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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치인 베번의 "나는 의사들의 입을 금으로 막았다"라는 말이 주는 조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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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치인 베번의 "나는 의사들의 입을 금으로 막았다"라는 말이 주는 조언은?
  • 경기메디뉴스 김선호 기자
  • 승인 2021.03.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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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S는 요금이 없지만, 자선이 아니다. 주로 납세자로서 비용을 지불하는 것"
2018년 70주년을 맞은 NHS, 가치를 '환자 안전'에 두고 운영
박현미 교수
박현미 교수

“1948년 영국에 NHS(National Health Service)를 도입한 정치인은 어나이린 베번(Aneurin Bevan)이다. 베번은 '나는 의사들의 입을 금으로 막았다'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의료윤리연구회(회장 문지호)가 3월 8일 19시 30분, 용산 의협회관 7층 회의실에서 월례 강연회를 가진 가운데 박현미 교수(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연구교수, 前 재영한인의사협회장)가 ‘영국 의사 vs 한국 의사’를 주제로 강의하면서 이같이 소개했다. 

박 교수는 영국 노팅험의과대학 병원에서 외과의사로서 수련하고, 의학교육학을 전공했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19년 로봇수술을 공부하러 왔다. 

영국의 NHS 시작은 2차 대전에서 이긴 후이다. 보수당 처칠은 전쟁에서는 이겼지만, 선거는 노동당 애틀리가 이겨 1948년 6월 애틀리 내각의 보건장관 베번이 주도하여 NHS가 시작됐다.

영국은 지난 1948년 6월 중앙정보국에서 모든 가정에 보건복지부 전단지를 발송했다. 내용은 △NHS(National Health Service)는 모든 의료, 치과 및 간호 서비스를 제공한다. △부자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남성이든 여성이든 어린이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요금이 없다 △보험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자선'이 아니다. 당신은 주로 납세자로서 그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그것은 병에 걸릴 때 당신의 돈 걱정을 덜어 줄 것이다 등이다.

박 교수는 "한국 환자에게 알리고 싶은 것은 (영국이나) 북유럽(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핀란드, 스웨덴)의 무료 치료 상황을 보고, 혜택을 부러워하지만, 하늘에서 뚝 떨어진 건 아니다. 수입의 50~60%를 세금으로 내기 때문에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대한민국은 월급에서 세금으로 50%, 특히 자기 사업하는 경우 유럽처럼 걷히지 않는 거 같다. 돈은 더 내고 싶지 않고, 공짜로 뭘 받으려는 거, 특히 의료는 불가능한 거 같다"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영국을 구성하는 4개 국가에서 NHS의 차이점은 4개 나라가 재정도 달라, 교육과 의료를 따로 하지만 치료비는 무료이고, 처방전과 약값은 다르다. 우리나라와 달리 대부분 국토가 평지여서 런던으로 환자 쏠림이 없다"라고 언급했다. 

영국은 의료는 무료이지만 약값은 좀 다르다.

박 교수는 "병원에서는 아무것도 안 내고 퇴원 후 2주까지 약을 지어 주고, 1차 병원에서 약의 성분과 상관없이 1만5천 원 정도 지불해야 한다. 롱텀하게 1년 치 자유이용권을 살 수 있다. 약값은 싼데 처방전은 비싸다. 프라이핏 프리스크립션 차지는 2만 원이다"라고 언급했다.

1948년 출범함 영국 NHS는 2018년 70주년을 맞으면서 가치를 '환자 안전'에 두고 있다.

2019년 4월 기준으로 NHS가 150만 명의 사람을 고용했다. 미국 군대 290만 명, 중국 기업 230만 명, 월마트 220만 명, 맥도널드 190만 명 그다음 NHS이다.

박 교수는 "대한민국 예산 중 국방비가 크지만, 영국은 복지, 보건, 교육이 비중이 큰 점이 한국과 다르다"라며 "의사 교육에 6.5조 원이 투입된다. 교육이 나랏돈으로 된다. 왜냐면 의사는 국민을 위해 일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라를 떠나도 된다. 대영제국 시절 해가 지지 않는 곳, 영어가 가능하고 같은 인종도 많은 뉴질랜드, 호주에 많이 간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NHS에서는 시간, 돈 모두 환자 안전에 맞춰 운영한다. 의사도 인간이기에 실수를 한다. 안 하도록 보조하는 안전장치를 한다"라며 "한 예를 보면 환자 딸이 엄마가 돌아가셔서 인베스티게이션을 요청했고, 그 병원 사망률이 높았다. 조사 결과는 간호사, 의사 수가 다른 병원에 비해 적었다. 인력 부족으로 환자가 더 죽어가고 있었다. 이후 이런 상황을 개선 시킬 수 있을까 해서 영국 병원에서는 환자 사망 리포팅을 매년 한다. 또한 노인이 많은 지역과 젊은 사람이 많은 지역으로 차이가 나면 인베스티게이션이 들어간다"라고 소개했다.

환자 안전을 위한 접근 방법이 영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다른 점도 지적했다.

박 교수는 "환자 안전을 위해 한국은 CCTV를 달겠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환자 안전을 위한 방법을 법적인 몽둥이로 본다. 에듀케이션은 환자 안전을 중시하고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중요하고 NHS는 여기에 초점을 둔다. 그런데 한국은 일어나면 책임을 추궁하는 게 다른 거 같다"라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한국에서 '이대목동병원 아기 사망 사건'이 일어난 같은 시기에 영국 스코틀랜드에서도 아기 사망 사건이 있었다. 같은 병균으로 같은 시기에 아기 4명이 죽어 BBC에서 인베스티게이션하고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은 무엇인가?'를 방송했다. 한국은 의사 이름을 들고 병원 앞에서 시위하는 거다. 2개 대응을 봤을 때 미래에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게 하려면 어떤 게 더 중요한지 대응에서 차이가 나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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