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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물질이 뇌를 위축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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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물질이 뇌를 위축시킨다
  • 경기메디뉴스 김선호 기자
  • 승인 2021.02.1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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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오염물질별 해부학적 변화 부위는 달라
가천대 길병원-연세의대 연구진, 건강한 50세 이상 957명 대상 연구 진행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와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조재림 박사, 김창수 교수 팀이 우리나라 수도권 2개 지역을 포함한 4개 지역에 거주하는 957명의 건강한 장노년층의 뇌 영상을 분석해 대기오염과 뇌 건강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15일 가천대 길병원에 따르면 이번 연구 대상자는 대기오염 정도가 다른 4개 지역(2개 대도시와 2개 지방 소도시)에 10년 이상 거주했으며,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등 뇌질환이 없는 건강한 50세 이상의 장노년층이었다. 남성 427명, 여성 530명이었고, 평균 연령은 67.3세였다. 대상자 모집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이뤄졌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기관인 National Institute of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에서 발행하는 공식 저널이자 환경 및 독성학 분야 최고의 저널 중 하나인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EHP)](Impact factor: 8.38)에 게재됐다. 환경부 생활공감 환경기술개발사업 및 보건복지부 연구중심육성 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는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대상자의 대뇌피질 두께 및 피질하구조물의 부피를 측정하고, 대상자 거주지역별 대기오염 물질(PM10, PM2.5, NO2) 농도를 노출자료로 이용했다. PM10과 PM2.5는 호흡성 분진으로, 지름 크기가 10㎛ 이하면 PM10(미세먼지), 지름 2.5㎛ 이하는 PM2.5(초미세먼지)로 불린다. NO2는 대표적인 유해가스인 이산화질소로 자동차, 항공기, 선박, 산업용 보일러, 소각로 등에서 배출된다.

연구 결과, PM10, PM2.5, NO2 농도에 비례해 대상자의 뇌두께가 감소했다. 대기오염 농도가 높아질수록 측두엽 등 인지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뇌피질 영역의 두께가 감소했고, 해마, 기저핵, 시상 등 뇌 구조물의 부피가 줄어들었다. 단, 뇌 위축 정도는 오염 물질의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

각 오염원별로 살펴보면, PM10 농도가 10ug/m3 높아질수록 전두엽 두께가 0.02mm, 측두엽 두께가 0.06mm 유의하게 감소했고, PM2.5 농도가 10ug/m3 높아질수록 측두엽 두께가 0.18mm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 

이산화질소의 경우 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쳤다. 이산화질소 농도가 10ppb 증가할수록 전체 뇌피질두께는 0.01mm, 전두엽은 0.02mm, 두정엽은 0.02mm, 측두엽은 0.04mm, 뇌섬엽은 0.01mm 유의하게 감소했다. 

노영 교수는 “대기오염 물질 노출에 의해 얇아지는 영역은 주로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으로 치매의 기억력 감퇴와 관련이 있는 부위”라며 “기저 질환이 없는 건강한 고령자라도 대기오염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뇌의 노화가 빨라지고 치매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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