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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직의 10명 중 4명, 일자리 잃을까 걱정에 아파도 말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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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직의 10명 중 4명, 일자리 잃을까 걱정에 아파도 말 못 해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0.02.18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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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나 보호자에게 신체적·정신적 위협 당한 경우도 67.5%
봉직의 90% 이상 근무 환경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
병의협, 봉직의 회원 803명 대상 설문조사 네 번째 분석결과 발표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봉직의 10명 중 3~4명은 만성 질환을 앓고 있으며, 병가를 사용할 경우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병의협)는 18일 봉직의 회원 8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한민국 봉직의사 근무 환경의 현실과 문제점’ 설문조사의 네 번째 분석결과 발표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봉직의는 전체의 32.8%로 나타났고, 근무 환경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사람은 절반이 넘는 58.5%였다.

만성 질환에 대한 치료나 새로운 급성 질환 발생 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답한 사람이 59.5%에 달했다. 병가 사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71.5%가 아니라고 답했으며, 병가로 인해 일자리 유지가 곤란해질 것이라고 느끼는 경우도 74.4%나 됐다.

이에 대해 병의협은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상당수의 봉직의가 과로에 시달리고 건강 상태도 좋지 않았다”며 “문제는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여건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봉직의 대부분은 질병 치료를 미루거나 병가를 사용해 치료를 받더라도 고용 불안 때문에 충분한 회복 기간을 갖지 못한 채 업무에 복귀해야 하는 의료계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의료기관이 의사들에게 충분한 치료 여건을 보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 의사 인력의 부족 때문”이라며 “이러한 문제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들이 의사를 충분히 고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하고, 이는 결국 수가 정상화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분석결과에는 봉직의 근무 환경 안전 실태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설문조사에 응한 전체 봉직의 중 67.5%는 근무하는 동안 환자나 보호자에게 신체적·정신적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위협을 받는 경우 병원의 대처에 대한 질문에는 50.9%가 병원에서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고, 34.6%는 수수방관한다고 답했다. 무조건 사과하고 참기를 강요하는 경우도 13.6%로 나타났다.

이에 자신의 근무 환경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봉직의는 6.5%에 불과했으며, 90% 이상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다.

병의협은 “의료 현장은 아직도 폭력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면서 “봉직의가 위협을 당했을 때 병원에서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은 안전한 근무 환경을 만들 책임이 있는 의료기관의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라도 의료 현장의 안전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유지돼야 한다”며 의료진에 대한 신체적·정신적 폭력의 처벌 수위를 높이고, 안전한 근무 환경 확립을 위한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을 제안했다.

한편, 병의협은 봉직의를 대표하는 단체로, 봉직의사들의 근무 환경을 파악해 문제점을 분석하고 올바른 봉직의 근무 환경 확립을 위한 정책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병의협 회원을 대상으로 구글독스를 이용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설문조사에는 총 803명의 회원이 응답했으며, 이번 발표는 지난 11일에 이은 네 번째 분석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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