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09:47 (수)
봉직의 절반은 온콜(On-call) 당직 중… 노동에 대한 보상 미흡
상태바
봉직의 절반은 온콜(On-call) 당직 중… 노동에 대한 보상 미흡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0.02.11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병의협, 봉직의 회원 803명 대상 설문조사 세 번째 분석결과 발표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봉직의들은 퇴근 이후에도 수시로 걸려오는 업무 연락에 시달리고, 일주일에 한 번은 퇴근했다가 다시 출근하는 상황이 벌어지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병의협)가 11일 발표한 ‘대한민국 봉직의사 근무 환경의 현실과 문제점’ 분석결과에 따르면, 설문조사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378명)가 근무시간 이후에도 근무지에서 오는 연락을 받아서 적절한 일을 하는 이른바 ‘온콜(On-call)’을 받고 있었다.

일주일에 온콜을 받는 일수는 평균 4.2일로, 일주일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일 평균 온콜 횟수도 2.4회로 빈번했다. 퇴근했다가 온콜 때문에 다시 병원에 나가야 하는 경우도 일주일에 한 번꼴(0.8회)로 발생했다.

이에 봉직의의 62%는 퇴근 후 온콜로 인해 휴식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56%는 온콜로 인해 다음 날 정규 근무에 지장을 받는다고 느끼고 있었다.

온콜에 대한 보상도 미흡했다. 일별로 일정한 금액을 받는 경우는 8%, 병원에 나갔을 때만 받는 경우는 30%, 전혀 받지 못하는 경우도 무려 61%에 달했다. 실제로 봉직의의 81%는 온콜 당직에 대한 보상이 노동에 비해 부족하거나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병의협 관계자는 “노동계 내부에서도 온콜 당직을 시간 외 근무로 보아야 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다. 하지만 의사의 온콜 당직은 환자의 상황에 따라 촌각을 다툴 정도로 위급한 경우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고, 언제든 병원에 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휴식 시에도 장거리 이동이 제한된다”면서 “온콜 당직을 제대로 된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주기 어렵다면, 현재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병동전담전문의나 응급실전담전문의 제도를 종합병원이나 중소병원까지 확대해 온콜 당직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병동이나 응급실전담전문의 제도를 확대 시행하기 어렵다면, 현재 많은 봉직의가 소명의식만으로 감내하고 있는 온콜 당직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설문조사에서는 봉직의 입원 환자 진료실태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봉직의 중 입원 환자 진료를 하는 경우는 60%에 달했다. 입원 환자 진료를 하는 봉직의의 대다수인 80%가 외래 진료를 보면서 동시에 입원 환자도 담당하고 있었으며, 수련병원이 아니어서 전공의가 없는 경우에는 그 비율이 더 높았다.

수술이나 시술을 하면서 입원 환자도 같이 담당하는 봉직의는 71% 정도였고, 이 비율 역시 전공의가 없는 비수련병원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분석결과에 대해 병의협은 “수련병원이 아닌 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봉직의들은 전공의나 입원전담전문의가 없어 밤낮없이 입원 환자 진료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온콜 당직도 대부분 야간에 입원 환자를 전담하는 인력이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이지만, 정규 근무를 하는 낮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주치의가 외래 진료 중이거나 수술 또는 시술 중인 상황에서 입원 환자에게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낮이라도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다는 것이 병의협의 주장이다.

병의협은 이어 “환자 안전과 봉직의 근무 환경의 개선을 위해서는 입원 환자를 전담할 수 있는 의사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합당하지만, 비용적인 문제로 인해 병원은 이를 피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PA 인력을 이용하는 불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입원 환자의 안전과 봉직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수가 정상화와 진료량 및 환자 수에 비례한 의사 인력 기준 확대 조정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한편, 병의협은 봉직의를 대표하는 단체로, 봉직의사들의 근무 환경을 파악해 문제점을 분석하고 올바른 봉직의 근무 환경 확립을 위한 정책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병의협 회원을 대상으로 구글독스를 이용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설문조사에는 총 803명의 회원이 응답했으며, 이번 발표는 지난 4일에 이은 세 번째 분석결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