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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코로나19 방역 실패 인정하고 전면 수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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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코로나19 방역 실패 인정하고 전면 수정해야…”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0.02.24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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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의연, 중국 입국자 차단·방역 대책 수정·치료제 공급 등 촉구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가 정부를 향해 코로나19 방역 실패를 인정하고, 의료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방역 대책을 전면 재수정해야 한다고 재차 권고했다.

24일 바른의료연구소(이하 바의연)는 “의료계는 이미 한 달여 전부터 중국인과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를 막아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정부는 수용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확진자 발생이 약간의 소강상태를 보이자 코로나19가 마치 조기 종식된 것처럼 국민에게 일상생활을 권유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19 감염자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음에도 정부는 방역 실패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서, 기존의 격리 및 차단 중심의 방역 대책을 유지해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많은 환자를 고통에 몰아넣고 있다”면서 “이에 전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은 중국과 같은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지역으로 인식돼 이미지가 악화됐다”고 꼬집었다.

바의연은 이러한 안이한 대응이 계속된다면 국민은 더 큰 고통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 전면 차단 ▲방역 대책의 대대적인 수정과 치료 전략 수립 ▲원활한 약품 공급 등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먼저 중국에서 오는 모든 입국자를 차단하고 국내 방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의연은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를 전면 차단하지 않으면 중국 본토와 같은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국경을 봉쇄하고 중국인 입국을 적극적으로 막았던 국가들은 현재 추가 발생자가 0에 수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정부는 방역 실패를 인정하고, 격리와 차단 중심에서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 중심으로 방역 대책을 수정할 것을 제안했다.

바의연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발생 추이는 한 달 전 중국의 추이와 거의 일치한다”며 “이는 곧 국내에서 수만 명의 감염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뜻이며, 접촉자나 의심자까지 합하면 거의 전 국민이 격리 및 감시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를 막지 않았기 때문에 격리 및 차단 중심의 방역 대책으로 질병의 확산을 막는 것은 실효성이 없는 대책”이라면서 “정부가 방역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지금처럼 격리와 차단 중심의 방역 대책을 고수하면 수많은 인명 피해를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바의연은 “현재는 지역사회 감염 상황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질병이 발생한 환자의 적극적인 조기 발견과 치료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 일부를 호흡기 환자 거점병원으로 지정해 호흡기 환자의 동선을 일반 의료기관과 분리하고, 이곳에서 적극적으로 진단과 처방이 가능하도록 지침을 수정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또, 질병의 경중을 따져 병원 입원과 외래 치료 대상을 구분할 것도 조언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모든 의료기관에 보호 장구를 지원하고 이번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 등에 재정 지원을 통해 의료 인프라가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현재까지 효과가 검증된 치료제의 원활한 공급과 치료 전략 수립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의연은 “2009년 대유행했던 신종플루 사태가 비교적 큰 사회적 파장 없이 해결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타미플루’라는 치료제와 뒤이어 개발된 백신에 의해 치료와 예방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는 신종 감염병이라 치료제나 백신이 없지만 그렇다고 효과 있는 약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Remdesivir)를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치료 효과가 증명됐고, 일본에서 신종플루 치료제로 개발된 아비간(Favipiravir)을 시험 투약한 결과 경증 환자의 증상 악화나 무증상 감염자의 증상 발현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외에 국내에서도 치료에 이용되고 있는 에이즈 치료제인 로피나비어/리토나비어(Lopinavir/Ritonavir)와 항말라리아 약제로 알려진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의연은 “다양한 환자의 치료를 위해서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로피나비어/리토나비어뿐만 아니라 신종플루 사태 때의 타미플루처럼 증상이 경미할 때도 투여해 질병 치료 및 확산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아비간과 같은 약제를 선제적으로 투여하고, 중증 환자에게 효과 있는 렘데시비르와 같은 약제를 확보해 중환자에게 선택적으로 투여하는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바의연은 “문제는 중증 환자 치료에 우선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렘데시비르는 국내에 아예 없는 약물이며, 경증 및 무증상 환자에게 효과가 있어 일본에서 대량 생산에 들어간 아비간 역시 국내에서는 상용화되지 않은 약물이면서 에볼라 치료 목적으로 극소량만 보관하고 있는 약제”라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로피나비어/리토나비어는 부작용이나 약값 등의 문제 때문에 경증 환자에게 쉽게 사용하기 힘들고 환자가 폭증하면 원활한 약품 수급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행정력과 외교력이 집중돼야 한다”며 “미국, 일본 등 국제사회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재정을 투여해야 하며, 희귀 및 긴급 의약품 관련 규제를 선택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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