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부담 완화 번지르르한 포장에 감춘 진실, “사보험사, 많이 드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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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부담 완화 번지르르한 포장에 감춘 진실, “사보험사, 많이 드십쇼”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1.08.1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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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병협·치협 공동 성명 발표… 공사의료보험 연계법 제정 논의 즉각 중단 촉구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지난 6일 공사의료보험 연계법 제정을 위한 자문회의가 열린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등 3개 의료단체가 관련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월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국민건강보험법’ 및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개정되는 것을 전제로, 하위법령인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전문가, 이해당사자 등의 의견을 묻는 ‘공사의료보험 연계법 제정에 대한 자문회의’를 지난 6일 개최한 바 있다.

이번 자문회의의 주요 안건인 ‘국민건강보험법’ 및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입법예고 당시 의료계는 “‘국민 의료비 및 보험료 부담 적정화’와 ‘국민건강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연계’는 전혀 무관한 사항이고, 상호 연계한다고 하더라도 순기능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단순히 국민 의료비 및 보험료 부담 완화라는 미명 하에 비급여의 통제와 이를 통한 민간보험사의 사익 보장만을 담보하는 법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의료계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회에 발의조차 되지 않은 동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기정사실화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하위법령 개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하위법령에 대한 논의 방향 역시 의료기관에 대한 통제, 특히 비급여 진료비 보고 등의 통제수단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3개 의료단체는 “민간보험회사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및 보험업법 일부개정안 법령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라고 촉구하면서 정부의 방향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먼저, 공적보험인 국민건강보험이 사보험인 실손보험에 국민의 민감 개인정보인 진료내역 등을 제공할 권한이나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공·사보험연계위원회의 심의대상에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의 중복 지급 방지에 관한 사항’을 포함시켜 보건복지부 장관과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제출받은 자료를 활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개인정보인 공적보험의 데이터가 민간에 유출돼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즉, 공보험으로서의 건강보험은 국민건강에 필수적인 항목에 대한 급여적용 여부만을 판단할 뿐 실손보험의 지급 여부는 고려할 사항이 아니며, 반대로 실손보험의 지급 대상 여부 판단은 금융위원회와 보험사 간의 논의로 해결할 문제라는 것.

3개 의료단체는 “실손의료보험은 민간의 영역으로, 국민은 가입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가입한 내용에 따라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으며, 보험사는 자유 경쟁을 통해 보험료와 보상범위를 결정하는 자본시장의 원리가 작용한다”며 “당연지정제, 강제가입, 공적인 기구를 통해 운영하는 건강보험과 사적 영역의 상업회사인 보험회사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공사보험연계법안의 취지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붕괴시키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실손의료보험 자체를 공보험인 건강보험과 연계해 통제할 때는 보험사의 반사이익 귀속과 같은 불합리한 상황을 해소하거나,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본인부담금 보상 제한 등 보건의료정책적 관점에서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보건당국의 관리·감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적정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3개 의료단체는 심의대상에서 ‘실손의료보험료 조정에 관한 사항’이 누락된 공·사보험연계 법안은 영리기업인 민간보험사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개정안이라고도 일침했다. 정부는 공·사보험연계위원회의 심의대상에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금 청구 및 지급 등 편의 증진에 관한 사항’ 및 ‘건강보험 비급여 의료비의 관리에 관한 사항’ 등 공사보험 연계의 필요가 없는 사항까지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제출받은 자료를 ‘비급여 진료비용의 항목·기준 및 금액 등 현황의 조사·분석 및 공개’ 및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등에 관한 평가’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공·사보험 연계와 전혀 무관한 분야를 변경하고자 공·사보험 연계법을 근거로 자료를 수집하고 활용하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 진료비 경감 차원에서 공·사보험 연계를 고민했다면 공사보험 연계의 핵심인 보장성 강화에 따른 보험사의 반사이익을 줄이기 위한 ‘실손의료보험료 조정에 관한 사항’을 공·사보험연계위원회의 심의대상에 포함시켰어야 하나, 오히려 심사대상에서 누락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실태조사를 위한 자료 제출 요청의 범위에 보험사의 실질적인 손해율을 확인할 수 있는 ‘실손보험 관련 영업이익 등 전체 수입액과 지출액’이 누락돼 있는 점을 들며 “사보험회사들의 정보는 정리돼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공보험이 비급여 진료비 보고 등으로 의료기관을 통제한다면 이는 국민의 건강권과 전혀 상관없는 갖다 붙이기식의 졸속정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끝으로 보건복지부를 향해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들의 공익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 민간보험회사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내역 활용 요구에 대해 적절한 규제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논의는 비급여 항목을 통제하겠다는 의지만 있을 뿐, 정작 공·사보험을 연계해 실손의료보험을 적정하게 통제함으로써 국민의 의료비 및 보험료 부담을 경감하려는 의지조차 없다”며 “오히려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보험사에 공적보험 데이터를 제공해 실손보험의 이익률을 높이고 상품 설계에 도움이 되도록 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의료민영화의 단초가 될 우려가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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