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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때 윤리적 병상 배정은? 임상가가 아닌 트리아지팀이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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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때 윤리적 병상 배정은? 임상가가 아닌 트리아지팀이 해야
  • 경기메디뉴스 김선호 기자
  • 승인 2022.04.04 2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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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 병상 배정 임상의사가 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 문제 따를 수 있어
의료윤리연구회 줌 화면 캡처

코로나19와 같은 의료 재난 상황에서 중환자 병상 배정을 임상의사가 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 문제가 따를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병상 배정을 트리아지팀에 맡겨야 한다는 제안이다.

4월 4일 저녁 의료윤리연구회(회장 문지호)가 월례 강연회를 가진 가운데 염호기 교수(서울백병원 호흡기 내과, 의협 코로나19 대책전문위원장)가 '재난 의료 상황에서 윤리적인 병상 배정'을 발제하면서 이런 취지로 강연했다.

염 교수는 박형욱 교수의 논문을 인용하면서 임상의사의 중환자실 병상 배정에 따른 법률적 책임 문제를 언급했다.

염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의료 재난 상황에서 중환자실 병상 배정 때 임상의사가 할 경우 법률적 책임은 엄무상 과실치상, 살인 등 형법에 걸릴 수 있다. 또한 불법 의료에 대한 민사상 책임이라는 민법상 책임도 있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선순위 고려 없이 응급환자를 먼저 치료하게 되어 있다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과, 중환자실 퇴실에 관한 내용이 없는 연명의료결정법 위반 우려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염 교수는 이제는 재난 상황에서 병상 배정은 의료임상윤리에서 의료사회윤리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염 교수는 "가장 힘든 게 환자 분류라는 의미다. 미국에서 결정한 것을 보면, 뉴욕병원의 가이드라인 타겟 문헌을 보면, 목적은 많은 환자를 살리기 위해 환자의 단기 생존 가능성 등을 고려해 결정하는데 트리아지 커뮤니티가 하게 된다"라며 "평가는 임상가가 하더라도 분류는 별도의 커뮤니티가 한다. 임상가가 겪게 될 윤리적 문제도 해소된다"라고 강조했다.

염 교수는 "트리아지팀 구성과 피지션을 구분하는 것이다. 퍼블릭 헬스 에틱스의 전환이 필요하고, 임상가에게는 모럴 스트레스를 해소 시켜야, 좀더 많은 생명을 구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염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헌신하는 사람에게 갈등을 회피해 주고, 환자에게는 디스클로즈해서(밝혀서) 이해를 구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라며 "그 일의 중심에 트리아지 오피서나 팀 커뮤니티가 있어야 한다. 환자 가족에게 트리아지 디시전에 관한 소통 책임도 갖게 된다. 나중에 환자 보호자가 어필할 때 트리아지 커뮤니티를 가동하여 리뷰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도 "현재 병상 배정의 문제로 윤리적 트리아지를 따라 해도 누군가 소를 걸면 방어가 안 된다. 코로나에 헌신한 의료진을 전쟁 때처럼 우선 순위를 인정해 코로나 현장에 복귀하도록 해주자는 글도 읽었다. 현장에서 겪는다면?"이라는 질의가 있었다.

이에 염 교수는 "그래서 그런 판정이 임상가 주도의 판정이라면 사실은 비난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 판정이 사회에 속한 별도의 커뮤티에서 이뤄진다면 소생 가능성, 나이 등 다 고려해서 판정하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소위 크리닉컬 에틱스에서 퍼블릭 에틱스로 넘어가야 한다는 거다. 그러면 비의료인이 그런 디시전을 한다면 합리적이라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또한 "박형욱 교수가 민형사상 책임 문제를 밝힌 논문에 비춰 볼 때 앞으로 어떻게 할지 대처 방안이 있나?"라는 질의가 있었다.

이에 염 교수는 "좋은 질문을 주셨다.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길까? 현재 벌써 생기고 있다. 왜냐면 코로나 중증환자가 1천 명을 이미 넘었는데, 정부는 약 2500 베드까지 늘여 놓았다면서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약 60%가 된다고 하니까. 국민이 느끼기에 여유가 있다고 느낀다"라며 "하지만 2000 베드가 넘어 가면 중환자 병상이 아니다. 중환자를 볼 의사가 없고, 치료할 인프라도 갖추지 않은 이름만 중환자실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염 교수는 "모 지역의 중소병원은 경영이 안 되니 중환자병원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코로나 중환자를 보는 베드까지 정부가 카운트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염 교수는 "우리나라 중환자 병상이 중환자 전문의와 에크모까지는 아니더라도 벤트라이트 케어가 가능한 1200 베드가 맥시멈이다. 중환자가 1천 명을 넘어가면 이런 수준으로 병상을 배정해야 한다. 이런 사실을 국민에게 말하면 난리가 날 거다. 중환자 병상을 누구 맘대로 정하냐부터 문제가 된다"라고 우려 했다.

염 교수는 "그래서 중환자의학회가 지난  21년 12월 2일 기자회견에서 '회복 가능성이 지극히 낮은 환자의 중환자실 입실 제한'이라고 운을 뗐다"라며 "이런 사실을 의료진은 피부로 느끼지만 기자분들도 많이 못 느낄 거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하루에 세월호가 매일 한 대씩 빠진다고 할 만큼 환자가 죽는다는 우려가 있다. 제대로 된 중환자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심각한 상황이다. 중환자실을 일반병실에서 한꺼번에 1백, 2백 베드를 증가 시킬 수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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