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념 심층기획] ② CT환수 5배 고리대금업자 같은 행정처분…A 의사 6억 원 갚기 위해 폐업 후 봉직 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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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념 심층기획] ② CT환수 5배 고리대금업자 같은 행정처분…A 의사 6억 원 갚기 위해 폐업 후 봉직 전전
  • 경기메디뉴스 김선호 기자
  • 승인 2021.11.23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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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영상의학 전문의가 1주일에 1번씩 안 왔다'라는 문구 딱 한 절 때문에
영상의학과의 밥그릇 다툼이라고 보여질 수도…IT강국 현실에 맞게 개정되어야

“부당 환수의 억울함, 스트레스가 굉장했습니다. 지난 2015년 5월에 현지조사를 받았어요. 어느 날 갑자기 병원에 조사자들이 나오더군요. 실사 후 억울해서 소송을 총 4차례 했는데 모두 패소했습니다. 그러면서 너무 억울해서 잠이 안 왔고 우울증도 생겼어요. 극단적 생각도 할 수 있겠더군요”

지난 2020년 7월 25일 열린 경기도의사회 'CT(전산화단층촬영장치) 요양급여 부당 환수 피해 대응 특별위원회' 해단식에 답답한 마음으로 대구에서 참석한 A 의사의 그 당시 하소연이다.

당시 경기도의사회는 CT환수 소송을 승리로 이끌고 해단식과 함께 이미 집행당한 병·의원 구제 등을 논의하는 모임을 갖는 자리였다. (관련 기사 : ⓸경기도의사회 CT특위 ‘시즌1’ 해피엔딩 해단식…‘시즌2’, 이미 집행당한 병‧의원 구제 논의)

아쉽게도 대구지역에 개원한 A 의사는 경기도의사회 승소 소식을 뒤늦게 듣고 참석한 것이다.

CT환수는 최대 5배에 달한다. 그래서 정부가 고리대금업자 같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과도한 행정처분으로 위기에 몰린 의사들은 한두 명이 아니다. 대구지역만 4, 5명에 달한다. 경기메디뉴스는 1년 반이 지나는 동안 6억 원이라는 환수금을 갚기 위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A 의사의 근황을 듣는 시간을 익명 인터뷰로 최근 진행했다.

아래는 질의응답이다. 

-요즘 어떻게 지나시나요?

(힘없는 목소리로 허탈하게 웃으면서) 봉직하고 있죠.

-봉직하면서 다 갚으셨나요?

아직 갚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60개월 할부를 해달라 요청했습니다. 6억 원이니까 한 달에 1천만 원을 갚는 셈인데 한꺼번에 돈을 낼 여력이 없고, 처음 30개월은 5백만 원씩만 하자고 요청했습니다. 나머지 30개월은 혹시 몰라서 시간을 좀 벌어달라고 요청했어요.
봉직의 해서는 한 달에 1천만 원씩 낼 돈이 없고, 내가 개원하거나 해서 수입이 좋으면, 그 후에 30개월부터는 1천 5백만 원을 내든지 하겠다고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현재까지는 아직 5백만 원씩 들어가고 있죠. 곧 30개월이 되어 갑니다.

- 그 당시에도 너무 억울한 점을 토로하셨는데요. 정부의 CT 환수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말 실로 잘못한 게 있으면, 내가 저촉된 짓을 했으면 당연히 환수해야 되고 뉘우쳐야 되고 할 일인데 우리가 IT 강국이고 한데, 현실적으로 현재 법 때문에, 외부에서 판독하는 영상의학과 의사가 굳이 1주일에 1번씩 와서 현장에서 관리해야 할까요?
요즘 우리나라 현실이 비대면 진료도 하는데 컴퓨터도 가져다 놓고 화상 진료도 하는 세상입니다. 

- 당시 소송에서도 그런 주장을 하셨는지요?

그때 제가 소송에서도 주장한 게 한국영상품질관리원에서 매년 품질 현지 조사 나와서 체크하고, 이상 없으면 없음이라 하고, 국가 공인기관이 한 거 아닌가요?라고 했습니다.
화질도 괜찮고, 장비도 괜찮다는 걸 매년 받고 2년에 한 번씩 정밀검사까지 받고 하는 그런 실정인데 '외부에서 영상의학 전문의가 1주일에 1번씩 안 왔다'라는 그 문구 딱 한 절 때문에 이렇게 해야 되느냐고 해도 법이 그렇다는데 어떡하나요?

- 그 당시에도 영상의학과라던지 각 전문과 별로 이 사안에 대해 취재해 보면 완고하게 주장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던데요?

일종의 부끄러운 얘기지만 영상의학과의 밥그릇 다툼이라고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굳이 그거를 영상의학 전문의 판단을 받아야 인정을 해야 되고, 외부에서 판독을 하면서 굳이 1주일에 1번씩 와야 된다고 하는 그 자체도 문제입니다. 사실은 당시 우리 병원에 판독을 외부에서 해 주셨던 영상의학과 선생님도 그 조문, 1주일에 1번씩 와야 된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고 있었어요. 그 선생님 본인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 조사 나온 분이 핸드폰으로 '이 병원에 1주일에 1번씩 왔습니까?'라고 하니 '내(영상의학과 전문의)가 거기에 왜 가요'이래 돼버린 겁니다. 판독하는 의사조차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 매우 비현실적인 규정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현실에 맞게 개정이 되어야 합니다. 언제 적 옛날 진짜 과거 20년, 30년 전 얘기를 그것도 정식 법령이 아니고 시행규칙인가 고시인지 문구 그거 딱 한 줄(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의료방사선 안전관리 편람) 때문에 멀쩡하게 10년 가까이 하던 병원을 폐업해버리고, 지금 이 병원, 저 병원 떠돌아다니면서 이런 처지입니다.
법도 현실에 맞게, 법도 상식 위에 법이 있는 겁니다. 돼도 안 하는 그런 문구 한 줄에 그냥 하루아침에 병원이 문을 닫아야 되고, 억울한 의사가 저뿐만이 아니지 싶습니다. 대구 경북에만 해도 제가 아는 병원이 3, 4군데 당했는데 다 뭐 저하고 똑같은 입장이죠. 벌금도 돈 있는 사람은 내고, 없는 사람은 폐업했습니다.

- 소송에 4번 져서 과징금을 내고 계시지만 구제책은 없나요?

그때 자문 변호사님도 계시던데 변호사님이 제가 그럼 방법이 없습니까? 물었어요. 말씀은 이미 판결이 다 났고, 환수를 시작하고 있는데 재심 사유도 안 되고 국가 상대로 나중에 손해배상청구는 해볼 만하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국가 상대로 하는 게 쉽습니까.

-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주시죠.

추가로 하고 싶은 얘기는 방금 말씀드렸듯이 법이라 하지만 현실에 맞는 적용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IT 강국이고, 화상 진료까지 하는 세상인데 굳이 말 타고, 소 타고 언제 거기를 매주 가야 하느냐? 외부에 앉아서도 요즘 화질 다 보고 있는데 조선 시대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게 딱할 뿐입니다.

한편 경기도의사회가 민‧형사 모두 승소했을 뿐 아니라,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2019년 의협 대의원총회에 ‘CT, MRI, 유방촬영 특수 의료장비 보험 청구 관련 영상의학과 인력 규제 개선’이라는 안건을 통과까지 시켰고, 2020년에도 해당 안건의 이행을 재촉구하는 안건을 재부의하는 등 노력을 해 왔으나, 아직까지도 의사협회 내부에서는 이를 이행하려는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특정과 이기주의에 기반한 악제도들이 계속되고 있고, 일선 회원들의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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