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 원인 명확하지 않은 ‘파킨슨병’ 관련 연구 성과 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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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 원인 명확하지 않은 ‘파킨슨병’ 관련 연구 성과 속속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1.12.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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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 유전자 새로 발견, 기립성 저혈압 효과적 관리법 등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및 파킨슨병 환자 예후 관리에 긍정적 기대감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최근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새로운 유전자와 파킨슨병 환자에게 치명적인 기립성 저혈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 등에 관한 연구 결과가 잇달아 성과를 거두며 파킨슨병 치료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연세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동욱 교수(연구책임자)·박상현 박사(제1저자)와 고려대 김대성 교수는 TPBG(Trophoblast glycoprotein) 유전자의 기능 이상이 파킨슨병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파트너 저널인 ‘npj 파킨슨 디지즈(npj Parkinson’s Disease)’ 온라인판에 최근 공개했다.

파킨슨병은 중뇌의 흑질부에서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돼 나타난다.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신경질환으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나 진행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 TPBG 유전자 기능 이상이 파킨슨병 유발

연구팀은 줄기세포, 생쥐 배아에서 TPBG의 유전자 발현 특징을 밝혔고 성체 생쥐 모델에서 TPBG와 파킨슨병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TPBG가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된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고 있는 것을 찾아냈다.

뒤이어 연구팀은 생쥐가 수정 이후 성체로 자라는 과정에서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가 발생하는 지역인 복측 중뇌에서 TPBG가 발현되며, 성체 시기 동안에도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TPBG의 발현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중뇌 도파민 세포에서 TPBG의 기능에 주목했다. TPBG 유전자가 결핍된 생쥐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중뇌 흑질부 도파민 신경세포가 정상 생쥐와 비교해 선택적으로 소실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고령의 TPBG 유전자 결핍 생쥐 중뇌 흑질부에서는 세포 사멸의 증가와 함께 알파-시뉴클레인의 축적, 신경염증 등 파킨슨병에서 주로 나타나는 기전을 동반했다. 

파킨슨병의 병리학적 소견은 선조체에서도 발견됐다. 고령의 TPBG 유전자 결핍 생쥐 선조체는 도파민 신경섬유에서 축삭돌기 팽윤을 보이며 실제 도파민 농도가 정상 생쥐 대비 약 30% 감소했다.

이어서 연구팀은 파킨슨병 운동장애를 확인할 수 있는 걸음걸이 분석 등 행동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운동 수행과 협응 능력 및 감각 운동 기능에 이상이 있었다. 또, 인 실리코 분석을 통해 TPBG의 생물학적 기능을 예측하고, TPBG 유전자 결핍 생쥐 중뇌 흑질부 조직의 전사체 분석을 통해 TPBG 결핍으로 인해 실제로 변화된 세포 내 기능을 확인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TPBG 유전자의 기능 이상과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 사이 연관성에 대한 가설을 제시했다. TPBG는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의 세포막에 위치해 세포 내외부의 환경을 모니터링하면서 RNA 프로세싱, 단백질 퀄러티 컨트롤, 도파민 신호 조절에 관여하며 도파민 신경세포의 항상성 유지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TPBG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화와 같은 트리거가 가해지면 TPBG가 매개하는 다양한 세포 내 역할들이 불안정해지면서 상호 간 균형이 붕괴해 결국 도파민 세포의 사멸로 이어지며, 운동 이상 증상 등의 파킨슨병 증상을 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동욱 교수는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은 가운데, TPBG 유전자가 새로운 파킨슨병 유발 위험인자라는 것을 밝혀낸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며 “새롭게 찾아낸 위험인자를 표적으로 기전 연구와 신약 개발이 이뤄지면 파킨슨병 정복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은 스마트워치로 파킨슨병 환자를 괴롭히는 기립성 저혈압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 인 뉴롤로지(Frontiers in Neurology)’ 최근호에 소개했다.

■ 스마트워치로 상시 혈압 측정하면 파킨슨병 관리에 효과적

기존의 혈압계는 측정이 번거롭고 휴대성이 떨어지는 반면, 스마트워치를 활용한 혈압 측정은 언제 어디서든 혈압을 측정할 수 있어 파킨슨병 환자에게 흔히 발생하는 혈압의 변동을 쉽게 추적·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파킨슨병의 떨림 및 불수의적 움직임으로 인해 스마트워치를 사용한 혈압 측정에 제한이 있다고 알려져 정확도와 신뢰도의 확인이 필요했다.

이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조진환·안종현 교수 연구팀은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혈압계의 측정값과 비교해 ‘스마트워치’가 어느 정도 정확한지 비교했다.

연구팀은 평균 나이 66.9세인 환자 56명을 대상으로 기존 혈압계로 혈압을 측정하면서 반대편 팔에 채운 스마트워치에서 확인한 혈압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비교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한 사람당 모두 세 번씩 혈압을 쟀다. 스마트워치는 삼성전자 갤럭시워치3(SM-R850)가 사용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두 기기를 통해 얻은 환자들의 혈압 값은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축기 및 확장기 혈압의 오차 및 표준편차는 각각 0.4±4.6mmHg, 1.1±4.5mmHg, 둘 사이의 상관계수를 분석하자 수축기 혈압의 경우 0.967, 확장기 혈압은 0.916으로 나타났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서로 관련 있다고 본다.

연구팀은 “기립성 저혈압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중요한 문제지만 증상만으로 알아차리기 어렵고, 혈압을 잴 당시엔 멀쩡한 경우가 많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기 일쑤”라면서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상시 혈압을 측정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면 파킨슨병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데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상압 수두증 환자에도 파킨슨병 나타날 수 있어

한편, 증상이 비슷해 파킨슨병과 혼동하기 쉽지만, 파킨슨병과 달리 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으며, 파킨슨병과 동반되지 않는다고 알려진 수두증 환자에게서 파킨슨병이 나타난 사례도 보고돼 눈길을 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 연구팀은 정상압 수두증 환자에게 파킨슨병이 동반된 사례를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7월호에 게재해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해당 환자는 요추 사이 공간을 통한 뇌척수액 배액술 후 보행장애가 크게 개선돼 정상압 수두증으로 진단됐다. 그런데 렘수면행동장애와 서동증이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도파민 운반체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에서도 파킨슨병이 의심되는 결과가 확인됐다.

박영호 교수는 “정상압 수두증은 70세 이상 노인 100명 중 두 명에서 볼 수 있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라며, “이 환자의 경우 정상압 수두증으로 진단받았지만, 렘수면행동장애와 서동증이 심해 실시한 PET 검사에서 파킨슨병 소견이 나타나, 뇌척수액 배액과 함께 파킨슨병 약제를 복용하며 증상이 더욱 개선된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정상압 수두증을 앓더라도 렘수면행동장애가 있거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진다면 파킨슨병이 동반되는 것일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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