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보고 안 했으니 행정처분” 서슬 퍼런 보건소에 의료계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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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보고 안 했으니 행정처분” 서슬 퍼런 보건소에 의료계 ‘덜덜’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1.05.13 11: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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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과잉행정처분으로 인한 피해 사례 속출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경기도의사회의 지속적인 제도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 보건소의 과잉행정처분으로 인한 진료 현장의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의사 1인이 운영하는 병·의원에 의사면허정지 처분은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는 원성이 높다.

최근 경기도의사회 회원민원고충처리센터에는 지역 보건소의 과잉행정처분으로 인한 억울함을 호소하는 민원들이 접수됐다.

먼저 A의원은 지난 3월 13일 마약장에서 미다졸람 앰플을 꺼내려던 간호사가 실수로 앰플을 바닥에 떨어뜨려 용기가 파손되면서 약물이 쏟아졌다. A의원 측은 앰플 파손을 확인한 즉시 사진을 촬영해 증거를 남기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사고류에 의한 파손’으로 전산 보고까지 완료했다.

파손된 앰플 용기는 보관하고 있다가 사흘 뒤인 3월 16일, 다른 마약류 공병과 함께 폐기물 처리업체를 통해 폐기하고, 그 과정을 동영상으로 기록해 보관하기까지 했다.

예기치 못한 사고였지만, 침착하게 잘 대처했다고 생각했던 A의원에 날벼락이 떨어진 것은 그로부터 한 달여가 훨씬 더 지난 뒤였다. 4월 27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A의원에서 일어난 사고를 알게 된 지역 보건소에서 연락이 왔고, 5월 6일 A의원을 방문한 지역 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에 직접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A의원에 과태료 500만 원과 경찰서에 고발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돌아갔다.

이에 A의원은 황당하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A의원 관계자는 “지역 보건소에서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겠느냐”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우리가 직접 보고를 했기 때문인데,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행정처분을 내리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분노했다. 이어 “이럴 거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은 왜 운영하느냐”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의사회는 해당 지역 보건소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사고마약류의 보고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한 것을 안 날로부터 5일 이내에 보고서에 그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해 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A의원은 시행규칙에 명시된 방법과 절차에 따라 사유가 발생한 당일 곧바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에게 보고했다”고 의견서를 전달했다.

또한 “의료기관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한 내용은 관련 법률에 의거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행정기관, 공공기관이 공유하고 있고, 이를 통해 해당 지역 보건소도 A의원에서 일어난 사고를 인지했으면서 보건소 측이 보고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자진 신고한 의료기관에 대해 오히려 미신고로 행정처분을 하겠다는 것은 부적절한 관치적 행정행위”라고 지적했다.

보건소의 과잉행정처분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연은 또 있다. B의원은 태반주사액 중 한 개의 유효기간이 지난 것을 확인하지 못한 이유로 의사면허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B의원 관계자는 “주사액의 유효기간을 확인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지만, 고의가 아닌 실수로 인한 문제에 의사면허정지 3개월 처분은 과하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의사 혼자 진료를 보는데 의사면허정지 3개월이면, 3개월 동안 직원 월급과 건물 임대료는 어떻게 감당해야 하느냐”며 “결국 한번 실수로 병원 문을 닫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무조건 봐달라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생계가 걸린 문제임을 감안해 과태료 처분을 내려도 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에 경기도의사회 관계자는 “이 같은 민원 사례들은 나와 전혀 상관없는 남의 일이 아니라 언젠가 내 진료 현장에도 닥칠 수 있는 일”이라며 “회원들이 진료 현장에서 당하는 억울한 관치주의, 처벌만능주의 제도들이 개선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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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의 2021-05-18 11:18:25
과태료 처분하면 금액에 따라 영업정지 기간이 정해지며 이는 이중적인 처벌입니다 개선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