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의료현장은 ‘생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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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의료현장은 ‘생지옥’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1.12.1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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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진료환경 실태조사’ 발표
일선 병원 진료 마비 수준, 전공의 수련 환경 악화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16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 7,622명, 위중증 환자는 989명을 기록하면서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선 병원은 진료 마비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최근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지난 11월부터 시행된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 이후 진료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총 652명이 응답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 일반 환자의 진료에 크게 문제가 있으며, 환자 위해 가능성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전공의의 수련 환경 또한 코로나19 상황에서 심각하게 악화한 것이 드러났다.

먼저 환자에게 위해 가능성이 증가했다고 답변한 회원이 59.2%, 일반 환자의 진료에 제한이 있다고 답한 회원은 91.4%로 나타났다. 현재 입원한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인공호흡기나 체외막산소공급(ECMO) 등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53.9%, 그에 준하는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상태가 악화할 수 있는 환자는 44.6%로 밝혀졌다.
 
그러나 중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인력과 중환자 치료를 위한 장비는 매우 한정돼 있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정부는 공중보건의사들을 각 병원에 차출해 파견했으나 내과나 신경외과 등 중환자들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인력이 코로나19 중환자를 담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지역사회의 공중보건의사를 차출해 오히려 지역의 보건의료 상황만 악화시킨다는 의견도 나왔다. 공중보건의사 투입 외에 재정 지원, 인력 대책이 부족하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다.

개별 병원에서도 내과, 응급의학과 등의 유관 분과 이외의 타과 전공의까지 코로나19 진료에 투입하고 있으나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협은 “각 병원에서는 코로나19 전담 의사를 구하려고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정부의 재정 투입 부족, 업무 과중 등의 이유로 지원자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면서 “결국 코로나19 중환자를 치료할 인력 확보 대책은 그 누구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숙련도가 부족한 인력이 현재 코로나19 중환자 치료에 별다른 교육 없이 투입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병상 확보 관련 대책도 부재하다는 것이 현장의 대체적 평가이다. 정부가 내린 행정명령으로 병상 숫자 자체는 늘었으나, 입원이 필요한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필요한 장비 등의 지원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공중보건의사는 “상급 직책의 담당자가 한 명 있으나 아무것도 알지 못해 혼자 모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으로 그 어떤 시스템도 없다”라며 정부의 빠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실제로 의료현장에서는 환자의 입원, 퇴원, 전원 등의 절차에 이미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전협은 “응급실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응급실을 폐쇄해 새로 온 환자는 진료를 받지 못하고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부지기수”라며 “코로나19 중환자로 입원이 필요한 환자가 입원하지 못한 채 인공호흡기를 달고 응급실에서 며칠씩 체류하는 것은 이제 병원에서 흔한 광경”이라고 꼬집었다. 또, “환자가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는 경우 코로나19와 무관한 질병의 진단을 위해 필요한 검사나 적절한 치료 또한 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병상 및 장비를 제때 확보하지 못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하거나 항암치료를 위한 입원 등도 지연되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일선 전공의들은 대한민국 의료체계 붕괴의 현장을 매일같이 목격하는 것과 함께 전공의의 수련 환경 또한 심각하게 악화한 것을 체감하고 있었다.

대전협은 일상회복 계획 시행 이전인 지난 10월 14일, 95%의 병원에서 야간에 코로나19 병동을 담당하는 내과 전공의가 단 1명만 존재하며, 이 중 74%는 다른 병동 환자들까지 담당해 일반병동의 환자 안전도 문제가 되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내과 전공의의 72.9%가 근무 시간이 증가했다고 답하는 등 의료진의 번아웃 또한 상당 수준에 이르러 현장 상황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악화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전공의 97%, 교수 56%, 전임의 35.4%, 촉탁의 5.8%, 공보의 7.2%(복수응답 가능)가 참여하고 있으며, 과별로는 내과 81.1%, 응급의학과 27.2%(복수응답 가능)로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모든 과에서 코로나19 진료에 참여하고 있다’라고 응답한 비중 또한 27.2%로 지난 설문보다 다소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 전공의들은 “휴식을 취해야 할 오프 시간에도 코로나19 관련 근무를 강제당해 주말과 연휴가 없어졌으며, 해당 근무일을 인정받지 못해 사실상의 무임금 노동을 하고 있다”라며 “현재 전공의특별법이 지켜지지 않는 곳이 많으며 최대 주 88시간 근무 또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전협 여한솔 회장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난 참담한 현장 상황을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라”라며 “정책결정자들의 일선 전공의에 대한 책임 전가는 그만두고, 제대로 된 환경 속에서 전공의들이 일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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