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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저지, 국회 결정 현실론 vs 결사 저지 삭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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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저지, 국회 결정 현실론 vs 결사 저지 삭발론
  • 경기메디뉴스 김선호 기자
  • 승인 2022.05.0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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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는 원팀 간호사만 단독법 만들면 국민 건강에도 위해(危害)
"의협은 필요할 땐 투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인데 안타깝다"
지난 4월 24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회는 "집행부는 전 회원이 함께하는 전면 투쟁에 대비해 추가적인 특단의 계획을 수립하여 준비하라. 총동원령이 필요할 경우 주저 말고 대의원회에 요청하라"고 권고했다
지난 4월 24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회는 "집행부는 전 회원이 함께하는 (간호단독법 저지) 전면 투쟁에 대비해 추가적인 특단의 계획을 수립하여 준비하라. 총동원령이 필요할 경우 주저 말고 대의원회에 요청하라"고 권고했다. ©경기메디뉴스

최근 국회의 간호법 제정 움직임을 저지하는 방안을 놓고 의사협회 내에서는 현실론과 삭발론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국민 건강을 위한 의료는 의사,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원팀으로 운영되어야 하는데 국회는 간호단독법을 만들려고 하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대의원회 박성민 의장은 최근 대의원 240여 명에게 국회의 결정에 대응하는 방안을 물었다.

박 의장은 "(의협이) 굳건하게 간호법 저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국회의 결정까지 막을 수는 없다"며 "국회의 결정으로 어떤 형태로든 법이 제정될 경우 의협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관하여 간호법 저지를 수임한 대의원회가 의견을 수렴하고, 적절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했다.

박 의장은 "국회의 결정을 대의원회가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대의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결집한 결정을 집행부에 전달해야 하는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며 "대의원 분과토의 방에 각 대의원의 의견을 충분하게 개진하여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 의장은 "간호법에 대한 걱정으로 저와 대의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으며 간호법 철폐를 누구보다 간절하게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에 펼쳐진 상황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아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의장의 현실론에 많은 대의원은 강경한 대처를 주문하는 분위기이다.

최장락 대의원은 "(결사 저지를) 집행부가 결심한다면 △16개 시도회장단 (국회 앞) 삭발·단식 옥쇄 △전국 시군구의사회 대표자 긴급결의대회 △회원투표 등을 활용할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최 대의원은 "다만 현 집행부는 투쟁을 기치로 내세운 입장이 아니라 나름 정중동을 지향한다고 느낀바, 강한 대응을 원하는 회원들의 성에는 차지 않을 듯하다"라고 말했다.

좌훈정 대의원은 "어쨌든 이런 껍데기 법안이라도 통과시키면 나중에 또 얼마든지 살을 붙일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결사 저지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좌 대의원은 "다만 의장도 통과를 전제로 했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분위기들, '검수완박' 법이 통과되는 것을 본 불안감이라든지 아마 그런 걱정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의장의 현실론에 회원들은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모 회원은 "아직 통과도 안 되었는데 의협 의장 측에서 통과를 전제로 한 이야기를 흘리고 있다"며 "의협은 필요할 땐 투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인데 안타깝다. 싸우지도 않고 지는 게 최악이다. 간호단독법이 통과되는 순간 의협 집행부 회장은 권위를 잃고 의협은 혼돈으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회원은 "간호법으로 의사들 면허권을 내어주는 위기에 처한 현 상황에서 막자는 결의가 아니라, 국회를 막을 수 없다며 사실상 통과를 기정사실화 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동시에 대의원들 토의 운운하는 건 의장은 싸울 생각도 없으나, 책임지기도 싫다는 말씀인가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14만 의사회원들을 대표하는 자리, 그것도 최고 어른의 자리에 앉으셨으면 최소한의 책임감은 보여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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