청객 질의응답 시간에는 세 후보가 같은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산시의사회 피상순 명예회장은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그리고 안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은 불명예를 안고 있다”라며 “출산 못지않게 자살률을 낮추는 것도 중요한데 자살예방센터에 대한 예산지원이 열악하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제종길 후보는 “약물이나 병원 치료를 통해서도 충분히 자살률을 낮추는 것이 가능한데 정신병적 치료라는 것 때문에 치료를 회피하다 병을 키우거나 자살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접했다”라며 “이런 연구 결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생각을 듣고 싶고, 방법이 있다면 지원은 물론 국가정책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라고 답했다.

피상순 명예회장은 “자살의 정신병적 요인은 우울증인데, 요즘 정신과 문턱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정신과 방문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시 차원에서 정신과 문턱을 낮출 수 있도록 캠페인 등 홍보를 많이 해주길 부탁한다. 우울증을 치료하면 자살률도 낮출 수 있다”라고 화답했다.

윤화섭 후보는 “안산시는 국제안전도시, 국제건강도시로 승인받았다. 국제안전도시 승인 과정에는 자살률도 포함돼 있었다. 그래서 자살률 낮추기에 중점을 두고 여러 전문단체와 협력해 노력한 결과 자살률이 많이 감소했다가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이 어려우니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그만큼 생활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라며 “매년 자살 예방 캠페인도 하고 여러 방안을 찾아보지만, 그 원인이 전문가 외에는 공유되지 않아 앞으로 정보가 개방적으로 공유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이민근 후보 역시 전문가 의견을 존중하고 보건행정 예산에 인색하지 않도록 해 안산시민의 정신건강을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의 마지막 질문은 불법의료기관에 대한 단속 의지를 확인하는 내용이었다. 안산시의사회 조창범 의무이사는 “안산시가 다른 시도에 비해 불법 사무장병원이나 불법 생협의원 등 불법의료기관 비율이 높은데 관심과 대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세 후보 모두 불법이 성행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면서도 방법과 행정에서는 전문성이 부족한 만큼 전문가단체와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안산시의사회 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안산시의사회
토론회를 주최한 안산시의사회 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안산시의사회

한편, 이날 토론회를 마무리하면서 김병기 회장은 “처음 시도한 보건의료 관련 정책 토론회가 차기 안산시 보건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고, 안산시 유권자들의 선택에도 도움이 되는 유익한 시간이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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